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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토끼의 개체수를 제어하기 위해 점액종 바이러스를 사용했다(사진=ⓒ123RF) |
토끼는 비교적 기르기 쉽고 사랑스러운 외모 때문에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반려동물 중 하나다. 하지만 일반인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다. 여러 과학자들이 토끼의 진화 과정을 연구한 결과 특정 바이러스에 내성을 길러온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야생 토끼는 많은 새끼를 낳기 때문에 쉽게 번식할 수 있다. 따라서 그 개체수를 조절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 결과, 갑자기 개체수가 과잉 상태로 치달아 생태계에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19세기 후반, 유럽 정착민들이 호주에 유럽 야생 토끼를 풀어놓은 이후 이 같은 상태가 발생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 야생에 풀어진 토끼들은 급격히 개체수가 불어나 통제 상태를 벗어났다.
1950년, 토끼의 개체수가 약 10억 마리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호주 과학자들은 점액종 바이러스를 살포해 토끼의 수를 조절했다. 점액종 바이러스란 당시의 토끼들에게 매우 치명적이었으며, 영국과 프랑스에서도 토끼 개체수를 조절하는 데 사용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난 후, 호주와 프랑스, 영국에서의 토끼 치사율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즉, 토끼가 점액종 바이러스에 내성이 생겼으며 그 결과 다시 개체수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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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액종 바이러스는 더 이상 토끼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사진=ⓒ123RF) |
연구자들은 토끼가 점액종 바이러스 위험에 적응하게 된 방법을 확인하기 위해 이 바이러스에 내성이 생긴 토끼의 유전자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케임브리지대학과 여러 연구 기관들은 합동 연구팀을 구성하고 토끼의 특정 유전자가 점액종 바이러스에 내성을 형성하고 있다고 가정한 후 연구에 돌입했다.
연구팀은 점액종 바이러스가 숙주 체내에서 복제하는 능력을 포함해 여러 가지 요인을 분석했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를 항암 치료에 잠재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연구했다. 연구팀은 토끼들이 점액종 바이러스에 대량 노출된 이후 70여 년 동안 유전자가 변화했는지 그리고 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을 연구 취지로 삼았다.
연구팀 일원인 생물화학자 그랜트 맥파든 박사에 따르면, 토끼들은 동일한 시대에 변화를 겪었지만 그 중에서도 각자 독립적으로 진화한 토끼가 있었다. 연구팀은 세 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토끼의 게놈에서 각기 다른 염기 서열 샘플을 수집한 후 공통적인 요인을 관찰했다. 그리고 거의 6가지 유전자 변화가 공통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후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유전자 변인이 점액종 바이러스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또한 연구를 위해 점액종 바이러스에 내성이 생긴 토끼를 선별해 추가 조사했다. 그 결과, 숙주와 바이러스 사이에서 기능하는 공동 진화력에 대한 증거를 발견할 수 있었다. 게다가, 바이러스에 적응한 유전자를 토대로 다른 유형의 적응 방법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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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들은 특정 토끼 유전자가 점액종 바이러스에 내성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사진=ⓒ123RF) |
맥파든 박사는 지난 70년 동안 토끼와 점액종 바이러스는 같이 유전자 변화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현대의 염기서열 기술을 적용해 현재의 토끼 유잔자와 과거 세대의 토끼 유전자를 비교할 수 있었다.
한편, 맥파든 박사 연구팀은 세 지역의 토끼 개체에서 진화된 유전자가 항바이러스 영향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바이러스를 세포 배양해야 했다. 연구 결과, 바이러스 복제를 담당하는 요인과 숙주가 새로운 바이러스에 감염이 된 후에도 공동 진화가 빠르게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토끼가 개체수를 억제할 수 있는 바이러스에 내성이 생기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번 연구가 암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에 대한 사람의 내성 속성을 연구하는 데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팸타임스=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