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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콘돔·생리컵 뒤에 가려진 토끼의 '눈물'

김지은 기자 2020-08-26 00:00:00

질 안에 콘돔 조각을 넣는 실험 끝엔 '안락사'
생리용품 실험에 토끼가 많이 동원되고 있다. (사진출처 = YouTube) 
생리용품 실험에 토끼가 많이 동원되고 있다. (사진출처 = YouTube) 

최근 생리용품이 윤리적 소비에 가려진 '동물실험의 사각지대'라고 불리고 있다.

탐폰, 콘돔, 생리컵, 윤활제, 땀 냄새 제거제 등 인간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생리용품은 몸의 '소중한 부위'와 직결된다는 이유로 더 가혹한 동물실험을 거치게 된다.
 
2017년 화장품법 개정 이후 화장품에서 동물실험은 금지됐지만, 생리용품들은 의료기기 및 의약외품에 해당해 여전히 동물실험이 이뤄진다. 이러한 현실에서 생리용품이 ‘윤리적 소비에 가려진 사각지대’라고 불리고 있다.

특히, 토끼는 크기가 작고 다루기 쉽다는 이유로 여러 생리용품 실험에 광범위하게 희생된다. 무려 14~16시간 가량 이뤄지는 실험에서 수십 마리의 토끼들은 실험대에 묶여 박테리아 균을 묻힌 탐폰과 멸균 탐폰을 번갈아 질 내에 삽입 당한다. 밤새 반복되는 삽입과 제거 과정에서 토끼들은 치명적인 쇼크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토끼는 눈물샘이 없기 때문에 자극성 실험에서 자주 이용된다. 

콘돔 실험에서는 '질 자극성 검사'를 위해 토끼 질 내에 콘돔 조각을 삽입한 채 5일 동안 생활하게 한다. 어느 한 콘돔회사는 "암컷 토기의 질 안에 콘돔 조각을 넣고 5일 동안 실험한 뒤에 바로 죽여버린다"고 밝히면서 동물실험의 잔인성을 말하기도 했다.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데오드란트(땀 냄새 제거제)도 예외가 아니다. 데오드란트를 생산하기 위해 수많은 토끼에게 '드레이즈 테스트'(전신 구속 상태에서 눈에 화학물질을 떨어뜨리는 실험)를 진행하기도 한다. 

생리용품 실험에 동원된 토끼들은 치명적인 쇼크 증상을 보인다. (사진출처 = YouTube)
생리용품 실험에 동원된 토끼들은 치명적인 쇼크 증상을 보인다. (사진출처 = YouTube)

그렇다면 토끼는 왜 생리용품 실험에 많이 동원될까. 국제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에 따르면 "토끼가 작고 온화하며 다루기 쉽고, 번식력이 좋아 새로운 실험체 공급이 쉽다는 점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이는 추측일 뿐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진 이유는 없다. 

최근 나의 안위를 넘어 동물의 권리에도 관심이 높아지면서 ‘크루얼티 프리’(Cruelty Free)가 윤리적 소비의 선택지로 등장했다. 크루얼티 프리는 완제품, 원재료 모두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은 제품에 부여되는 인증이다.

국제동물권단체 페타, 영국채식협회(Vegetarian Society), 비영리 국제기구 크루얼티 프리 인터내셔널(Cruelty Free International) 등 세계 여러 단체 및 협회에서‘성분, 구성물, 완제품 모두 동물실험을 진행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공통 기준으로 내세운 채 크루얼티 프리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 화장품법 개정을 계기로 동물권단체 카라가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착한 회사 리스트'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의료기기, 의약외품은 필수적으로 동물실험을 규정하고 있다. 

동물보호법이 동물학대에 대한 예방과 처벌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사이 현재 시민들의 의식은 점점 향상됐다. 동물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생명을 인간이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인식은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뒤처진 법률이 시민의 의식과 현실의 필요성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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