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
사람들은 사랑, 친절, 그리고 인내심으로 집에 데려온 반려견을 맞이한다. 새 집에 도착한 강아지는 동물 보호소에서 왔든 브리더에게서 왔든 집 안을 탐색하고 돌아다닌다. 그리고 곧 새로운 장소에 익숙해진다.
대부분의 반려견이 이런 과정을 겪는다. 이들은 새 주인에게 입양돼 처음 며칠 동안은 매우 조심스러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운이 좋은 강아지라면 평생 동안 한 가족과 함께 지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모든 개가 운이 좋은 것은 아니다. 특히 믹스견들에게 현실은 더욱 가혹하다. 이 개들은 품종견들에 비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
우리 모두 말은 하지 않지만 사람에게 버려져 동물 보호소에 간 개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다. 이 개들은 대부분 안락사를 당한다. 누군가 그 개를 원하는 사람이 없다면, 개는 그대로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
물론 동물 보호소 측에서도 개들은 안락사시키고 싶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단체는 거의 비영리 단체이며 공간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다른 개들을 더 구조하려면 이미 구조돼 보호소에 들어온 개들을 안락사시켜야 한다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출처=픽사베이 |
최근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고 동물 보호소에서 반려동물을 입양할 것을 적극 홍보하는 동물 보호소가 늘었다. 유기견 입양이나 믹스견 입양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점차 바뀌고 있다.
또한 안락사를 시키지 않는 동물 보호소도 등장했다. 이들은 개 품종이 아니라 개의 성향과 특성에 집중해 유기견을 입양보낸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코스타리카에 있는 테리토리오 데 자구아테스(Territorio de Zaguates)다. 이곳은 리아 배틀이 설립한 산기슭의 거대한 농장이며 약 378에이커의 땅에 970마리의 개가 살고 있다.
이곳에 사는 개들은 모두 유기견이었다가 구조당한 개들이다. 그리고 이곳에는 목줄도, 안락사도 없다. 말하자면 노킬(No-Kill) 보호소다. 개들은 넓은 들판을 마음껏 뛰어다닌다.
이 보호소의 수의사는 보호소에 들어온 개들 중 대부분이 믹스견이며, 믹스견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독특한 품종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버스 정류장 등에 광고판을 설치해 유기견 및 믹스견 입양을 장려하고 있다.
이 보호소는 점차 유명해졌다. 인간이 만들어낸 임의적인 '혈통'이나 '품종'이 아니라 개의 저마다 독특하고 특별하며 사랑스러운 면을 내세웠다. 이곳을 거쳐간 수많은 개가 새 주인에게 입양됐다.
배틀은 "사랑받지 못할 동물은 없다. 뱀이 사랑받지 못하는가? 그렇다면 내가 뱀을 사랑하면 된다. 두꺼비가 사랑받지 못하는가? 그렇다면 내가 두꺼비를 사랑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출처=셔터스톡 |
배틀과 그녀의 남편 알바로 사우멧은 처음에 자신들의 집 뒷마당을 비공식적인 동물 보호소로 만들어 유기견을 구조했다. 구조한 개들은 곧바로 동물병원에 데려갔다. 구조한 개들이 30마리에 이르렀고 이들은 농장으로 이사했다.
몇 년 후 개는 300마리로 늘어났다. 그 중 80마리는 코스타리카 수도에 있는 한 보호소에서 안락사 위기에 처한 유기견을 구조한 것이다. 개들은 계속 늘었다.
이곳은 마치 개들의 천국처럼 보인다. 하지만 개체 수가 많다보니 배틀과 사우멧은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또 농장 이웃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배틀은 "이게 우리 사회의 실제 모습이다. 사람들은 우리에게 왜 고생을 사서 하냐고 묻는다. 나는 우리가 하는 일이 옳다고 생각한다. 안락사가 존재하는 동물 보호소는 해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테리토리오 데 자구아테스의 개들이 모두 새 가정을 찾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정을 찾지 못한 개가 안락사를 당하기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뛰노는 곳에 머무르는 것이 낫다.
한 전문가는 "같은 보호소라고 하더라도 개가 철장이나 케이지 안에 갇혀있는 곳과 넓은 들판을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곳은 다르다. 리아 배틀이 설립한 보호소는 개들의 정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팸타임스=이경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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