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부모들은 아예 정기적으로 일상에 담긴 아이의 활동이나 모습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성장 과정을 모두 드러내 공개하기도 한다. 이러한 모든 활동을 '셰어런팅(Sharenting)'이라고 부르는데, 공유라는 셰어(Share)와 부모의 합성어로 탄생된 신조어다.
그러나 셰어린팅하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아이의 일상적인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에는 아이가 커서 보고싶어하지 않은 것들까지 모두 구체적으로 게시되기 때문이다.
영국 리서치기관 노미넷의 연구에 따르면, 부모 한 명 당 올리는 아이 사진은 보통 5살때까지 약 1,500장에 이른다. 또한 연구팀은 온라인에서의 개인정보 설정 등 여러가지 질문도 제시했는데, 응답자 부모의 24%가량이 모든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젊은 부모들에게 소셜미디어는 일상적인 활동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노미넷은 대부분의 부모가 소셜 미디어 사이트에 존재하는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만 알고 있었다며, 이러한 습관은 더 나아가 사회적 이슈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부모들이 올린 게시물의 경우 다른 부모들에게 부담을 주는 역할로도 작용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가령 온라인상에서 아이의 다른 친구들이 더 나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다. 이는 자신이 아이에게 더 좋은 부모가 되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지도록 만들 수 있다.
어느 분야이건 적당한 수준을 넘으면 곧 부작용이 발생하기 마련. 셰어런팅 역시 아이의 소소하고 상세한 일상을 자주 공개하다 보면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특히 온라인에서 난무하고 있는 아동 성범죄에 취약해질 수 있다. 사진 한 장만으로도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소아성애자들에게는 목표 타겟이 될 수 있다. 이는 결국 사이버 범죄자들이 아이의 계정으로 침투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부모들이 아이의 이름과 생년월일 같은 기본적인 정보를 공유하는 실수를 범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정보에는 심지어 출생지와 반려견 이름까지 게시되고 있어, 이는 향후 해커들이 보안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사용할 수 있어 위험성은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들을 미리 차단하려면 소셜 미디어 계정 설정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신의 게시물을 공유할 대상을 선택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시키지 않도록 설정하면, 어느 정도 사생활 보호가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육아 관련 정보를 올리는 부모들의 경우, 자신의 아이를 어떻게 양육하는지에 대한 사진과 영상을 직접 공개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아이를 훈육하고 처벌하는 방식 등이 담겨있는데, 이는 네티즌들에게 논란거리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셜미디어에 콘텐츠를 올릴때마다 부모들이 받게될 다양한 댓글을 모두 다 통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스트리밍에서는 아이들의 처벌에 관한 콘텐츠가 인기를 끌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다른 부모들에게 교육적인 정보를 주기보다는 부정적인 댓글을 얻을 가능성이 더욱 높다.
더욱 심각한 것은 아이의 자존감 문제다. 아이가 자라면서 영상을 통해 여러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이 부모에게 혼나고 벌 받는 영상이 자신도 모르는 이들에게까지 퍼지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는 분명 없다. 오히려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감정만 증가하면서 자신감이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이는 아이가 자라서 일자리를 구할 때도 난처한 상황에 이르도록 만들 수 있다. 일부 고용주들은 직원 채용 과정에서 소셜미디어 배경 조사도 수행하기 때문인데, 이는 부모들이 셰어린팅에 대해 신중히 행동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