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타임스=우지영 기자] 간혹 법은 실제 삶을 반영하지 못한다. 반려인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정하지만, 법체계에서 반려동물은 재산으로 취급한다. 그런데 미국 알래스카 주가 반려동물에 관한 관점을 뒤집는 법 개정안을 내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알래스카 주는 이혼 소송에서 반려동물 양육권 결정을 판사가 직접 내리도록 조처했다. 이는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개정안은 법원이 반려동물 양육권 결정을 반려동물 복지에 대한 관점으로 접근하도록 한다. 반려동물이 어느 주인에게 양육을 받으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지가 기준이 된다. 또 법원은 학대받는 반려동물을 가정폭력 보호 명단에도 포함할 수 있고 학대한 주인에게 반려동물보호소 비용을 부담시키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개정안은 반려동물 구매비용 등을 토대로 반려동물에게 기여한 비율을 따지는 기존 법적 관점과는 대치된다.

미국 동물법 전문가들은 개정안을 환영했다. '캐시 헤슬러' 루이스앤클라크대 교수는 "반려동물과의 관계는 가족법의 맥락에서 다뤄져야 하는 측면이기 때문에 재산법으로 접근하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기존 법체계를 꼬집고 개정안의 긍정적인 부분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데이비드 파브르' 미시간대 교수(동물법)도 "주 정부가 처음으로 동물을 인간의 동반자로 인식해, 이제 반려인이 아니라 반려동물의 관점에서 양육권을 결정할 수 있다"고 개정안의 의미에 대해 시사했다.

우지영 기자 wjy@fam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