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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동물 복원 프로젝트, 반달가슴곰의 '복지'는 어디에?

김지은 기자 2020-09-04 00:00:00

동물 복원 사업, 포기 아닌 '최소한의 윤리'로 진행해야
[불편한 진실] 동물 복원 프로젝트, 반달가슴곰의 '복지'는 어디에?

생태계의 다양성을 넓히고 생명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사라진 혹은 사라져가는 동물을 복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동물 복원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의 반달가슴곰(아시아 흑곰) 복원 사례는 성공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2020년까지 개체수를 50마리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는 2년 일찍 달성했으며, 현재 우리나라 반달가슴곰은 60마리 이상으로 증식했다.

예상보다 빠른 증식으로 곰들을 감당하지 못한 탓에 일어난 사고도 있었다. 지난 2017년, 지리산 밖으로 빠져나가는 곰들을 감당하지 못해 억지로 지리산에 다시 옮겨놨다가 수도산으로 떠나는 반달가슴곰이 버스에 치인 것이다.

곧장, 종복원기술원 야생동물의료센터와 전남대 수의대팀이 교통사고로 왼쪽 앞다리가 골절 된 반달가슴곰을 수술했고 그 결과 수술은 성공리에 무사히 마쳤다.

이 사고는 복원 사업이 만들어낸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복원 사업에 동원되어 방사되는 곰들이 많아질수록 자연 적을에 실패하거나 사고로 죽는 곰 역시 늘어난다. 

게다가, 사람에게 습관적으로 접근하거나 유전적 다양성을 떨어뜨리는 곰은 다시 붙들려 사육 시설에서 지내는 등 좁은 철창에서 영원히 갇혀 지내야 할지도 모르는 삶을 산다. 이러한 곰들은 복원 프로젝트로 인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복원 대상이 되는 곰들은 사람을 두려워하는 훈련을 받게 되는데, 이 훈련의 강도는 아주 높아 사실상 학대에 가깝게 받는다고 알려졌다. 곰들이 사람을 두려워하며 거리를 두어야 서로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좋아하거나 사람에게서 먹이를 구하는 곰은 즉시 야생에서 회수돼 사육 시설에 갇힌다. 야생에서 회수된 곰은 다른 곰들과 한 공간에서 지내기 위한 강도 높은 훈련을 다시 받게 된다. 

만약, 야생에서 회수된 곰들 중 사육 상태에서도 적응을 어려워 한다면 어떻게 될까. 개체의 유전적 가치가 높다면 전체의 유전적 건강을 위해 인공수정에 사용되는 등 안락사 당할 기회 조차 얻지 못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지속해야 한다.

이 같은 사례로 '동물 복원'과 '동물 복지'의 가치가 부딪칠 수 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복원을 통해 동물 복지가 형성될 수 있다. 복원으로 동물들의 복지를 형성시키려면 '최소한의 윤리'가 필요하다. 복원 사업의 포기가 아닌 최소한의 윤리로 복원 사업을 진행시키는 것이다.

동물들이 자연에서 편히 살 수 있는 공간이 형성되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복원되는 동물의 개체 수가 많아질수록 처참한 현실을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최소한의 윤리로 동물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먼저 복원되는 동물 개체가 통증, 좌절, 해침으로 인해 복지의 저하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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