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출산한 엄마들이 최대 6년동안 수면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는 약 6년간 매년 한 차례씩 부모와의 대면 인터뷰를 통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수면의 질을 0~10등급으로 평가했는데 평일과 주말의 수면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는 독일 내 2,500여 명의 여성과 2,2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했다. 참가자들은 연구 동안 태어난 자신의 첫 번째,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아기의 출산도 보고했다.
그리고 연구 결과, 여성 응답자들의 경우 새로 아기가 태어날 때마다 받는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 후의 수면 만족도와 지속 시간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수면 수준은 평균 1.53포인트 하락했다.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첫 아이를 출산한 뒤에는 41분, 둘째와 셋째 아이를 출산한 뒤에는 각각 39분, 44분 정도 수면을 덜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러한 연구 결과에 대한 심층 분석을 수행한 결과, 첫 아이를 낳은지 3개월 후 여성들의 수면 시간 감소 확률은 임신 전보다 한 시간 이상 더 많았다. 여기서 모유 수유는 여성들의 전반적인 수면 만족도와 지속 시간의 감소와 연관성을 보였다.
이외에도 생후 3개월까지 밤에 모유를 수유하고 기저귀를 자주 교체하는 등 여러 일과와 아이의 기분을 맞춰주고 울음을 그치도록 하는 작업이 가장 큰 수면 장애 요인으로 분석됐다. 아이의 울음과 잦은 간호뿐 아니라 출산 후의 신체적 고통 및 새로운 역할의 요구와 관련된 것들이 산후 수면 장애의 잠재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도출됐다.
부모들은 아기가 생후 3개월 이상이되야 비로소 더 많이 수면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첫 아이가 태어난지 4~6년 사이 동안에는 여전히 임신 전 수준의 수면 만족도와 지속 시간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 응답자들의 수면 시간은 여성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지 않았다. 첫 아이, 둘째, 그리고 셋째 아이가 태어난 후 각각 14분, 9분, 12분 정도만 잠을 덜 잔다고 답한 것이다.
연구를 수행한 워릭대학 심리학과 사카리 레몰라 박사는 여성들이 출산 후 남성보다 더 많은 수면 장애를 경험하는 경향이 높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여성들이 남성보다 1차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더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응답자들은 수면의 질이 0.95포인트로 더 낮아진 것으로 평가하며 임신 전보다 수면 시간이 확실히 줄어들었다는 것을 나타냈다. 이는 수치로 따지면 평균 수면 시간이 22분 더 적어진 것이다. 그러나 남성 응답자들의 경우 수면의 질이 0.64포인트밖에 떨어지지 않아, 14분 가량 덜 잠을 취한 것으로 분석됐다.
흥미로운 점은 수면의 질 하락과 지속 시간 감소가, 가계 소득이나 편부모 등의 환경에 분명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이는 선진국이라도 일하는 여성을 포함한 모든 여성들이 더 많이 가정 내 양육의 책임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영국 자선단체 NCT의 케시 핀레이는 부모들이 수면 장애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다른 불필요한 일들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한다고 조언했다.
피플스 헬스의 엘리자베스 머레이 박사는 아기가 낮잠을 자더라도 집안일을 하지 말고, 가능한 그 시간에 낮잠을 같이 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동안 수면에 대한 혼란스러운 패턴을 겪겠지만, 어쨌든 이같은 고통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