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나쁜 행동을 바로잡기 위해 신체적 체벌을 가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체벌은 신체적으로 처벌을 가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연구를 주도한 템플스테이트 아동병원의 소아과 컨설턴트 알프 니콜슨 교수는 주로 부모가 손으로 아이의 엉덩이를 때리는 행위로 설명된다고 밝혔다.
미국소아과학회(AAP)의 경우 체벌을 '신체적인 불편이나 고통을 어느정도 일으키기 위해 물리력을 사용하는 처벌'이라고 설명했다. AAP는 또한 아이들의 자존심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를 들어 부모들이 자녀에게 수치심이나 굴욕을 주기위한 언어적 학대나 구술적 의사소통도 체벌로 간주했다.
니콜슨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어렸을 적의 체벌 당한 경험이 성인이 되어서의 자살과 자살 시도, 과음, 약물 복용 등 몇 가지 나쁜 결과와 중요한 연관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린시절과 사춘기 동안 공격성을 비록한 반사회적 행동, 그리고 외현화 행동 등을 증가시킬 수 도 있다고 덧붙였다.
체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체벌은 전 세계적으로 이전보다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연구가 진행된 아일랜드 역시 2015년부터 체벌을 금지했다. 현재는 52개국에서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는 수 년간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체벌이 장기적으로 나쁜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구들에 따르면 체벌을 당한 아이들은 자라서 약물 사용이나 알코올 섭취 등 건강적인 측면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많이 취약하다는 사실이 증명된 바 있다. 또한 또래 아동들 사이에서도 부정적인 행동을 개발시킬 가능성이 더 높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체벌이 공격성을 증가시키는 것과 큰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준다.
그러나 아일랜드의 체벌 금지 입법안이 체벌과 관련된 태도나 행동의 변화를 실질적으로 가져온 주요 동인인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교수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밀거나 붙잡고 때리는 등의 가혹한 체벌이 반사회적 행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여러 국제적 증거들을 통해 입증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유아들을 상대로 수행된 연구에서는, 유아들이 경험한 체벌이 후속적인 공격적 행동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또다른 체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관찰됐다. 이와 관련, 아일랜드 보건부는 18개월 미만 아동의 경우 체벌에 노출될 경우 신체적 손상을 입을뿐 아니라 부모-자녀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니콜슨 교수는 이에 더해 13세가 되기 전 심한 언어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도 행동의 변화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몬트리올대학과 CHU 세인트-저스틴 연구 센터가 수행한 유사 연구에서는, 가혹하고 학대적인 양육 방식이 아동의 행동 및 태도와 관련된 문제뿐 아니라 뇌가 작동하는 방식까지 변화시킨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연구팀은 13~16세의 84명을 대상으로, 2.5세부터 9세까지의 체벌 수준에 따라 총 4가지의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17분간 '두려운 상태와 관련된 과제'를 수행하도록 요청했다.
과제는 중립적인 얼굴 표정을 가진 두 명의 다른 여성들의 얼굴 사진에 참가자들을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이어 두 명 중 한 명의 여성이 매우 두려운 표정을 지으며 90데시벨에 이르는 비명 소리를 지르는 사진이 소개됐다.
실험 후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뇌를 MRI로 스캔, 뇌가 두려움을 처리하는 방식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니콜슨 교수는 부모들이 체벌이 아닌 긍정적 강화에 초점을 맞춘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긍정적 강화야말로 아이가 취해야 하는 방향을 제대로 이끌어, 미래에 더 기대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는 최고의 열쇠가 된다는 것.
또한 부모들은 분노나 좌절, 혹은 나쁜 행동에 대한 처벌로 체벌을 활용하지만, 이는 전혀 도움이 되지않으며, 언어적인 폭력 역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모두 아이에게 장기간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수는 체벌은 필요한 훈육 방식도 아니고 효과도 없으며,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부정적 효과만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