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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보다 먼저...우주 탐험의 역사가 된 '동물들'

이경한 2017-12-04 00:00:00

인류 미지의 정복 대상인 우주. 지구 밖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의 온 인류의 관심 대상이기도 하다. 그리고 인류보다 한발 먼저 이 미지의 장소에 발을 디딘 동물들이 있다.

동물은 18세기 이후로 시험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하늘을 비행한 동물은 양과 오리, 닭이었는데 바로 1783년 몽골피에 형제가 발명한 열기구를 타고 하늘을 나는 데 성공했다. 당시 기구는 약 3km가량을 안전하게 비행한 뒤 착륙했다.

그러나 동물들이 인간보다 먼저 하늘로 올라갈 수 있었던 이유는 불확실성과 잠재적인 위험 때문이었다. 이에 희생된 동물들도 적지 않았다.

인간보다 먼저...우주 탐험의 역사가 된 '동물들'
▲ 출처 = 픽사베이

1. 파리(Fly)

1947년 2월 20일 이 곤충은 나치 V-2 로켓안에서 하늘로 올라갔다. 이들은 약 108km에 도달한 후 낙하산을 통해 되돌아오는 데 성공했다.

인간보다 먼저...우주 탐험의 역사가 된 '동물들'
▲ 출처 = 메르커리-레드 스톤 2(MR-2)시험 비행을 위한 실험 / 위키미디어 커먼즈

2. 원숭이

알버트 2세(Albert II)는 최초로 우주에 간 원숭이다. 1949년 6월 4일 발사된 로켓을 타고 약 133km 지점에 도달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낙하산의 고장으로 인해 지구로 무사귀환 하지 못했다. 알버트 1세 역시 V-2 로켓이 최고 고도에 미치기도 전에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나머지 알버트 3세와 4세도 마찬가지 상황을 겪었다.

지구로 귀환한 최초의 원숭이는 에이블(Able)과 미스 베이커(Miss Baker)라는 붉은털원숭이들이었다. 이들은 1959년 5월 28일 로켓에 탑승해 우주로 발사된 후 총 26분간 비행했는데 이 가운데 약 9분 동안은 무중력 상태에 있었다. 2년이 지난 1961년 1월 31일엔 침팬지였던 햄(Ham)이 수성 캡슐을 탔으며, 또 다른 침팬지인 이노스(Enos)가 탄 우주선은 같은 해 11월 29일 궤도 진입에 성공하기도 했다. 다행히 이들은 무사히 비행에 성공했다. 이처럼 우주로 날아간 원숭이들은 총 32마리에 이른다.

3. 쥐

1950년 8월 15일엔 쥐 한 마리가 137km의 고도에서 발사됐지만 로켓이 붕괴하면서 함께 죽음을 맞이했다. 이외에도 1950년대에는 많은 다른 쥐들이 실험 대상이 돼 우주로 날아갔다.

인간보다 먼저...우주 탐험의 역사가 된 '동물들'
▲ 출처 = 라이카 / 위키미디어 커먼즈

4. 개

사람과 친근한 개들도 1950년대에 많이 우주로 날아갔는데 특히 당시 구소련은 우주 개발에 야욕을 드러내며 많은 실험을 진행했다. 이 기간에만 약 12마리의 개들이 우주로 보내졌는데 가장 유명한 개는 바로 라이카(Laika)다. 떠돌이 개였던 라이카는 1957년 스푸트니크 2를 타고 우주로 날아갔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스트레스와 열로 인해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 것. 사실 당시 라이카를 위한 귀환 수단은 마련되지 않았다. 라이카가 짖는 소리는 라디오를 통해 구소련 전역에 방송되면서 큰 화제를 모았지만 라이카의 생명은 거기까지였다.

라이카 이전에 우주에 첫발을 디딘 개는 치간(Tsygan)과 데지크(Dezik)이었다. 이들은 1951년 7월 22일 처음으로 우주를 비행했는데 귀환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다시 한번 리사(Lisa)라는 개와 우주로 저궤도 탐사에 동원된 데지크는 무사귀환에 실패했다. 이외에도 벨카(Belka)와 스트렐카(Strelka)라는 2마리의 개와 44마리의 쥐, 한 마리의 토끼와 몇몇 파리들이 스푸트니크 5를 타고 1960년 8월 19일 우주로 날아갔다.

가장 긴 비행기록을 세운 개들은 베테로크(Veterok)와 유골리요크(Ugolyok)로 이들은 1966년 2월 22일 코스모스 110호를 타고 22일간 지구 궤도를 돈 후 지구로 돌아왔다.

5. 고양이

고양이도 물론 우주로 날아간 전력이 있다. 1963년 10월 18일 프랑스 출신의 고양이 펠리시테(Felicette)는 베로니크 AGI에 태워진 후 약 160km 정도까지 비행했다. 당시 이 고양이의 머리에는 상태를 모니터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전극이 이식되기도 했다.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대기권 진입은 성공한 덕에 전극에서 뇌파 변화에 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무사히 귀환했지만 이후 3개월간 연구 대상으로 활용되며 아픔을 겪었다. 고양이 최초로 우주로 날아간 펠리시테는 후에 인간들로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 기타

최초로 달 궤도에 성공한 소비에트 존드 5는 다양한 생명체를 태우고 지구 밖으로 날아간 우주선이었다. 당시 내부에는 2마리의 러시안산 거북이를 비롯해 와인 파리와 밀웜, 식물, 씨앗, 그리고 박테리아까지 함께 있었는데, 모두 경미한 건강 문제를 안고 지구로 귀환했다.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서 우주 개발을 넘보던 중국도 1964~1966년 사이 각종 동물을 우주선에 태웠다. 당시 많은 수의 쥐들과 개들이 동원됐는데, 2001년 이후부터는 자세한 기록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인간은 그동안 각종 동물을 실험 삼아 우주로 내보냈다. 이런 실험들을 발판삼아 이후엔 인간이 직접 우주로 나가기 시작했는데 1969년 달에 착륙한 최초의 인간은 이미 역사가 될 만큼 파장이 컸다. 물론 인간들은 이후에도 여전히 동물들을 희생시켜 우주로 내보냈지만 더이상 화제를 끌지는 않았다.

오늘날 기술 개발이 급진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점차 동물을 실험하는 사례는 적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길을 열어 준 대상이 동물이라는 점, 그리고 그들의 희생으로 인간의 우주 정복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은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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