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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러브송의 주인공 '미드맨쉽 피시', 이들이 가진 능력

강규정 2018-01-05 00:00:00

1시간 러브송의 주인공 '미드맨쉽 피시', 이들이 가진 능력
▲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바다에 사는 수많은 물고기들. 이들도 짝짓기를 위해 서로 경쟁하고 특유의 개성을 내뿜는다. 그 가운데서도 특유의 '러브송'으로 경쟁자를 물리치고 짝짓기 파트너를 찾는 로맨틱한 물고기를 소개한다.

플레인핀 미스쉽맨 피시

일반심리학저널( Journal of General Psychology)에 최근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이 매력적인 러브송의 주인공은 태평양에서 살고있는 플레인핀 미드쉽맨 피시(Plainfin midshipman fish)다.

이 물고기는 생물발광을 하는 아귓과 어류로, 어둠속에서 내는 발광기가 마치 해군 유니폼의 단추에서 나는 빛처럼 보여 미드쉽맨(해사생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수컷들은 이 발광을 짝짓기를 위해 암컷을 유혹하는데 자주 사용한다.

또한 다른 대부분의 동물세계에서 수컷이 가족을 보호하는 특징과는 달리 이들은 길들여지지 않는 성향이 있다. 단 알이 부화해 새끼들이 둥지를 떠날 때까지 곁에서 보호하고 지키는 역할을 하는데 수정 후 약 45일 정도가 소요된다.

허밍 소리는 이 물고기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이다. 이들은 낮은 콧노래 같은 소리를 내는데, 자신과 꼭 맞는 짝짓기 상대를 찾기 위해 수컷은 약 1시간 동안이나 허밍 소리를 낼 수 있다. 다른 비슷한 계통의 물고기들이 짝짓기 소리를 낼 때 간헐적으로 잠시 침묵하는 조용한 시간을 갖는 것에 비해 미스쉽맨 피시는 연속적으로 1시간 동안 허밍소리를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1시간 러브송의 주인공 '미드맨쉽 피시', 이들이 가진 능력
▲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빠른 근육 수축 활동

미 펜실베니아대학의 연구팀은 이들이 오랫동안 허밍소리를 낼 수 있는 이유를 부레근육(swimbladder muscle)에서 찾았다. 다른 척추 근육들보다 이 부레근육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수축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으로, 부레를 둘러싸고 있는 근섬유의 이완과 빠른 수축작용이 뒷받침된다. 보통 일반적인 대서양 아귓과 어류들은 초당 100~200번의 부레근육의 이완과 수축작용이 발생한다. 이들은 뱃고동 소리처럼 짧게 소리를 내고 중간중간 잠잠한 모습을 보이지만, 미드쉽맨 피시의 경우 이런 근육과 수축의 이완주기가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이들을 각각 1과 2의 유형으로 나눠 소리 간격을 관찰했다. 유형1의 경우 유형2보다 체중이 무려 8배 가량 더 나가는 미스쉽맨 피시들이었는데 발성기관 역시 크기가 컸다. 이들은 시간당 36만 번가량의 초고속 수축운동을 통해 1시간 가량 허밍소리를 지속할 수 있었다.

근육 수축을 위해서는, 신경자극의 반응으로 칼슘 이온들이 세포 저장소에서 근섬유의 세포질로 방출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 이온들은 이후 세포 저장소로 다시 펌핑돼 들어가면서 잠시동안 근육을 이완시키는 역할을 한다. 미드맨쉽 피시의 근육은 그러나 이런 완벽한 과정을 거치기에는 너무 빨리 수축되는 현상을 보인다.

또 근육의 수축 주기를 완벽히 수행하기 위해 다른 대서양 아귓과어류들은 잠시 짝짓기 소리를 내지 않는 사이 파브알부민 단백질을 생성하는데, 이 단백질은 세포질에서 과도하게 나온 칼슘 이온들을 분해하고 천천히 세포 저장소로 다시 옮겨가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미드맨쉽 피시는 이들보다 더 적은 파브알부민을 생성해 사실상 이런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1시간 러브송의 주인공 '미드맨쉽 피시', 이들이 가진 능력
▲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이런 모든 사실에도 불구, 여전히 미드맨쉽 피시는 한 시간 동안 짝짓기 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아귓과 어류다. 연구팀은 이 물고기들이 일반 정상 칼슘 방출보다 8배나 더 낮은 칼슘 방출 조절 능력을 갖고 있어 체력 유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펜실베니아대의 로렌스 C. 롬(Lawrence C. Rome) 생물학 교수는 이들이 방출하는 칼슘의 양이 허밍 소리를 내는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극 당 방출되는 소량의 칼슘은 이들의 부레 근육 내 칼슘 펌프가 장시간동안 고주파 자극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요소라고 말했다.

또한 이들의 근육은 칼슘을 방출하고 세포 저장소로 빨리 보내는 기능을 더 잘 수행할 뿐 아니라, 장시간 동안 소리를 내면서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완벽한 균형 감각을 지녔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즉, 빠른 칼슘의 펌핑과 적은 양의 칼슘 방출의 조합이 짝짓기 소리를 내는 동안 칼슘이온들의 균형을 완벽히 이루게 해주는 것.

다만 연구팀은 미드맨쉽 피시가 소리를 내는 충분한 힘을 어떻게 생산하는지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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