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신문 = 한정아 기자]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반려동물은 100만여 마리에 달한다. 등록되지 않은 반려동물까지 따지면 그 수는 곱절이 늘어갈 것이라고 업계는 전한다. 이렇게 반려동물 수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관련 산업도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에 1조 8000억 원 규모인 반려동물 시장이 2020년에는 약 6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반려동물 관련 새로운 직종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애완동물 행동상담원이다. 애완동물 행동상담원은 한국고용정보원 발표 향후 5년 뒤 뜰 유망 미래 직업 5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국내외 직업비교 분석 및 분야별 창직연구'에 담겨 있는 애완동물 행동상담원(Pet Behaviour Counsellor)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애완동물 행동상담원 생성배경
반려동물에 의존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지만 더불어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반려동물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동물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애완동물의 본능과 욕구, 행동 패턴, 사회성 등을 충분히 인지해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하는 동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동물의 문제 행동이 지속되면 동물유기나 학대 등과 같은 극단적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동물보호 조사현황을 공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2년 유기동물은 99,254마리로 2008년의 77,877마리에 비해 약 28% 증가한 상황이다. 애완동물 산업이 우리보다 더 발달한 국가에서는 동물과 주인이 함께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조언을 해주는 전문가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관련 직업이 공식적인 직업으로 존재한다. 애완동물행동상담원 (Pet Behaviour Counsellor)은 영국의 National Career Service에 수록 돼 있는 750개 직업 중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애완동물 행동상담원 수행직무내용
애완동물행동상담원은 애완동물의 주인에게 애완동물을 일반적으로 어떻게 다뤄야 하며 다양한 문제행동을 어떻게 교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전문가이다. 이들이 주로 다루는 동물은 개와 고양이이며 이들의 행동 중 과도한 짖음, 사람과 동물에 대한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행동, 화장실 문제, 차나 자전거를 집요하게 쫒아가기, 비합리적 두려움 등과 같은 문제적 행동의 본질과 원인을 분석하고 이 행동을 교정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동물을 치료하는 수의사가 애완동물행동상담원에게 행동의 교정을 의뢰하는 경우도 많으며 애완동물 주인의 집을 방문하거나 자신의 자영업 장소에서 해당 동물의 행동에 대해서 소유주와 상담을 한다.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소유주와 대화를 나누고 동물을 관찰한다. 그리고 문제의 본질과 가능한 원인을 분석하며 소유주가 따라야 할 행동교정 프로그램을 설계해준다. 동물의 문제행동과 관련된 진전을 살펴보고 필요한 경우에 프로그램의 일부를 수정한다.
동물행동을 교정하는 것은 스트레스가 많을 수 있다. 어떤 동물의 행동은 고착화돼 있거나 의학적 원인 때문에 수정되기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애완동물 행동상담원 해외 교육/훈련/자격 및 종사현황
이 직업에 종사하기 위해서는 동물을 다루는 기술과 경험, 말하고 쓰는 의사소통 기술, 소유주가 공감하고 행동교정을 하도록 동기화시키는 능력 등이 있어야 한다.
영국에는 애완동물행동상담원으로 입직하기 위한 세 가지 경로가 있다. 첫 번째 경로는 대학과 같은 고등교육기관에서 동물행동과 관련된 학위를 받는 것이다. 대학에서 생물학이나 다른 과학, 그리고 영어와 수학 등의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두 번째 경로는 동물을 돌보는 산업 내에 고용돼 실무 경험을 쌓는 것이다. 세 번째 경로는 관련기관 중 하나에서 전문가 과정을 이수하는 것이다. 어떤 경로를 택하건 개별적인 동물행동교정과 관련된 수련과정을 거치면서 경험 있는 전문가로부터 감독을 받아야 이 직업인으로 종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영국의 NCS(National Career Service)에 의하면 이 직업 종사자는 대부분 자영업자로 일한다. 수입은 주로 건당 상담료를 받는데 시간당 £85 에서 £250까지 받는다. 애완동물행동상담원으로 근무하는 사람의 수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동물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수는 약 78,000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애완동물 행동상담원 국내현황
2014년부터 국비지원으로 애완동물 행동상담원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점차 애견인구가 많아짐에 따라 동물이 문제행동을 보일 때 이를 교정하려는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선진국 수준의 훈련프로그램이나 교육과정이 없다. 대학의 동물관련학과가 2012년 현재 4년제 대학 9개, 전문대학에 약 20개 존재하지만 트리머, 핸들러, 동물간호, 동물미용, 실험동물관리 등의 내용을 다양하게 배우다 보니 정작 행동교정 및 심리에 대한 심도 있는 교육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애완동물행동상담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나 그 상담 수준이 낮고 관련 전문가의 수도 적은 편이다. 동물판매업(펫샵)에서 동물을 구매하거나 진료 시 동물의 사육과 훈련에 대한 조언이 일부 이뤄지고 있는데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상담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동물행동교정이나 상담 전문가가 존재하지만 동물조련이나 훈련을 담당하던 이의 개인적 경험과 노하우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전문가를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애완동물 행동상담원 예상되는 쟁점(활성화 방안)
우리나라 애완동물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애견 수는 5백만 마리가 넘는다. 향후 고령화와 핵가족의 심화 때문에 독신가정이 증가할 것이고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도 계속 이어질 것이며 반려동물 중에 잘못된 행동을 보이는 동물도 많을 것이다. 반려동물 소유주는 이웃 주민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는 문제행동(심하게 짖는 행동, 난폭성, 사회성 결여)에 대한 교정의 필요성을 갈수록 절감하고 있다.
소유주 중에는 애견훈련소 등에 맡겨서 동물의 행동을 교정/훈련시키기 보다는 애완동물행동상담원이 집으로 직접 방문하기를 희망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어 관련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의 사례를 검토하면 애완동물행동상담원은 자영업자가 대부분이므로 공공의 영역보다는 민간 영역의 직업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동물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문제행동교정에 대한 실패가 원인이 돼 유기견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의 동물행동상담원 직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정부차원에서 실시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국가가 직접 동물행동상담원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기보다는 동물 문제행동 에 대한 이해와 기본 교육과정을 충실히 교육할 수 있는 기관을 인증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영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충분한 사례를 접하고 감독(Supervision)을 받은 후에 전문가로 인정을 받도록 하는 동물행동교정 전문가 양성 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
한정아 기자 han@do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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