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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이혼 할 때, 자녀가 있는 경우 자녀 양육권에 관한 법적 합의가 진행될 것이다. 이는 이혼 시 거쳐야 하는 여러 단계 중 하나이며 길고도 치열한 법적 다툼이 될 수 있다.
부부가 아이의 양육자 자리를 놓고 벌이는 다툼은 아이에게 엄마 또는 아빠를 선택하라고 끈질기게 강요하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그리고 자녀 앞에서 결국 상대방에 대한 비난이나 욕을 하는 끔찍한 행동까지 저지를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을 '부모 따돌림 증후군(parental alienation syndrome)'이라고 말한다. 이는 어느 한쪽 부모가 아이를 차지하려는 생각으로 다른 쪽 부모를 끔찍하다거나 혐오스럽다고 묘사해 자녀가 한쪽 부모와는 지나치게 결속되어 있지만 다른 쪽 부모와는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 행동을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영국 런던 고등법원 가족부 소속 판사 저스티스 파커(Justice Parker)는 "부모가 아이를 조종하려는 것은 끔찍하다고 생각한다"고 거침없이 표현했다.
부모의 이혼, 자녀에게 어떤 피해 줄까?
파커 판사는 "부모의 이혼은 자녀와 부모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자녀와 사회와의 관계를 왜곡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부모 따돌림 증후군은 아이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브라질과 멕시코에서는 범죄 행위로 간주한다. 캐나다와 미국에서도 '육아 조정자'가 소외된 자녀와 부모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영국의 아동 가족법원 자문 및 지원 서비스팀(Cafcass)에 따르면 많은 부모는 아이 양육권을 위해 실제로 아이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행동을 저지르고 있으며, 이에 관련한 사건으로 연간 12만 5,000건이 보고되고 있다.
자녀를 둔 이혼 부부의 약 11~15%가량이 부모 따돌림 증후군과 관련이 있다. 미국에서는 1%의 부부와 자녀가 이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아동가족법원 자문 및 지원 서비스팀의 사라 파슨스(Sarah Parsons)는 "이혼 부부를 위한 긍정적 육아를 위해 12주간의 시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가정 파괴적인 행동 패턴을 없애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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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따돌림 증후군은 무엇인가?
부모 따돌림 증후군 이론은 정신과 의사 겸 정신분석가인 리처드 A.가드너(Richard A. Gardner) 박사가 1985년 개발한 것이다.
정신과 박사인 제인 메이저(Jayne Major)는 가드너 박사의 관찰을 토대로 부모 따돌림 증후군을 "엄마 혹은 아빠가 자녀 앞에서 다른 부모를 깍아내리면서 아이를 조정하거나 세뇌하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가드너 박사는 부모 따돌림 증후군(PAS)을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식으로 정리했다.
첫째, 가드너 박사는 PAS를 자녀 양육권과 관련한 문제에서 발생한 일종의 '장애'로 간주했다.
둘째, 가드너 박사는 "아이가 아무 이유 없이 부모를 비난하기 시작할 때가 PAS의 초기 신호"라고 지적했다.
셋째, 부모가 아이에게 세뇌하기 시작한 후 아이가 한 쪽 부모 비난을 시작했다면 이는 PAS 때문이다. 메이저 박사는 "부모 따돌림 증후군은 가장 심각한 형태의 자녀 학대이자 방치"라고 주장했다. 이혼 가정 아이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30년 동안 부모 교육을 실시하면서 '육아 돌파구'라는 주제의 커리큘럼을 만들기도 했다.
부모 따돌림 증후군이 발생하는 원인
다날 박사는 부모 따돌림 증후군의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1. 부모가 자녀에게 이혼에 관한 세부적인 사항을 설명할 경우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 중 한 쪽 부모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다.
2. 만약 이사를 하게 됐을 때 한 부모가 아이가 가져가길 원하는 책이나 장난감과 같은 물건을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 것
3. 자녀에게 갑자기 입양에 관한 이야기를 하거나 성을 바꿔야 한다고 설명하는 것
4. 자녀에게 부모 중 어느 쪽과 살지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이에게 상당한 고통'을 유발할 수 있다.
5. 부모 한 쪽이 아이에게 다른 쪽 부모의 정보를 알아오라고 명령하는 것
메이저 박사는 "이혼 가정의 아이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 교육할 필요가 있으며 부모 따돌림 증후군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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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상처를 겪은 아이들에게는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눈높이에 맞춰 차분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