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산파랑새/셔터스톡 |
심각한 사고, 즉 전쟁이나 자연재해, 기타 사고나 사건 등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대해 공포감을 느끼며 지속적으로 불안 증상을 보이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면 발생하는 이 심리적인 반응은 만성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특히 더 위험하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오랫동안 소음공해에 노출된 새들 역시 PTSD 증상을 겪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와 더욱 우려를 사고 있다.
국립과학원회보에 실린 이 연구에서는 뉴멕시코 북부에 있는 천연가스 처리 시설 근처에 살고있는 새들이 오일과 가스 작업으로 인해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는 징후가 밝혀졌다. 새들의 건강 역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천연가스 처리 시설 주변에 약 240개의 둥지를 관찰한 결과, 새들에게서 불안과 주의산만, 그리고 위험을 감지하는 감각이 극도로 발달하는 상태인 과각성(hypervigilance)이 증가하면서 호르몬 수치가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음공해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오면서 새들은 포식자들이 접근하는 소리 등 일반적인 소리를 듣는 능력이 저하돼 편집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새끼새들 역시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었는데, 특히 성장 발육이 완전히 발달되지 못하다거나 깃털도 빈약하게 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생존하지도 못했다.
▲ 출처=웨스턴 파랑새/픽사베이 |
이와 관련 미 플로리다 자연사박물관의 생물 다양성 정보학분야 큐레이터인 롭 구랄닉(Rob Guralnick)은 천연가스 시설에서 나온 소음공해가 새들의 감각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또한 새들은 주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지 못해 그로 인한 스트레스 수준 역시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몰라 영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일정한 스트레스가 인간 건강의 여러 측면을 저하시키는 것처럼, 새들의 생리학적 건강과 체력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도 경고했다.
연구팀은 또한 방울뱀캐년 서식관리지역 근처에 사는 웨스턴 파랑새(Western Bluebird)와 산파랑새(Mountain Bluebird), 그리고 쟂빛멱딱새(Ash-throated flycatcher)의 3종을 관찰했는데, 이들 모두 천연가스정과 압축 장치가 있는 곳에서 살고 있었다. 이곳 역시 장치에서 나오는 낮은 허밍 소리가 지속적으로 들리는 소음공해 지역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 지역 새들의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corticosterone) 수준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호르몬 수치와 더불어 소음공해가 새들에게 미치는 물리적인 영향은 소음공해와 스트레스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했다. 즉, 코스티코스테론의 낮은 수치는 동물들이 오히려 많은 양의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는 징후라는 것. 또한 소음 수준이 10dB 증가하면 동물 서식지의 성장은 90%까지 저하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인간의 환경 개발과 동물 개체수의 감소를 처음으로 연결시킨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구랄닉은 그동안 서식지의 퇴화는 물리적인 방법에서의 환경 변화만을 의미했지만 이번에는 음향 환경의 저하라며, 이는 진정한 보존 문제로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 출처=쟂빛멱딱새/위키미디어 커먼즈 |
반면 캘리포니아폴리테크닉대학의 생태학자인 클린트 프랜시스(Clint Francis)는 이번 연구와는 달리 이전 연구들에서는 소음공해 지역에 사는 것이 어떤 식으로든 새들에게 혜택을 준다고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즉 새들이 소음에 내성이 생기고 인구통계 역시 변화시켜 지역 사회 구조가 조정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소음이 포식자의 접근을 제한시켜 일부 조류들은 더욱 번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소음지역의 새들은 PTSD를 겪고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이 발견된 것.
한편, 이번 연구 결과를 분석한 크리스토퍼 로리(Christopher Lowry) 콜로라도대 스트레스 생리학자는 새들의 PTSD 증상이 놀랍지 않다고 반응했다. 그는 장기간 지속된 긴장이나 압박등에 노출된 생물체는 보통 스트레스로 인해 부정적인 반응을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끊임없는 자극과 과각성 상태에 있고 이런 상황을 무력화시킬 방법이 없다면 새들은 앞으로도 만성 피로 상태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프랜시스 박사는 역시 소음공해로 인해 청력이 손실되면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이는 동물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는 새들이 주변의 잠재 위험을 파악할 수 없어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그는 "동물들은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환경을 조사하고 위험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린다"며 "소음이 하는 일 중 하나는 정말로 중요한 감각 채널을 저하시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팸타임스=Jennylyn Giana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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