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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전문가들은 환자의 체중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조윤하 2017-11-13 00:00:00

건강 전문가들은 환자의 체중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 사진 출처 : 픽사베이

미국 백악관 최고 전략가 스티브 배넌은 한 매체의 기자에게 당시 언론 담당 비서의 어시스턴트였던 사라 허커비가 그녀의 상사인 숀 스파이서를 대신해 언론 브리핑을 맡았는지 설명했다. 그는 "숀이 뚱뚱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의 그 누구도 이런 모욕적인 언사로부터 숀 스파이서의 편을 들지 않았다. 더구나 스티브 배넌은 본인도 체주이 꽤 나가는 편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차례로 배넌의 살찐 사진을 올리며 조롱에 동참했다. 역설적이게도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의 딸인 첼시 클린턴이 나서서 스파이서를 옹호했다. 그녀는 트위터에 "백악관이 자신들의 정치적 불투명도가 높아지자 다른 사람의 신체를 모욕하며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썼다.

보건 전문가들은 어떤 사람이 체중을 빼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그 사람을 모욕하거나 부끄럽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비만인을 비하하면 그런 언사를 당하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상당히 받으며 건강 상담이나 헬스케어 관련자들과 상담하는 것을 더욱 꺼리게 된다는 것이다. 코네티컷대학의 심리학과 교수 조안 크라이슬러는 비만인을 향한 모욕을 대량 학살을 위한 무기라고까지 언급했다. 이것은 비단 비만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의사들이 비만인을 치료하는 방법에도 영향을 미친다. 몸집이 훨씬 큰 사람은 약물의 복용량 또한 높아지는데, 비만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강 전문가들은 환자의 체중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과체중 환자의 과다 복용

다양한 의료 연구에서 과체중 환자를 제외한 결과, 과체중 환자는 화학 요법 및 항생제 투여 등에서 실제 필요한 양보다 적은 양의 약물을 투여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다 보니 의사들은 같은 질병에 걸린 평균 체중의 환자와 과체중 환자를 대할 때, 치료법을 권하면서 동시에 과체중 환자에게 체중을 줄이라고 반복적으로 권고하게 된다.

또 의료진이 과체중 환자의 고통 호소 등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모든 증상의 원인이 환자의 과체중 때문이라고 가정한다면, 그래서 적절한 검사를 하지 않고 곧바로 결론을 내린다면 오진의 위험이 증가한다. 300건이 넘는 부검 보고서에 따르면 과체중 환자는 심내막염, 허혈성 대장염, 폐암 등 진단을 받지 않은 다른 병이 있을 확률이 다른 환자에 비해 1.65배 높았다. 즉, 의료진이 과체중 환자를 무시한 결과 오진이 늘어나는 것이다.

과체중 환자는 의료진이나 건강 전문가의 부정적인 태도로 인해 심리적으로 압박을 느끼고 위축된다. 예를 들어 전문가가 과체중 환자의 몸을 함부로 만지거나, 고개를 절레절레 젓거나, 눈쌀을 찌푸리거나 '쯧쯧'하는 소리를 낸다면, 전문가로서는 작은 행동일지 모르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환자에게는 그렇지 않다. 환자는 마치 낙인이 찍힌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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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체중의 기준은?

사실 어떤 사람을 과체중이라고 진단할 정확한 기준은 없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이 더 마른 사람보다 신체적으로 건강한 일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환자의 체중만으로 그 사람의 건강을 가정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환자에게는 체중 외에도 유전적 요인, 식이, 스트레스, 빈곤 등의 다른 질병 요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심리학자인 모린 맥휴는 "비만한 사람에게 낙인을 찍는 것은 그 사람의 심리적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 연구에 따르면 체중 낙인은 심리적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신체적, 정신적 건강 결핍을 불러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맥휴와 크라이슬러는 의학 및 심리학 전문가들이 이 문제에 대해 연구하고 이론을 세우고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의 초점은 환자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이어야 한다. 즉, 환자의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위한 바람직한 결과를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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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모욕에 대응하는 방법

시간이 지나자 누리꾼들은 스티브 배너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이렇게 스파이서의 체중 모욕 문제는 해결됐다. 많은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공개적으로 체중 모욕을 당하며, 일반인들도 현실 속 다양한 상황에서 체중 모욕을 당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물론 타인으로부터 듣는 체중 모욕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꺾는다.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의 몸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다.

누리꾼들로부터 살이 쪘다며 공격받은 영국의 한 유명인은 오히려 트위터에 자신의 비키니 착용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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