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뒷좌석에 앉아있는 개(출처=셔터스톡) |
반려견 주인들은 반려견을 집에 혼자 남겨두기보다 어디든 함께 가기를 원한다. 이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예를 들어 어떤 반려견 주인은 개를 차에 함께 태우고 집을 나선 뒤 은행에 가거나 슈퍼에 가는 등 자신의 볼일을 보러 간다.
이때 반려견을 차에 혼자 남겨둔다. 창문을 조금 열어두면 개가 몇 분 동안은 차에 혼자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크나큰 실수다.
미국 수의사협회에 따르면 반려동물 주인들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매년 수백 마리의 반려동물이 차 안에서 열사병으로 죽는다고 한다. 사람들은 몇 분 동안 반려동물을 혼자 차에 두는 것이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창문이 얼마나 열려 있든 태양 아래 놓인 차는 금방 뜨거운 고문실로 변한다.
한 전문가는 "창문 하나를 조금 열어두었다고 해서 공기가 흐르는 것이 아니다. 차 내부의 열이 바깥으로 방출되기는 하지만 신선한 공기가 차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므로 차 안의 온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차량의 창문을 전부 조금씩 열어둔다고 해도 공기 흐름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주인과 함께 드라이브를 하는 개(출처=셔터스톡) |
어쩌면 사람들은 날씨가 그다지 덥지 않은 날이라면 반려견을 차 안에 남겨둬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깥 온도가 어떻든 상관 없이 차는 몇 분안에 마치 뜨거운 오븐처럼 달궈질 수 있다.
차량 내부 온도는 20분 만에 섭씨 약 43도까지, 30분 만에 섭씨 약 46도까지 치솟을 수 있다. 1시간이 지나면 차량 내부 온도가 섭씨 50도 이상으로 올라간다.
반려견의 정상 체온은 섭씨 38.5~39.5도다. 반려견이 뜨거운 자동차에 혼자 남겨져서 체온이 섭씨 40도 이상 오른다면 반려견의 생명이 위험해진다.
반려견은 사람처럼 땀을 흘려 체온을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혀를 내밀고 헥헥거리며 체온을 조절한다. 그래서 개들은 자신의 체온을 내리는 데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즉 사람은 사우나처럼 뜨거운 환경에서 땀으로 노폐물을 배출하는 등 이로운 점을 누릴 수 있지만 개는 그렇지 않다.
개의 체온이 높아지면 개는 공황 상태에 빠지고 뜨거운 장소에서 탈출하기 위해 발톱으로 사방을 긁지만 아무런 쓸모가 없다. 체온이 올라갈수록 개의 간, 신장, 그리고 뇌 기능이 서서히 정지한다. 내장 기관의 기능이 멈춰 구토를 하거나 심장 마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것은 매우 고통스럽게 죽음에 이르는 방법이다.
이 외에도 개의 체온이 올라가 열사병에 걸리면 방향 감각 상실, 우울증, 무기력증, 정신 이상 증상, 떨림, 발작 등이 발생한다.
반려견에게 열사병의 징후인 불안정함, 과도한 갈증, 과도한 침흘림, 무기력증, 식욕 상실, 혀 색깔 변화, 빠른 심장 박동, 발열, 구토 등이 발생했다면 즉시 개를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한다.
개에게 물을 먹이고 개의 가슴, 배, 사타구니 등에 차가운 물에 적신 수건을 대준다. 단, 얼음물은 지나치게 차가우므로 사용하지 않는다. 개의 체온이 너무 빨리 식으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발생하므로 개의 체온이 서서히 내려가도록 만든다.
만약 당신이 타인의 차 안에 혼자 남겨진 개를 발견해서 아무 도움도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차 주인에게 연락하거나 동물 보호소에 연락해 보도록 하자.
열사병으로 인한 반려견 사망률은 무려 50%에 이른다. 차에 혼자 남겨진 개가 운이 좋게 살아남았다면 24~48시간 동안은 병원에 머무르며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개의 상태에 따라 냉각 요법, 산소 요법 등의 치료를 시도해야 한다.
▲울타리 뒤에 있는 개(출처=셔터스톡) |
많은 반려동물 주인들이 최악의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반려견을 차 안에 혼자 놔두지만, 이것은 의도치 않은 일로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 범죄 행위로 봐야 한다.
미국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메인, 메릴랜드, 미네소타, 노스 캐롤라이나, 네바다, 뉴햄프셔, 뉴저지, 뉴욕, 노스 다코타, 로드 아일랜드, 사우스 다코타, 버몬트 및 웨스트 버지니아주에서는 반려견을 차 안에 혼자 남겨두는 것을 의도적인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5월 미시건주 상원위원회는 동물이 차 안에서 죽어가도록 방치한 경우 최고 5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커티스 허텔 상원 의원은 "이런 법안은 형벌 부과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경각심과 교육 효과를 위한 것이다. 사람들은 개를 혼자 차에 두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팸타임스=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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