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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진실] 코끼리의 '상아', 생존 도구에서 인간 탐욕의 상징으로

김지은 기자 2020-10-15 00:00:00

표적되지 않으려 진화 아닌 '퇴화' 선택
상아 밀렵,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뤄져
[불편한진실] 코끼리의 '상아', 생존 도구에서 인간 탐욕의 상징으로

코끼리의 상징이던 상아가 현재, 인간 탐욕의 상징으로 불리고 있다.

먹이를 찾고, 물건을 들어올리고 포식자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등 생존 도구와도 같았던 '상아'가 현재는 코끼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됐다.

거대하고 단단한 상아는 코끼리의 위엄을 보여주는 특징이었는데, 현대에 들어서는 오히려 이 특징이 인간들의 착취 이유가 된 것이다.

상아는 오래전부터 공예품의 재료 및 사치품으로 쓰이며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이에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는 이들 나라의 우수한 상아 제품을 얻기 위한 수요가 급증하자, 상아가 아프리카의 자금줄로 쓰이기 시작됐다.

[불편한진실] 코끼리의 '상아', 생존 도구에서 인간 탐욕의 상징으로

이후에도 코끼리의 상아는 도장, 장식용품, 예술작품을 비롯해 당구공, 피아노 건반, 마작 타일, 젓가락 , 무기 등 다양한 물건을 만드는데 쓰였다.

이러한 상아의 수요는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오늘날 화학 기술의 발달로 수많은 인공 수지가 만들어졌지만 아직 상아의 아름다움과 품질을 뛰어넘는 대체제가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수많은 코끼리가 인간의 손에 죽어갔다. 약 100년 전 20세기 초반의 아프리카에서는 약 1천만 마리의 야생 코끼리가 살고 있었다. 하지만 세계 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현재 코끼리는 41만 5,000마리에 불과했다.

이는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상아를 얻기 위해 상아를 가진 코끼리들을 마구잡이로 밀렵했기 때문이다. 장식품으로 팔리는 상아는 금보다도 가치가 높아 연간 2~3만 마리의 코끼리가 밀렵꾼에 의해 목숨을 잃으며,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그 상아를 수입하고 있다고 한다.

[불편한진실] 코끼리의 '상아', 생존 도구에서 인간 탐욕의 상징으로

이같은 일이 계속되자 코끼리들은 밀렵꾼들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코끼리들은 생존의 도구와도 같은 상아를 포기했다. 상아가 없는 코끼리는 밀렵 대상이 아니었고 이 때문에 살아남은 코끼리들의 번식으로 최근에는 상아 없는 코끼리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국제사회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으로 코끼리의 국제거래를 규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대의 상아 시장을 가졌던 중국과 영국 역시 지난 2018년 상아 거래를 전면적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여전히 상아 밀렵은 계속되고 있다. 인간의 욕심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진화가 아닌 퇴화를 선택한 코끼리에게 이제는 멸종단계를 밟으라는 신호는 더이상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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