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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군 동물보호소, 마취 없이 안락사 시행…"비난 면치 못할 것"

김지은 기자 2020-08-13 00:00:00

시체 더미 속, 살아있는 강아지…보성군 동물보호소의 불법 안락사
  전남 보성군 한 동물보호소의 불법 안락사 정황이 드러났다. ​​​​​​(사진출처 = 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
  전남 보성군 한 동물보호소의 불법 안락사 정황이 드러났다. ​​​​​​(사진출처 = 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

전남 보성군 동물보호소에서 20여 마리의 유기견에 대해 마취 과정도 없이 불법 안락사 한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10일, 동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이하 비구협)는 전국 시 보호소 전수조사 중 보성군 유기견 보호소에서 불법 안락사 현장을 포착했다.

비구협에 따르면 현장은 그야 말로 너무 참혹했다고 전했다. 트럭에는 이미 안락사 된 사체들이 포대자루 안에 가득 실려 있었다. 특히, 한 포대자루를 쏟아내자 살아 있는 강아지 한 마리가 사체들 사이에서 힘없이 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날 보성군 유기견 보호소는 90마리의 유기견을 안락사 할 예정이었으나, 안락사 도중 도착한 동물단체의 항의로 21마리에 그쳤다. 당시 안락사는 보성군 담당 공무원 2명의 입회하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성군 관계자는 “유기견 20여 마리 안락사가 끝난 뒤 현장에 도착했다. 지난 4월 이후 처음 시행되는 안락사여서 시행 개체 수가 좀 많았다. 유기동물 공고 기간이 끝난 96마리가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보성군 한 동물보호소는 마취제 없이 안락사를 시행했다. (사진출처 = 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
 보성군 한 동물보호소는 마취제 없이 안락사를 시행했다. (사진출처 = 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

현장에서는 안락사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약품과 대형주사기가 발견된 가운데, 안락사에 사용한 '석시콜린'이란 근육이완제 외에는 다른 마취제나 진통제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행 동물보호법이 정한 안락사 절차를 위반한 것이다. 마취제나 진통제를 투여하지 않은 심정지는 동물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동물보호법 제22조 3항에 따르면 동물의 안락사는 '반드시 마취를 한 뒤 심장정지·호흡마비를 유발하는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측은 △다른 개들이 보는 앞에서 안락사를 진행한 점 △마취제를 사용하지 않은 점 △약물 투여가 진행된 후 완전한 사망에 이르렀는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점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보성군 유기동물보호소에서는 법을 위반하는 것도 모자라 동물을 보호하고 책임져야 할 곳에서 가장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살처분했다"며 "실망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보성군과 보성경찰이 출동해 현장 확인과 사태를 파악 중이며, 동물보호소 관련자들의 혐의가 있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혐의가 드러날 경우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입건할 방침이다. 또한, 보성군은 위와 같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동물학대’ 관리부재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8년 2월 개소한 보성동물보호소는 군에서 위탁받은 민간인이 운영하고 있는 시설로 수의사의 동의를 얻어 유기견을 안락사 시켜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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