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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걸 임민영, 눈부신 미모만큼 따뜻한 동물사랑

최주연 2013-11-12 00:00:00

화려한 레이싱걸에서 유기견들을 위한 봉사자로,

서킷과 유기견보호소를 오가며 동물사랑 실천하는 순수천사

레이싱걸 임민영, 눈부신 미모만큼 따뜻한 동물사랑

여배우 뺨치는 미모와 지나가던 누구라도 돌아보게 할 환상적인 몸매 그리고 아이돌보다 더 톡톡 튀는 발랄함을 가진 레이싱걸 임민영. 이름 세 글자만 검색해도 모터쇼와 스피드 페스티벌 화보기사가 끝도 없이 쏟아지는 인기절정의 그녀가 화려한 레이싱걸 유니폼을 벗고 유기견들을 위한 봉사자의 옷을 갈아입었다.

솔라이트 인디고 레이싱팀에 소속되어 서킷 위에서 섹시한 자태를 뽐내는 레이싱걸 임민영과 유기견 보호소에서 땀 뻘뻘 흘리며 온갖 고생을 마다 않는 자원봉사자 임민영. 그 궁금스런 간극을 메워줄 인터뷰는 가을이 깊어가는 10월의 끝자락, 성남에 위치한 애견카페 오마이독에서 이루어졌다.

처음 인터뷰를 장소를 정할 때 그녀는 적극적으로 운동장이 딸린 애견카페를 추천했다. 아가들(그녀의 애견 루이와 밤비) 운동을 시켜야한다면서 그녀의 집이 있는 노원구에서 카페가 있는 성남시까지 가깝지 않은 거리를 한걸음에 달려왔다. 애견인 맞구나 싶었다. 아가들 소개를 먼저 부탁했다.

"2011년부터 키운 제 아가들은 포메라니안 밤비와 루이에요. 밤비는 디즈니 만화의 꽃사슴 밤비를 닮아서 그리고 루이는 어려서부터 하얗고 예쁘고 귀티가 나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어요."

이어 반려견과 함께 해서 좋은 점이 무엇인지 질문하자 그녀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피어났다.

"다~ 좋아요. 애들이 있어서 집에 빨리 들어가고 싶고, 옆에서 자는 모습을 몇 시간씩 물끄러미 바라만 봐도 좋아요. 아직 결혼은 안했지만 정말 내 자식같이 느껴져요. 그리고 큰 수술을 받으신 후 집에 계시는 아버지의 적적함을 달래주는 것도 아가들이에요. 아버지가 처음엔 강아지 키우시는 것을 반대하셨는데 지금은 정말 예뻐하세요. 아가들 간식으로 당근을 썰어 지퍼백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실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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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성이 나올 만큼 귀여운 두 강아지 밤비와 루이는 인터뷰 내내 주인 곁을 떠날 생각을 안했다. 넓은 잔디밭에서 뛰어 놀만도 한데. 다른 개들과 어울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보였다.

"루이를 과보호하며 키웠어요, 루이가 어릴 때 북서울숲을 데리고 간 적이 있는데 한 아이가 루이가 예쁘다며 안았다가 실수로 땅바닥으로 떨어뜨렸어요. 그때부터 저의 과보호가 시작된 거죠. 다 제 탓이죠. 이런 부분을 고치려고 반려동물 훈련소인 '동물과 사람'에 갔었는데 훈련사들이 보더니 너무 오냐오냐 키워 그렇다면서 개들은 너무 감싸고 키우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개들이 많은 애견카페를 데려가 사회성도 길러주고 싶긴 한데 루이가 너무 짖어서 민폐가 될까봐 가지 못해요."

훈련사들은 개와 같이 자지 말고 떨어져서 자고 외출전후에 아는 척하지 말고, 너무 안아주지 말라고 했다는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녀는 요즘 그렇게 하고는 있는데 아직은 효과를 모르겠다며 웃었다.

레이싱걸 임민영, 눈부신 미모만큼 따뜻한 동물사랑

하지만 이렇듯 강아지를 사랑한다고 해서 다 유기견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정기적으로 아산천사원을 방문하고 있는데 그 계기가 궁금했다.

"루이와 밤비를 키우면서 그전에는 몰랐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죠. 애견인들을 알게 되다보니 유기견 입양하는 분들의 글도 읽어보게 되고 자연스럽게 유기견 카페도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전부터 알던 언니가 천사원에 봉사를 다니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언니 갈 때 '나도 한번 가볼게요'하고 가봤어요. 보호소라는 데를 처음 간 거였죠."

첫 방문부터 굉장한 경험을 하고 온 듯했다. 한겨울에 봉사자는 달랑 여자 둘, 김장할 때 쓰는 큰 대야에 꽁꽁 언 물을 깨서 버리고 새 물을 받아주는 것부터 청소, 사료포대 옮기기까지. 결국 태어나서 처음으로 파스를 붙이고 근육통 약을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놀란 건 그녀의 근육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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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소의 열악한 모습에 정말 놀랐어요. 여태까지 제가 동물농장 같은 티비 프로그램에서 본 보호소의 모습과 너무 달라서 놀랐던 거죠. 제대로 된 철장도 없고 판자로 덮여서 툭 밀면 부서질 것 같은 환경에서 그 강아지들이 비를 피하고 눈을 피한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어요. 결국 충격이 너무 커서 10개월 동안 보호소에 가지를 못했어요."

하지만 다시 갈 엄두가 안나던 10개월 동안에도 그녀는 계속 천사원 홈페이지를 보면서 '다시 가야지'란 생각을 계속 했다고 한다. 첫 방문 때 함께한 언니는 일주일에 두 번씩 꼬박 꼬박 봉사를 하고 있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올 초부터 꾸준히 봉사를 가고 있어요. 한 달에 못해도 두 번은 가려고 노력중입니다. 제가 아는 매니저 언니도 유기견을 열 마리를 키우고 있더라고요. 제가 이쪽을 알게 되면서 돌아보니 주변에 이렇게 열심히 유기견을 위해 봉사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어요. 그리고 후원해주시는 분도 많아요. 보호소에 간다고 하면 주변에서 여러 가지 물품이나 약품 등을 후원해주시고 카페분들도 도와주세요. 아파트 경비 아저씨도 이불 등을 보관하다 주시기도 하세요."

그녀는 최근 송파 이리온 동물병원 의료봉사팀과 일산에 새로 생긴 유기견보호소에 다녀왔다.

"일산에 있는 유기견보호소는 참 깨끗하고 시설이 좋았어요. 천사원은 기초적인 문제해결 즉 똥치우고 물주고 밥주는 일만으로도 바빠서 하루가 다 가요. 그래서 눈약 넣어줄 시간, 손톱 깎아줄 시간조차 모자란데 일산은 직원도 많고 물청소도 할 수 있고, 휴일이었는데 자원봉사자도 많고...그런 모습을 보면서 천사원 애들이 너무 불쌍하게 느껴졌어요. 깨끗한 곳은 봉사자들도 잘 간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천사원 같은 곳은 한번 가면 입었던 옷을 버릴 각오로 가야할 정도고, 또 일이 너무 힘드니까 사람들이 더 안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쓸 데 없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에 안타까워하던 그녀가 그래도 굿뉴스가 있다며 눈을 반짝였다.

"일산에 의료봉사를 같이 간 송파이리온 이은구 부원장님과 다울동물병원 박대곤 원장님이 천사원에 같이 가주시기로 했어요."

굿뉴스에 안도하며 인터뷰 말미가 되어서야 레이싱걸로서의 임민영을 물어봤다.

"2009년에 모델생활을 시작했어요. 빠른 것도 아니고 늦은 것도 아닌 시작이었죠. 좋아하는 일이라 정말 즐거워요. 어려운 점을 꼽으라면 제가 추위를 많이 타서 겨울이 힘들다는 점이에요. 모터쇼는 실내라 괜찮은데 서킷에 나가면 추울 때가 많아요. 그리고 레이싱 경기 때 아무래도 복부가 노출되는 옷을 입으니까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것 정도."

레이싱걸 임민영, 눈부신 미모만큼 따뜻한 동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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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걸 임민영, 눈부신 미모만큼 따뜻한 동물사랑

그렇다고 걸그룹 수준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건 아니라며 웃는 그녀는 주말에 일이 몰려있는 직업 때문에 봉사는 평일에 주로 간다고 했다. 또한 최근에는 매니저들과 동료 모델들도 함께 봉사를 가기도 했다.

"레이싱걸에게 1월과 2월 연초가 비수기이고 3월부터는 모터쇼가 개막해서 바빠지기 시작해요. 이번 11월에는 국내 경기는 끝났고 중국에서 금호타이어 모델을 하고 있어서 중국에 가야하거든요. 그래서 11월 둘째 주 정도에 천사원에 봉사를 갈 예정입니다."

직업 이야기를 하다가도 금방 봉사 이야기로 유턴하는 그녀와의 인터뷰를 마치며 애견신문 공식 질문 '애견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물었다.

"저도 유기견을 키우는 것은 아니고, 잘 몰라서 처음에 애들을 샀지만 그럼으로써 유기견에 관한 걸 알았잖아요. 이제 와서 그런 문제들을 알게 되어 후회도 많이 하고 봉사를 열심히 다니고 있죠. 애견인들이 봉사를 안오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후원을 해주실 수도 있고, 또 후원을 못하더라도 SNS에 올려주는 것만으로도 다 유기견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해요."

"꼭 오지 않으셔도 한번쯤은 티비에서 보는 것 말고 너무나 다른 열악한 곳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설보호소는 100% 후원금과 봉사자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곳인데 후원금도 봉사자도 부족해요. 한번 오셔서 보고만이라도 가셨으면 좋겠어요. 보시면 생각이 달라지실 거예요. 제가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최주연 기자 4betterworl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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