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
민감한 후각으로 여러 다양한 곳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반려견들에게 또 다른 미션이 주어졌다. 바로 고대 예술품의 냄새를 감지하는 것으로, 전쟁에서 약탈당하고 있는 예술품뿐 아니라 암시장에서 밀매되고 있는 예술품들을 찾아내는 것이 목적이다. 그럼 이제부터 '인디아나 존스'처럼 예술품 밀매를 막기 위해 활약하는 강아지들의 소식을 알아보겠다.
예술품 밀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과 뉴햄프셔에 소재한 문화유산 법률회사인 레드아치(Red Arch)는 최근 'K-9 예술품 파인더'(K-9 Artifact finders)라는 팀에서 임무를 수행할 반려견을 훈련시키는 파트너십을 체결,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들의 협력 내용은 훈련받은 반려견들을 국경에 배치해 예술품들이 암시장으로 밀수출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다. 주 타깃은 박물관과 유적지에서 도난된 고대 유물들이다. 고대 예술품 도난은 전쟁이 한창인 시리아나 이라크와 같은 중동 지역에서 주로 많이 발생한다.
▲출처=셔터스톡 |
지난해에는 이라크에서 도난됐던 수천 가지의 고대 예술품을 구매한 혐의로 공예품 공급 체인인 하비로비(Hobby Lobby)에게 300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되기도 했다. 예술품들은 중동에서 발판을 넓히며 자금을 조달하려는 지하디스트 조직에 의해 밀매되고 있는데, 동상부터 쥬얼리, 예술작품 등 그 범위도 매우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매년 불법으로 거래되는 골동품의 규모가 연간 3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렇다고 예술품 밀매가 중동의 전쟁 지역에서만 만연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서구지역에서도 공공연히 예술품들이 도난되며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 세관 국경 보호국에 따르면 2007~2016년까지 약 30개국에서 도난돼 미국으로 온 문화유물은 약 7800개 이상에 달한다. 여기엔 고대 이집트의 미라와 석관도 포함돼있다.
▲출처=셔터스톡 |
반려견 탐지 훈련
반려견을 훈련시켜 고대 예술품의 냄새를 탐지하려는 시도는 레드아치의 릭 세인트 힐레어(Rick St. Hilaire) 전무이사가 생각해낸 아이디어다. 그는 지난 2015년 USB 드라이브와 SD카드와 기타 데이타 저장 장치 등의 전자 장치를 냄새로 맡아 찾는 법을 훈련받는 반려견들에 대한 기사를 읽고 고대 도자기 같은 예술품의 냄새 역시 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후 탐지견을 위한 연구 및 훈련센터인 '펜 벳 워킹도그 센터'(Penn Vet Working Dog Center)에 연락해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박물관과 수의학과의 협력으로 K-9 예술품 파인더를 창설했다. 그리고 한 달 후인 지난 1월, 드디어 탐지 훈련을 받게 될 1마리의 저먼 셰퍼드와 4마리의 래브라도 리트리버들이 선정됐다.
초기 훈련은 고대 예술품에서 나는 특유의 뚜렷한 냄새를 익히는 것이다. 특히 도자기 같은 예술품들은 다공성 물질의 냄새가 많이 나 일반 금속보다 훨씬 더 많은 냄새를 풍기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깨지기도 쉬워 훈련을 받는 반려견들은 해당 예술품에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는 없다. 대신 목화송이의 냄새를 맡도록 교육한다. 예를 들어 산산이 조각난 시리아 고대의 도자기의 경우 목화송이로 만들어진 밀폐된 가방 안에 넣어 72시간 동안 보관된다. 그럼 반려견들이 이 가방의 냄새를 맡아 탐지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는 면화송이가 아닌 예술품의 냄새를 탐지하는 것으로, 고대와 현대의 예술품을 냄새로 구분할 수 있을 때까지 훈련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훈련을 주도하는 신디 오토(Cindy Otto)는 반려견들이 일주일에 3번 정도 훈련을 받고 있으며, 훈련에도 매우 잘 반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훈련은 이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가장 첫 단계로, 약 9개월 정도 지속될 예정이다. 그 이후엔 실험실을 벗어나 공항같은 실제 현장에 투입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그러나 훈련이 고대 예술품 탐지를 넘어 더 다양한 분야로 발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팸타임스=이경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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