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구팀이 100만년 전 남극 대륙에 서식한 것으로 추정되는 도마뱀 종을 발굴했다. 학계에서는 이번 발굴이 미래 연구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랜든 피쿡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도마뱀종의 골격 일부를 분석한 결과 약 2억 5,000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했다.
역사 이전 시기인 2억 5,000만년 전 남극 대륙에는 동식물종이 풍부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이 도마뱀종 화석의 발굴로 당시 남극 대륙의 모습을 보다 확실하게 추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지구의 역사 속에서 발생했던 대규모 멸종 사건 이후 진화의 모습도 알게 됐다.
발굴된 도마뱀종 화석은 불완전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화석에서 볼 수 있는 4~5피트 (1.2~1.5m) 길이의 결합된 척추뼈가 성체 파충류의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를 '안타크타낙스 셰클토니(Antarctanax shackletoni)'라고 불렀다.
'안타크타낙스'는 '남극 지역의 왕'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그리스어를 차용했으며 '셰클토니'는 최초의 영국인 극지 탐험가인 어니스트 셰클레턴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셰클레턴은 1908년 탐사를 시작한 후 수많은 남극 지역 화석을 발굴한 인물이다.
선임 저자인 피쿡 박사는 발굴한 화석의 발뼈와 척추뼈 둘레에 미묘한 특징을 발견했다. 도마뱀의 발 형태를 보면 흙 위나 숲 지대를 걸어다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이 도마뱀의 발로는 굴을 파거나 나무 위를 올라갔다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피쿡 박사는 역사 이전 남극 지역에 광활한 숲이 존재했다는 것을 입증할 증거가 있다고 단언했다. 그리고 당시 남극 지역에서 번성했던 것은 숲과 식물뿐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다양한 양서류와 파충류, 포유류가 당시 남극 지역에 공존하고 있었다고 상정했다.
그리고 안타크타낙스 셰클토니 화석 발굴이 진화 과정과 연관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조룡의 화석 조각을 이어 붙이기 전까지는 입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연구팀은 폐름기 대규모 멸종 사건 직후까지도 안타크타낙스 셰클토니가 생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억 5,200만년 전 재앙과도 같은 멸종 사건이 발생하고 남극 지역에서 번식하던 척추동물의 70%, 해양동물종의 96%가 사라졌다.
이전의 학자들은 페름기 멸종 사건 이후 동물이 재번식하고 다양성을 되찾기까지 100만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을 것이라고 가정했었다. 그러나 안타크타낙스 셰클토니 화석 발견으로 시간 차이를 메울 수 있게 됐다. 이 조룡이 대량 멸종 직후 바로 번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화석으로 알 수 있기 때문이었다.
피쿡 박사는 이 조룡과 당시의 동물군이 폭발적으로 증식했다고 말했다. 안타크타낙스 셰클토니의 몸체(오늘날의 이구아나와 비슷하다)는 숲 지역에서 번식했지만 트라이아스기의 다른 파충류는 해양동물이나 익룡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일부는 플레시오사우루스와 이크티오사우르스로 진화 성장했다. 따라서 이 동물종의 선조격인 동물들이 안타크타낙스 셰클토니와 같은 시기에 생존했다고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트라이아스 시대에 이 초기 도마뱀종이 존재했다는 증거로 다른 계통도 이미 수백만년 전에 존재했다는 사실을 추정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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