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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빼라'는 부모 잔소리 비만아동에게 도움 안 돼

조윤하 2017-11-30 00:00:00

'살빼라'는 부모 잔소리 비만아동에게 도움 안 돼
▲ 출처 = 픽사베이

저녁 식사 자리에서 "살 좀 빼라"는 잔소리를 들을 때 기분 좋을 사람은 별로 없다. 특히 아이들은 더더욱 그렇다. 부모가 자녀의 체중 문제를 계속해서 지적할 경우 중대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들은 자녀의 체중감량을 유도하기 위해 부모가 무심코 내뱉은 말들이 아이에겐 '몸무게로 인한 사회적 낙인'(weight stigma)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많은 사람이 가혹한 말로 수치심을 주면 체중감량이 필요한 사람들이 이에 자극을 받아 살을 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사회적 낙인은 긍정적 변화를 유발하기보다 오히려 폭식, 사회적 고립, 의료서비스 회피, 신체 활동 감소 등을 초래하며, 비만을 한층 악화시키고 생활습관을 건강한 방향으로 바꾸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 마디로 잔소리를 하고 수치심을 줘서 살을 빼게 하는 건 약보다 독이 된다는 말이다.

체중에 대한 사회적 편견(weightism)은 말 그대로 몸무게 때문에 사람을 차별하는 것이며, 뚱뚱한 사람은 물론 삐쩍 마른 사람도 이러한 차별에 시달린다. 사회적 낙인이 찍힌 사람들은 사회가 자신의 가치를 중히 여기지 않거나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사람들의 고정관념이 형성되면서,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들은 게으르고 자기통제력이 부족하며, 마른 사람들은 나약하고 건강에 좋지 않은 식습관을 갖고 있다는 꼬리표가 붙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비만아동의 부모 또한 사회적 낙인을 찍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체중감량을 위한 캠프에 참여한 청소년들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37%가 몸무게 때문에 부모로부터 가혹한 말을 듣거나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했다. 아이들을 감싸주어야 할 부모가 오히려 아이들에게 '뚱뚱하다'며 심리적 압박을 주고 있다는 뜻이다.

비만아동의 체중감량을 도우려는 의료진이 본의 아니게 사회적 낙인을 강화하기도 한다. 살을 빼려고 의료진을 찾는 사람은 그 때문에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 체중관리를 위해 남의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이 자신의 자제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들은 고통스러운 경험을 지워버리기 위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에 탐닉하게 된다.

'살빼라'는 부모 잔소리 비만아동에게 도움 안 돼
▲ 출처 = 픽사베이

이번 연구의 저자들은 "헬스케어, 지역사회, 교육 환경 등이 환자에게 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이들은 사회적 낙인을 바로잡거나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아 보건 전문 의료진이 비만아동의 낙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들은 비만에 대한 낙인을 찍는 것이 체중을 줄여주거나 건강한 행동을 장려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낙인을 찍지 않고 자녀의 체중조절을 도울 방법

미국소아과학회(AAP)는 부모와 자녀의 건강한 체중유지에 도움이 될 권장사항을 발표했다. 새로 발표된 권장사항에는 가족과 소아과의사가 아동의 건강한 습관을 기르는 방법에 대한 조언이 담겨있다. 가정에서 건강한 식습관을 촉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칼로리가 높은 간식과 설탕 함량이 많은 음료수를 줄여라. 지금 당장 모조리 내다 버릴 필요는 없다. 다음에 식료품 사러 갈 때 적은 양을 구입해 서서히 줄이는 게 좋다.

- 생일과 같이 특별한 행사가 있는 경우엔 고열량 간식과 음료수를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경우 생일파티 직전에 간식과 음료수를 구입하고 파티가 끝난 후에는 모두 처분해야 한다.

- 고열량 간식과 음료수를 줄이는 대신에 신선한 과일, 채소, 저열량 간식 등 건강한 식품을 섭취하도록 해라. 이러한 건강식품은 아이들의 눈에 잘 보이고 손이 닿기 쉬운 곳에 놓아둬라.

- 건강식품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두는 반면 고열량·저영양 식품은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둬야 한다. 알루미늄 호일로 포장해 냉장실 뒤쪽이나 식품저장실에 보관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살빼라'는 부모 잔소리 비만아동에게 도움 안 돼
▲ 출처 = 플리커

- 자녀가 수시로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도록 격려해다. 하루에 5번 이상 과일과 채소를 먹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좋다.

생활습관을 변화시키는 것 또한 자녀가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1. 정적행동 줄이기

정적행동(sedentary behaviors)이란 앉거나 기대거나 누워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말한다. 정적인 자세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기 않기 때문에 우리 몸이 소량의 지방만을 태워 체중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서거나 걷는 행동을 늘리면 정적행동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일 수 있다.

2. 신체활동 늘리기

요즘 아이들은 밖에서 뛰어노는 일보다 몸을 거의 쓰지 않는 비디오 게임과 TV 보기를 더 좋아한다. 이러한 취미를 가지면 앉아있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다. 자녀의 신체활동을 늘리기 위해서는 집안에 있는 TV와 비디오 게임기 등 미디어 플랫폼 수를 줄여야 한다. 가능하다면 침실과 부엌에 있는 미디어 장치를 없애는 것이 좋다.

3. 적절한 양의 수면 취하기

8시간 이상의 수면은 과체중이나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 성장기 아이들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아이들의 신체 성장과 성숙을 위해서는 올바른 수면패턴과 적절한 양의 숙면이 필요하다.

4. 생활습관의 변화 유도하기

부모가 볼링이나 스포츠를 자녀와 함께 하면 자녀의 신체활동 증대를 고무할 수 있다. 낚시와 같은 야외 활동은 가족의 생활방식 변화를 촉진하기도 한다. 부모가 자녀와 똑같이 건강한 음식을 먹고 제때 잠자리에 들면 자녀의 식이요법과 취침시간 등 건강한 습관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5. 동네에서 운동하기

조깅, 자전거 타기, 반려견 산책시키기 등은 동네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신체 활동이다. 집 근처에서 할 수 있는 손쉬운 운동은 자녀가 정적행동을 할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신체 활동을 증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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