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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대응에...40만에 멸종된 미 토착 '우렁이'

이경한 2018-01-02 00:00:00

늑장대응에...40만에 멸종된 미 토착 '우렁이'
▲출처=플리커

환경오염 등 인간의 서식지 파괴에 여러 생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서는 40년전 처음 발견됐던 수생 생물인 우렁이가 멸종됐다는 보고가 나와 우려를 사고 있다.

우렁이(학명 :Beaverpond Marstonia) 멸종되다

2010년 미국의 생물다양성센터(Center for Biological Diversity)는 지난 1973년 제정된 멸종위기종보호법(the Endangered Species Act)에 따라 보호되는 야생동물과 식물의 연방목록에 우렁이를 추가해달라는 청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청원은 최근 거부당했다. 바로 조지아에서 이제 우렁이를 볼 수 없게 됐기 때문. 공식적으로 이 생물은 멸종됐다. 센터는 농업과 도시화에 따른 지하수 고갈과 환경오염을 우렁이의 멸종 원인으로 지목했다.

늑장대응에...40만에 멸종된 미 토착 '우렁이'
▲출처=픽사베이

멸종된 우렁이의 정식 명칭은 마스토니아 캐스터(Marstonia castor)로, 지난 1977년 조지아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당시 이 생물은 "조지아주 도시 메이컨의 시더크리크에서 발견된 작고 황갈색을 띈 우렁이"라고 묘사됐다. 이 우렁이는 4개의 나선형 무늬가 달린 껍데기로 이루어져있으며, 높이는 약 0.25cm가량이다. 아가미와 아가미뚜껑으로 구성되있고 미국 토착종이다.

동굴우렁이과(Hydrobiidae family)의 우렁이들은 조지아 내 3개곳의 크리크에서만 발견되는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약하게 흐르는 신선하고 얕은 물의 수풀에서 서식하며 미생물을 섭취한다.

미 어류및 야생동식물 보호국(Fish and Wildlife Service)에 따르면 이 우렁이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시점은 2000년도로, 그 이후로는 목격되지 않았다. 보호국은 보고서를 통해 2014~2017년 사이 이전 발견됐던 서식지와 주변의 비슷한 서식지에 대한 반복된 조사를 진행했지만 표본을 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해당 우렁이 종이 이미 멸종됐을 거라는 의문이 제기되곤 했다. 보호국은 최종적으로 "우렁이가 멸종된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늑장대응 비판

그러나 생물다양성센터는 해당 우렁이 종의 보존 노력을 진행했었더라면 멸종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센터의 수석 연구원 티에라 커리(Tierra Curry)는 보존 노력으로 해당 종을 구할 수 있었을 적절한 시기에 야생 동물이 멸종돼 가슴이 아프다고 심경을 전했다.

센터는 보호국의 늑장대응도 강력히 비판했다. 탄원서가 2010년 제시됐음에도 보호국에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 고소를 당한후인 2016년에야 법이 제정됐다는 것. 센터에 따르면 1984년부터 이미 해당 우렁이 종은 연방정부의 보호대상이었으며, 2011년에도 우렁이에 대한 보호 방침을 제정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늑장대응에...40만에 멸종된 미 토착 '우렁이'
▲출처=플리커

그러나 현지 보호국은 해당 종을 관찰하는 과정이 쉽지않은 일이었다고 해명하고있다. 담당자인 돈 임(Don Imm)은 샘플을 채취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파괴적인 작업이었기 때문에 서식지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는 자주 현장에 가는 것을 제한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보호국은 또한 우렁이의 멸종 선언은 조지아의 천연자원부와 일부 전문가들이 5마리의 우렁이만이 남은 것으로 판단되면서 대다수가 멸종됐을 거라는 논의 끝에 나온 발표라고 설명했다.

이번 멸종된 우렁이는 미 남동부에서 9번째로 멸종된 종이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의 첫번째 멸종된 종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다른 멸종된 종들은 제스토스 스키퍼 나방(Zestos skipper)과 록랜드 그래스 스키퍼 나방(Rockland grass skipper)을 비롯해 조개의 일종인 그린 블라썸(green blossom)과 옐로우 블라썸(yellow blossom), 그리고 터지드 블라썸(turgid blossom) 등이 있다. 또한 켄터키에선 테이텀 케이브 딱정벌레(Tatum cave beetle)가, 플로리다에선 무지개뱀(Rainbow snake), 요정새우(fairy shrimp)가 멸종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청원서에서는 미 남동부의 담수 종 404종이 포함되어 있었다. 7년이 지난후 404종 가운데 15종은 보호종으로, 4종은 보호 제안으로, 그리고 26종은 거부당했다. 또한 멸종된 종도 3종이나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미 남동부 지역은 매우 다양한 수생 야생동물들의 서식지로 전세계의 우렁이와 홍합, 어류 및 가재종들이 살고 있다. 그러나 공해와 기후변화 등으로 현재는 많은 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보호 노력이 없다면 이러한 생물을 더이상 볼 수 없을 날이 오게 될 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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