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검역본부가 페브와 천왕이의 입양을 취소시켰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가 은퇴한 검역 탐지견에 대해 무상양도 공고를 내놓고 8마리 중 5마리의 입양을 취소하겠다고 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6월 29일 검역본부는 복제견 '메이' 사건 이후 동물실험을 함께한 '페브'와 '천왕이'를 구조해달라는 국민청원이 20만 명이 넘은지 1년 3개월 여만에 '검역 탐지견 8마리의 입양자를 찾는다'는 일반인 무상 양도 공고를 냈다. 

동물보호단체들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으로 공고를 낸 8마리의 모든 탐지견에 대해 총 17명이 입양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공식 발표 대신 3마리에 대해서만 개별적으로 입양자를 확정해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통 관세청 등 다른 기관에서 은퇴 사역견들의 입양자를 공식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게재하는 것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동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이하 비구협)에 따르면 "검역본부는 입양 합격자 통보를 지연시키다 결국, 건강상태가 양호한 화성이(복제견), 화요일(복제견), 미키(번식견)만 입양이 결정되어 지난 금요일 검역본부를 빠져나왔다"며, "그러나 페브, 천왕이를 포함한 5마리는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검역본부에서 계속 관리하고 앞으로도 내보내지 않겠다는 일방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에 입양 희망자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검역본부 심사관의 입양 탈락 사유 또한 비합리적이었다. 탈락한 입양 신청자들 제보에 따르면 입양 탈락 사유가 "심사 기간 갑자기 발작이 일어났다. 그래서 우리(검역본부)가 데리고 있는 게 낫겠다"와 같이 입양 신청자의 환경상 문제가 아닌 분양이 예정돼 있던 은퇴 탐지견들의 건강을 이유로 입양신청을 거절했다.

또 다른 입양 탈락 사유는 "(입양 희망자의) 가정환경이 흠잡을 데가 없을 만큼 좋아 보내려 했지만 윗선에서 거부했다"는 말이었다. 

공고란 국가기관이나 공공 단체에서 국민들에게 어떤 사항을 밝히거나 알리는 일종의 '공적 약속'이다. 검역본부는 명확한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국민들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우를 범한 것이다. 

이에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평생 의료비 등을 지원할 것이라는 약속도 했고 언론도 검역본부의 무상분양 사실을 알려왔다”며,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처음부터 분양할 의도가 없었다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결국 페브와 천왕이를 포함한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는 복제견들은 나오지 못했다”며, “이럴 거면 심의위원회는 왜 만들었나. 꼼수를 부리기 위해 만든 허수아비 꼭두각시였냐”고 덧붙였다.

한편, 페브와 천왕이를 포함한 5마리의 복제견들은 입양이 취소돼 아직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검역본부는 이번 무상 분양 공고 결과에 대한 어떠한 공식적인 입장이나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