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가정에서 키우고 있는 애견의 노령화로 관절, 비만 등의 건강관리부터 애견실버타운까지 애견의 시니어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20살 된 애견을 키우고 있는 애견인 "이슬비"씨를 인터뷰하게 되었다 .
이슬비씨의 직업은?
주로 방송진행을 많이 합니다. 광주불교방송에서 <음악의마을>과 <정오뉴스>, 광주불교방송에서 <행복한드라이브>를 진행했구요, 지금은 광주MBC에서 교양강좌와 임신육아교실을 진행합니다. 직업분류로는 연예인인데요, 여러분들이 흔히 떠올리는 연예인이 팬들의 사랑을 먹고사는 이른바 '스타 연예인'이라면 저는 방송으로 밥먹고 사는 '생계형 연예인'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웃음) 그리고 광주여자대학교에서 항공서비스학과 외래교수로 강의도 하고 있습니다.
골프에 대한 소개 ?
골프는 20살 된 요크셔테리어 남자아이입니다. 어느날 아버지께서 거래처분들과 골프여행을 떠나게 되어 그 주 내내 토라져있었거든요. 그랬더니 아버지께서 '맛있는 것' 사먹으라고 용돈을 주셨고, 그 돈으로 맛있는 것 장봐온다던 엄마가 들어오실 때 안고 온 것이 바로 골프였어요. 그동안 아버지가 싫어하셔서 강아지 입양을 못하고 있었는데, 이때가 기회다 싶었는지 얼른 입양해 오신거죠. 3개월 된 아가였는데, 그 후 여행에서 돌아온 아버지께서 '골프'라는 이름을 지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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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하루 식단은??
그동안 동물병원 원장님께 혼이 날 만한 식생활을 많이 했어요. 된장찌개가 맛있게 끓여지면 밥에 말아 주기도 하고, 불고기를 한 날엔 불고기 국물을 사료에 부어주기도 하고. 그런데 지금은 위와 신장이 안 좋은 데다 이빨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태라서 식사에 애를 먹고 있어요. 소고기와 돼지고기 그리고 닭고기를 번갈아가며 구워서 갈은 사료와 섞어주는데, 식사량도 적은편이고 입맛도 나날이 까다로워지네요.
요크셔테리어 "골프"에 대한 에피소드?
지금 골프는 만성심부전증에 걸려있어요. 또 워낙 노령견이기도 하고. 그래서 컨디션이 떨어질 때는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아 체내 수분량을 조절해줘야 하는데요, 스트레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장에 가둬놓고 링거를 맞힐 수가 없어 링거를 맞는 동안 제가 안고 다리를 쭉 펴고 있게 유지를 해줘야만합니다. 그런데 그 시간이 무려 7시간이거든요. 처음엔 병원 대기실 의자에 앉아 꼬박 7시간을 버텼는데, 그러고나면 골프는 컨디션이 살아나고 저는 몸살이 나더라고요. 요즘은 요령이 생겨서 병원 앞에 주차를 해 놓고 차안에서 편히 앉아 맞히거나 집에 대려와 침대에 누워 드라마를 몰아보며 맞히곤 합니다.
재미있는건요 최근에 골프가 책을 좋아한단 걸 알게 됐어요. 정확히 말하면, 사진이 많은 페이지를 보거나 커다란 잡지의 책장을 넘기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하루는 링거바늘을 꼽은 골프를 무릎에 안고 제가 잡지를 보는데 골프도 시선을 고정해 보고 있는 거에요. 책장이 넘어가며 사진이나 삽화가 나오면 눈을 빛내며 호기심을 보이는 게 느껴지고요. 신기해서 잡지 말고 소설책이나 그림책으로도 시험해봤는데, 그 결과 활자만 가득한 소설책에는 관심이 없다는 걸 알게 됐죠.
골프에게 미안했던 일?
매번 외출할 때마다 미안해요. 골프가 건강에 이상이 생긴 후론 제가 외출준비를 시작하면 제방 문턱 앞에 앉아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눈물을 흘리거든요. 그럴때면 무릎에 앉혀 눈을 맞추곤 저의 스케줄에 대해 설명을 해줘요. 이해를 하진 못하겠지만 커다란 눈망울에 눈물을 매달고 제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있는 골프를 보면 종종 저도 눈물이 나서 눈화장을 다시 고쳐야 할 때가 있어요. 가끔 지방 스케줄 때문에 며칠 집을 비우게 될 때 "누나 올 때까지 꼭 살아있어"라고 골프에게 다짐을 해놓고 그 말에 제가 속상해 울기도 하고요. 그런데 노령견을 키울수록 약한 모습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골프가 다 느낀다고 하네요. 그래서 힘내려고 합니다. 요즘은 "우리 골프! 서른 살까지 파이팅"이라고 웃으며 인사하고 외출하려고 노력해요. 최대한 일찍 들어오려고 노력하는 것 역시 물론이구요.
이슬비씨 옆에 골프가 오랫동안 함께 있는 이유??
골프는 그 어떤 친구보다 저와 오래 함께했네요. 직장 초년시절 자취를 할 때도 반지하여도 좋으니 골프를 기를 수 있고, 골프가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집을 구하는 1순위 조건이었으니까요. 골프는 지난 20년을 함께 해온 가족이자 제 삶의 일부에요. 늘 잘 때면 골프가 팔을 베고 자기 때문에, 저는 잠잘 때 거의 움직이질 않는 습관이 생겼어요. 제가 뒤척이면 골프가 잠 깨우지 말라고 귓가에 대고 으르렁거리거든요. 처음엔 팔도 저리고 쥐도 자주 났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오히려 골프가 없으면 잠이 안 올 정도에요.
그런데 사실 골프를 더 잘 돌보는 건 엄마거든요. 처음 골프를 입양해 온 사람도, 밥을 더 많이 챙겨주는 사람도 엄마구요. 그래서 골프가 저만 졸졸 따라다니는걸 보며 엄마는 배신견이라며 눈을 흘기곤 하시죠. 그러고보니 골프가 제 옆에 있는 이유는 사실 잘 모르겠네요. 그냥 사랑해서라고 답하면 될까요?
노령견 "골프"를 위한 건강관리 ?
골프의 건강을 위해선 수분섭취가 무척 중요하다고 하네요. 컨디션이 떨어진다 싶으면 병원에 데려가 링거도 맞혀야하구요. 식사를 워낙 잘 안하고 하루걸러 거품을 토하기 때문에 관심갖고 지켜보며 최대한 골프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식사를 준비하고 있어요. 산책도 자주 시키구요. 제가 4층에 사는데, 골프가 예전에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단숨에 1층까지 뛰어내려가곤 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계단 앞에서 굽은 다리를 벌벌떨며 안아달라고 저를 올려다봅니다. 그러면 안아올려서 1층으로 내려가죠. 예전처럼 뛰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산책을 좋아해서 느릿느릿 걷다 잠시 쉬고 그러다 피곤해지면 알아달라고 저를 올려다보고 그런방식으로 산책을 하고 있습니다.
노령견주들에게 한마디 ?
골프는 노령견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럽죠. 방송일을 하면서,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아니 그냥 인간으로서 순간순간 늙어가는 것이 서럽고 무서워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골프를 보며 힘을 얻곤 합니다. 푸른 새싹 만큼이나 색 바랜 낙엽도 아름답다는 걸 골프가 몸소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함께 늙어온 반려견을 세월만큼 아껴주세요. 더 많이 보여주고 더 많이 사랑해주고 더 많이 함께 있어주세요. 나의 어떤 모습도 사랑해주는 나의 반려니까요.
골프에게 한마디..
늘 한결같은 눈빛으로 나를 보는 너를 보며 사랑을, 그리고 링거를 꼽고도 패드에 쉬한번 안하고 기어이 일곱시간을 참았다가 화장실에 가서 쉬하는 너를 보면서 책임감을 배우고 있어. 분명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정말 귀찮고 힘들어지는 순간이 오겠지만 그때 내가 네게 배운 사랑과 책임감으로 마지막까지 예쁘게 함께할게. 골프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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