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추위는 북극곰도 힘들어하는 듯하다. 최근 공개된 사진에는 태어나서 처음 밖으로 나온 아기 북극곰들이 추위를 이겨내고자 서로 포옹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선의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북부 더럼주의 하트풀 출신 야생동물 사진작가 브라이언 매튜스(Brian Mathews, 42세)는 이달 초 캐나다 매니토바주의 처칠에서 30마일 떨어진 와퍼스크국립공원(Wapusk National Park)에서 이 영광스러운 광경을 포착했다.
브라이언에 따르면, 아기 북극곰들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위험을 무릎 쓰고 굴 밖으로 나왔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엄마 북극곰과 함께 나온 아기 북극곰들은 처음 맛보는 추위에 깜짝 놀라서인지 서로 포옹을 한다.
브라이언은 당시 강풍이 불고 영하 65도였다고 밝혔다. 그는 곰들을 관찰하기 위해 야외에서 최대 12시간까지 기다려야 했다.
오랜만에 아이들을 데리고 외출한 엄마 북극곰은 잔뜩 주변을 경계한다. 심각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피며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한다. 오랜만에 외출해서인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신경을 써서인지 엄마 북극곰은 금세 지쳐버렸다. 아이들을 앞에 두고 자꾸만 잠들었다. 아기 북극곰들이 계속해서 장난을 치고 있지만, 엄마 북극곰은 눈꺼풀을 들어올리기 힘들어한다.
북극곰은 주로 북극권에 분포하며 섬이나 대륙 해안 등에 서식한다. 백곰이라고도 하는데 몸무게는 수컷 300~800kg, 암컷 150~500kg이다. 암컷이 수컷보다 몸이 작은 편이다. 털갈이 직후에는 흰색이지만, 차츰 황백색으로 변한다. 주로 4~5월 번식해 12월 하순부터 1월에 산란한다. 번식기 이외에는 단독으로 생활하는 것이 특징이다.
북극의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이유
북극곰은 영하 40도의 추위와 시속 120km의 강풍을 견뎌낸다. 생존 적응력이 워낙 뛰어난 덕분에 지구에서 가장 추운 환경에서도 살아남는다. 몸이 단열성이 우수한 것이 특징인데 몸 속 깊은 곳에 온기를 간직해 체온 손실이 거의 없고 북극의 추위를 이겨낸다.
피부에는 5cm 길이의 짧은 털이 촘촘하게 나 있어서 체온을 유지한다. 바깥쪽에는 12cm 길이의 뻣뻣한 털이 나있는데 방수 기능이 완벽하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만큼 북극곰이 하루 섭취하는 양은 평균 1만6,000kcal에 달한다. 사람의 일일 권장 섭취량보다 7배나 많다.
다소 느릿느릿할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의외로 달리기 속도가 빠르다. 물범이 수영하는 속도보다 빠른데, 여기다 얼음 위에서도 미끄러지지 않는다. 큰 발에 작고 단단한 돌기가 수백개 나있어서 얼음을 이빨처럼 단단히 움켜쥘 수 있다.
북극곰은 현재 멸종위기에 내몰렸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매년 북극권 해빙이 줄어들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로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해 해수면은 상승하고 해양은 산성화되고 있다.
극지방의 해빙 속도는 매년 빨라지고 있다. 러시아 남북극연구소(AARI)는 지난 25년간 북극해의 하계 해빙 면적이 40% 감소했다는 분석을 발표하기도 했다.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로 북극곰은 먹이를 구하기 힘들어한다. 주로 바다표범이 북극곰의 먹이였지만, 해빙이 줄어들자 먹이를 얻지 못하고 굶주리는 나날이 많다.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폐기물을 먹는 북극곰의 모습이 보도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북극곰을 멸종위기 취약종으로 지정했다. 야생에서 절멸 위기에 직면했다는 의미다.
다가오는 2월 27일은 ‘국제 북극곰의 날’이다. 환경단체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북극곰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JAM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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