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때문에 아이에게 온전히 관심을 쏟지 못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 손으로는 스마트폰을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아이를 달래는 일은 양육에 혼란만 가중할 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부모와 자녀의 건강한 상호작용은 결국 개인적인 시간은 더 많이 구축하는 데서 비롯될 수 있기 때문.
아이에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맡기는 것 역시 스크린 타임을 증가시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기술이 양육에 미치는 해악을 알아보자.
매체 더애틀랜틱에 따르면, 오늘날 부모와 자녀 간 유대감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부모가 신체적 혹은 물리적으로 아이와 함께 활동을 하더라도 감정적으로는 덜 연관돼 있다는 것.
이 같은 낮은 질적 관계는 그러나 인간 두뇌의 주요 부분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감정적 신호 체계에 부정적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소아과 의사이자 하버드 아동발달 센터장인 잭 쇼숀코프 박사는 이를 '서브 앤 리턴(serve and return)' 방식의 의사소통이라고 평가했다.
사실 아이와 개인적이고 정서적인 유대감을 쌓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부모가 개인적으로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이는 발달 과정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심리학자 캐시 허쉬-파섹 템플대 교수는 이와 관련, 자녀와 부모 사이의 대화가 아이의 언어 능력 향상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 강력한 언어 능력을 갖추기 위한 핵심 열쇠는 바로 아이가 어른과 얼마나 많이 유창한 대화를 하느냐에 달렸다는 것.
아이의 언어 능력 증가는 또한 학교에 들어가 학업 성적을 올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한마디로 주변 성인들과의 유창한 대화 능력과 경험이 높은 학업 성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아동 관련 저서를 집필한 작가 에리카 크리스카키스는 이처럼 초기 학습에 매우 중요한 부모 자녀 간 감정적 신호 체계가 소셜 미디어에 달린 게시글이나 댓글 등의 텍스트로 인해 중단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가령 스마트폰을 통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에 빠르게 올라오는 글이 부모와의 감정적인 신호 체계를 방해할 수 있다는 것. 크리스카키스는 또한 언어적 그리고 비언어적 상호작용이 지속해서 산만해지고 분열된다면, 아이의 학습 능력은 저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캘리포니아대학의 소아과 교수 탈리 바람 교수는 이에 더해, "시각적 체계가 발전할 수 있는 패턴이 필요하다"며, 감정적 체계가 발전하려면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은 가장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중요한 발달 시기의 그릇된 양육은 결과적으로 아이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보스턴 메디컬 센터의 연구팀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모바일 기기가 아이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많은 부모가 자녀의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들이대며, 마치 장난감처럼 남용한다는 것. 그러나 이 같은 부주의는 아이들에게 잘못된 행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아이가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예상치 못한 과격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것.
물론 아이에게 매 순간 100% 관심을 가지기는 힘들겠지만, 최소한 자녀에게 충분한 집중을 하는 것은 양육에서 매우 중요하다. 아이의 행동을 감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도 더 빨리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주의산만은 또한 교통사고의 중대한 원인 가운데 하나다. 대부분 부모는 아이를 태우고 운전할 때도 스마트폰을 종종 확인하기 때문.
필라델피아 아동병원과 펜실베니아 간호대학이 4~10세 아이를 둔 보호자 7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중 절반가량이 운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분의 1가량은 문자 메시지를 읽었다고 답했으며, 4명 중 1명은 메시지를 송신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7명 중 1명꼴로 운전 중 소셜 미디어를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와 관련해, 운전 중 이 같은 행동은 아이가 자라서 따라 할 수 있는 부정적인 모델이 될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