어린 자녀가 있다면, 부부끼리 말다툼할 때 상대를 의식하고 조심하자. 아직 어린아이라도 부모의 싸움과 좋지 못한 표현은 정서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기 때문. 심지어 아이가 자라면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가족 내부에서 발생하는 아주 사소하고 미묘한 일상적인 갈등조차 어린아이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자주 반복되는 이러한 갈등은 특히 아이 감정, 그중에서도 극단적인 감정을 스스로 처리할 수 없도록 만들 수 있다. 또 아이가 추후 대인 관계에서 균형을 잃을 수도 있다.
버몬트대학의 앨리스 셔머혼 박사는 이와 관련해, 부모의 갈등 같은 낮은 수준의 역경조차 아이에게는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셔머혼 박사는 9~11세 아동 99명을 관찰 및 연구했다.
부모 사이의 갈등 정도와 영향의 강도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뉘어 수행된 이번 연구에서는 수줍음이 많은 아이가 부모 갈등의 영향에 더욱 취약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부끄러워하는 성향의 아이가 부모 사이의 갈등에서 위협을 느낄 경우 중립적 상호작용을 식별하는 데 더욱 취약할 수 있다.
부모의 갈등은 정서적인 영향과는 별개로, 십 대에 이르러 약물 남용의 위험성을 높일 수도 있어 위험하다. 해외 매체 베리웰마인드는 분쟁이나 갈등이 많이 발생하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흡연이나 음주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전했다.
부모 사이에 발생하는 극단적인 논쟁을 목격한 일부 십 대의 경우 거식증이나 폭식증 같은 섭식장애 사례도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아이가 특정 유형의 섭식장애가 있다면, 스트레스 없는 환경 조성이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브스는 가족 식사 자리에서는 논쟁이나 기타 분쟁이 일어나지 않는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직 어린아이라도 대화의 흐름이나 분위기를 충분히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논쟁 시 소리나 고함을 지르는 것도 아동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런 분위기나 환경이 두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전문가인 로라 마크햄 박사는, 진정되고 안정적인 경험하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이 아이에게 이른바 안전하다고 말해주는 진정 생화학물질 보내면서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이때 진정하기 위해 신경 경로를 구축한다. 큰 소리나 고함을 지르는 상황에는 반대의 일이 벌어진다.
육아 매체 파더리는 이와 관련, 아이 주변에서 발생하는 논쟁이 뇌 속의 생화학물질이 두려움이나 공포에 반응하는 방식을 바꾸도록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의 잦은 갈등으로 아이 마음속에 이미 갈등 요소가 배어있다면, 극단적인 감정이 나타날 때마다 소리를 지르는 행동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도록 만들 수 있다. 부모는 아이의 올바른 역할 모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마크햄 박사는 자녀가 부모의 꾸지람을 무시하기 시작한다면, 이는 부모가 꾸지람을 너무 빈번하게 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부모의 갈등은 아이의 비행 행동을 할 수 있다. 특히 아이가 성장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구축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도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이미 소리를 지르는 등 일상적이지 않은 환경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일부 부모는 논쟁을 갑자기 종료하면 아이가 부정적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소리 나는 논쟁이 없더라도, 주변의 감정과 적개심을 잘 감지할 수 있다. 즉 부모가 결혼 생활에서 큰 목소리로 다투지 않더라도, 부정적인 분위기가 흐른다면 이 역시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아이는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비언어적인 분노도 아이에게 부정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