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셔터스톡 |
뉴욕에 사는 공연 예술가 벤티코는 애완 공작을 데리고 뉴어크 국제공항을 찾았다. 이 새는 사람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서포트 애니멀(emotional support animal)로 등록된 공작이었다.
하지만 유나이티드 항공은 공작새의 기내 탑승을 거부했다. 항공사측은 만약 벤티코가 공작을 위한 좌석 티켓을 별도로 구입했다고 하더라도 탑승을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에 며칠 앞서 다른 항공사인 델타 항공이 일반 반려동물을 서포트 애니멀로 속여 기내에 탑승하려는 것을 막을 새로운 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48시간 사전 통보
델타 항공은 동물을 데리고 여행하려는 모든 승객이 오는 3월 1일부터 비행기 탑승 48시간 전에 항공사에 통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나이티드 항공도 이와 비슷한 규정을 가지고 있다. 일부 승객들은 비행기 내에서 안정을 취하기 위해 서비스 동물과 함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유나이티드 항공은 "우리는 항공사로서 기내에 탄 모든 승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 공작새의 주인은 48시간 전까지 항공사에 해당 내용을 통보하지 않았으며 전문 의사가 발행한 허가서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또한 공작은 너무 무겁고 크기가 크다. 그래서 탑승을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전했다.
벤티코 또한 공항에 도착하기 전에 세 차례에 걸쳐 공작새의 비행기 탑승이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원래 예술 작품을 위해 구입한 공작이었던 덱스터는 이제 벤티코의 반려조가 됐다. 둘은 뉴욕에 있는 집에 함께 살며 벤티코는 덱스터를 산책에 데리고 나가기도 한다.
덱스터의 비행기 탑승이 거절당하자 벤티코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덱스터와 함께 육로로 여행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벤티코와 덱스터는 자동차를 타고 무사히 목적지인 오클라호마에 도착했으며 이후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4,000명이나 늘었다.
▲ 출처=셔터스톡 |
진짜 서비스 동물인가?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벤티코가 자기 홍보 목적을 위해 공작새를 공항에 데려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벤티코의 인스타그램 댓글에 덱스터가 진짜 서비스 동물이 아니라고 썼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비스 동물로 커다란 새가 아니라 작은 개를 데리고 다닌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벤티코처럼 규정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동물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미국 부동산공정거래법(Federal Fair Housing Act)에 따르면 장애인은 자신의 서비스 동물과 함께 살 수 있는 합리적인 주택을 빌리거나 구입할 수 있다. 미국 주택도시개발국(Housing and Urban Development)은 서비스 동물이 단순한 반려동물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감정적인 지원을 하는 서비스 동물은 고양이나 개로 국한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동물이 다른 사람의 건강과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지 개별화된 평가를 거쳐야 한다. 지난 2012년에는 기니피그가, 2015년에는 소형 말이 서비스 동물로 인정받았다.
▲ 출처=셔터스톡 |
동물과 관련된 사건
델타 항공은 비행 중 동물과 관련된 중대한 사고가 증가하면서 서비스 동물에 대한 건강 진단 및 심사, 관련 규정이 부족해 안전한 여행이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지난 2014년에는 어떤 사람이 서비스 동물로 돼지를 데리고 비행기에 탑승했는데 돼지가 비행기 운행에 지장을 주는 행동을 하는 바람에 비행기에서 내려야 했다.
ABC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어떤 사람들은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비행기 탑승 요금을 내지 않기 위해 동물을 서비스 동물로 등록한다. 애틀랜타에 사는 한 여성은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테리어 믹스인 반려견을 데리고 비행기에 탔다.
이 여성은 무료로 심리 평가를 해주는 웹사이트를 발견했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설문지를 작성하고 몇 가지 질문에 답했다. 이 여성은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답변을 조작했다.
그리고 그녀는 의사의 소견서를 얻을 수 있었다. 소견서 내용에 따르면 정서 지원 동물이 반드시 필요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여성이 공황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 편지를 소지하고 반려견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여행했다. 이 여성이 반려견과 6차례 여행을 하는 동안 항공사가 편지를 제시하라고 요구한 것은 두 차례뿐이었다.
서비스견 단체의 CEO 폴 먼델은 이 애틀랜타 여성처럼 법의 허점을 이용해 반려동물을 무료로 비행기에 태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정말로 서비스 동물의 동반 탑승이 필요한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인터넷 상에는 안내임을 뜻하는 조끼, 목줄, 인증서, ID 카드 등을 254달러(약 27만 원)에 판매하는 업체도 있다.
[팸타임스=조윤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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