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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로 살다 간 '키보드 치는 캣, 벤토'...영원히 잠들다

Jennylyn Gianan 2018-05-28 00:00:00

슈퍼스타로 살다 간 '키보드 치는 캣, 벤토'...영원히 잠들다
▲인터넷 스타 고양이 벤토가 지난 8일 사망했다(출처=게티 이미지)

각종 움짤이나 밈, 패러디를 통해 우리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주는 동물 비디오. 그중에서도 강아지나 고양이의 일상생활이나 웃긴 표정, 실수가 담긴 영상은 언제나 인기 만점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숨을 거둔 고양이 벤토(bento) 역시 이들 가운데 하나다. 벤토는 일명 '키보드 캣(Keyboard cat)'이라는 닉네임으로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누리던 반려묘였다. 키보드 치는 영상으로 무려 10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던 벤토를 만나보자.

벤토와 키보드 캣 현상

지난 2009년 4월 벤토의 보호자였던 찰리 슈미트는 벤토의 리믹스 버전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했다. 이 영상에서는 벤토가 매우 현란한 솜씨로 키보드를 두드리며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물론 얼굴 표정은 키보드를 치는 것과는 사뭇 다르게 무표정한 모습이었지만, 이 영상에 열광한 무려 100만 명 이상의 유튜브 사용자들에게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일약 인터넷 스타가 됐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면서 인기가 올라가자, 슈미트는 아예 벤토의 유튜브 채널을 만들기에 이른다. 채널에는 다양한 100곡 이상의 노래를 벤토가 키보드로 연주하는 모습들을 담았는데, 구독자 수만 16만 7000명으로 각 영상의 평균 조회 수 역시 최대 1만 뷰에 달할 정도다.

슈퍼스타로 살다 간 '키보드 치는 캣, 벤토'...영원히 잠들다
▲피아노에 올라 온 고양이(출처=게티 이미지)

그러나 사실 벤토가 최초의 키보드 캣은 아니다. 슈미트는 이전에 팻소(Fatso)라는 고양이 한 마리를 키웠었는데, 사실 팻소가 최초의 키보드 캣이었다고 한다. 팻소는 벤토보다 이미 20년이나 앞선 1984년 키보드 치는 영상에 등장했는데, 3년 후 사망하고 말았다. 그리고 슈미트는 한참이 지난 이후인 2007년 6월 유튜브에 게시했다. 물론 당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후 2년이 지난 후인 2009년 2월, 유튜버이자 블로거인 브래드 오패럴은 재밌는 영상을 하나 올린다. 바로 에스컬레이터에서 실수로 굴러떨어지는 남성의 영상과 팻소의 뮤직 비디오를 합성해 '플레이 힘 오프, 키보드 캣(Play him off, Keyborad cat)'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게시한 것. 그리고 이 비디오는 유튜브와 다른 동영상 사이트에서 많은 인기를 얻게 된다.

인기에 힘입은 슈미트는 같은 해 블로그를 신설해 원래 키보드 캣이었던 팻소의 영상과 이미지를 올리기 시작했고, 이미지와 영상들은 버즈피드 같은 신생 인터넷 매체에 의해 빠른 속도로 확산돼갔다. 게다가 할리우드 인기 스타인 애쉬튼 커쳐 역시 팻소의 합성 비디오 링크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면서 키보드 캣 비디오는 전 세계적인 팬을 양산시켰다. 키보드 캣의 이미지가 널리 퍼지자, 팬아트 부터 할로윈 커스튬, 티셔츠, 인형 등 팻소를 이미지화 한 여러 캐릭터 상품들까지 제작될 정도였다.

그리고 2009년 슈미트가 올린 벤토의 영상은 다시 한번 키보드 캣의 인기를 절정에 오르게 만들었는데, 마일리 사이러스의 패러디 영상은 물론 메이저 리그 시즌 동안에는 광고에까지 등장하면서 인기는 수직 상승했다.

슈퍼스타로 살다 간 '키보드 치는 캣, 벤토'...영원히 잠들다
▲키보드 치는 귀여운 고양이(출처=게티 이미지)

벤토, 인터넷 아이콘의 죽음

벤토의 인기가 날로 상승하자 벤토는 여기저기 각종 행사에 등장하며 슈퍼스타가 됐다. 매니저가 생겼을 뿐만 아니라 다른 유명한 인터넷 반려동물인 릴 버브나 헤리, 마루 등과도 함께 인기를 누리며 일명 셀럽 캣이 된 것.

벤토가 이러한 인기를 누리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보호자인 슈미트의 능력이 한몫한 것인데, "전혀 개의치 않는" 무표정한 얼굴 표정으로 키보드를 열렬히 쳐대는 모습이 매우 생동감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뽑은 인터넷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고양이 10위 안에 드는 영광을 누리게 되면서 각종 광고에 출현, 수익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물론 광고뿐만이 아니다. 닌텐도 DS 게임 스크리블너츠 등의 다양한 게임에도 얼굴을 비췄고, 영국의 EE 텔레콤 네트워크를 홍보하는 영화 명소에도 출연했다. 유튜브 영상으로 출발해 다양한 인터넷 플랫폼의 스타로 명성을 얻게 된 것이다.

그러나 벤토의 오르는 인기와 다르게 건강은 좋지 못했다. 결국, 암으로 세상을 뜨고 만 것. 9년의 삶을 살았던 벤토는 보호자 슈미트의 추모 비디오에서 마지막 키보드 캣으로서의 커리어를 마치게 된다. 슈미트는 추모 비디오에서 고양이의 죽음이 "개인적인 비극"이라며, 인터넷 고양이의 죽음은 재앙이라고 애도했다.

슈미트 외에도 벤토의 팬들과 벤토를 알고 있었던 여러 네티즌들 역시 트위터와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통해 벤토의 죽음을 함께 애도했다. 가상 세계에서 자신의 끼를 맘껏 발산하며 인기를 구가했던 벤토는 그러나, 여전히 영상을 찾아보면서 추모하고 회상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언제라도 남아있을 것이다.

[팸타임스=Jennylyn Giana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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