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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자르고, 꼬리 자르고...반려견 '미용 성형' 논란

이경한 2018-01-31 00:00:00

귀 자르고, 꼬리 자르고...반려견 '미용 성형' 논란
▲출처=픽시어

귀가 유난히 뾰족하거나 꼬리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짧은 개를 본 적이 있는가? 이런 개들은 대부분 귀를 자르고 세우는 단이 수술이나 꼬리를 자르는 단미 수술을 받은 개들이다. 이런 수술은 보통 개가 아주 어린 강아지일 때 시행된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매년 수천 마리의 강아지가 이런 종류의 수술을 받는다. 그렇다면 개들은 어째서 이런 '미용 성형'을 받아야 할까?

단이 수술

강아지의 귀 옆부분을 자르고 귀가 꼿꼿하게 서도록 교정하는 절차를 단이 수술이라고 한다. 이것은 특정 개 유형의 '표준'에 맞추기 위한 선택적 외과 수술이다.

단이 수술을 주로 받는 견종은 도베르만 핀셔, 그레이트 데인, 슈나우저, 복서 등이다.

단이 수술 절차는 일반적으로 8~12주령 사이의 강아지에게 시행된다. 수술 후에는 붕대를 감고 머리 위에 종이컵을 올린 뒤 귀를 종이컵에 묶어 꼿꼿하게 서도록 만든다. 과정이 끝나기까지 1달 이상이 걸린다.

과거의 단이 수술 목적

과거에는 단이 수술에도 목적이 있었다. 예전에는 개 싸움이나 개와 황소를 싸우도록 만드는 불베이팅이 인기 있는 스포츠였다. 그래서 투견이나 불베이팅에 참가하는 개들은 단이를 했다. 싸움 도중 귀가 찢어지면 더욱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특히 귀가 처져서 팔랑거리는 개들은 싸움에서 귀가 약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단이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오늘날 개들은 미용 목적, 즉 인간이 정한 '견종 표준'에 부합하기 위해 이 수술을 받는다. 귀에 질병이 발생해 수술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귀 자르고, 꼬리 자르고...반려견 '미용 성형' 논란
▲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단미 수술

단미 수술은 개의 꼬리를 자르는 수술이다. 새끼 강아지일 때 꼬리를 실로 묶어 혈액 공급을 막아 꼬리가 저절로 떨어지게 만들거나 가위로 자르는 외과 수술을 진행한다.

일반적으로 강아지가 생후 2~8일일 때 단미 수술을 진행한다. 강아지가 더 자라면 꼬리의 혈관과 신경이 발달하기 때문에 전신 마취가 필요하다.

단이 수술과 마찬가지로 단미 수술은 과거에 나름의 목적이 있었다. 단미 수술로 가장 유명한 견종은 웰시코기인데, 웰시코기는 과거에 소몰이견이었으며 소의 발에 웰시코기의 꼬리가 밟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단미 수술을 했다.

또 일부 워킹 그룹 개들의 경우 꼬리가 흔들려 의도치않게 일에 방해되는 경우가 있어 단미 수술을 했다. 일부 강아지는 꼬리가 휜 채로 태어나거나 부상을 당해 단미 수술을 했지만 현재는 대부분 미용 목적이다.

논쟁

불베이팅과 같은 잔인한 스포츠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개들은 왜 단이 수술을 받아야 할까? 우리는 이미 귀가 뾰족한 도베르만, 그레이트 데인, 복서 등에 익숙하다. 또 도그쇼 등에 출전하는 개들은 인간이 만든 미적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단이 수술을 받아야 한다.

단미 수술도 마찬가지다. 반려견으로 자라는 웰시코기 외에 푸들, 미니핀, 도베르만 핀셔 등의 견종이 단미 수술을 받는다.

다시 말해 극소수의 건강이나 의학적 목적을 제외하고 단이나 단미 수술은 대부분 미용 목적으로 행해진다.

미국켄넬클럽은 단이와 단미 수술을 '견종 표준에 부합하기 위한 수용 가능한 관례'라고 인정했지만 미국수의사협회는 이것을 '단순한 미용 목적'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건강상 위험 때문에 거의 100년 전부터 단이 수술이 금지됐다.

효과

단이 수술이나 단미 수술은 여러 합병증을 유발한다. 예를 들어 단미 수술을 받은 개는 노령견이 됐을 때 요실금에 걸릴 수 있으며 귀나 꼬리가 없는 개는 개들 간의 의사소통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단이 수술을 받은 개는 청력을 잃을 위험이 있으며 특히 이런 수술에 미숙한 사람이 개의 귀를 자르면 신체적 손상이 발생한다.

귀 자르고, 꼬리 자르고...반려견 '미용 성형' 논란
▲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요약하자면 단이 수술과 단미 수술은 과거에 각기 목적이 있었던 행동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대부분 미용 목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반려견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견종 표준에 부합하지 않는 외모라고 하더라도 모든 반려견은 사랑과 보살핌을 받을 자격이 있다.

[팸타임스=이경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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