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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화자극놀이터 '아뜰리에터닝' 임승호 대표

최주연 2013-07-16 00:00:00

“Art in Life,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미술“

[인터뷰] 문화자극놀이터 '아뜰리에터닝' 임승호 대표

대학로에 위치한 문화자극 놀이터 아뜰리에터닝(atelier turning)에서 2013년 특별기획전시'we are animalier(위아애니멀리어)展'이 열리고 있다.

애니멀리어는(animalier)는 'animal'과 '-ier'의 합성어로, 19세기 프랑스 미술계에서 동물을 주제로 작품을 이어나간 화가에게 붙인 별칭이다. 이번 전시에는 구영웅, 권유진, 김찬주, 박지혜, 박현진, 백종인, 빅터조, 임준호, 조혜윤, 차민지, 최배혁 등 총 11명의 애니멀리어 작가가 참여해 다양한 동물의 세계를 표현한 회화작품과 입체작품을 선보인다.

젊음 가득한 대학로 전시실에서 애니멀리어전을 기획한 '아뜰리에 터닝' 임승호 대표를 만났다.

광고디자이너 출신인 임승호 대표의 손을 거쳐 완성된 아뜰리에터닝은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편안하고 세련미가 넘쳤다. 그리고 그 안에 전시되고 있는 애니멀리어들의 아름다운 작품까지. 임대표의 말대로 구경 왔던 아이들이 집에 안가겠다고 울고 버틸만한 곳이었다.

임대표는 이 공간의 주제를 inspiration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은 삶의 자극을 나누는 공간으로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작품들을 전시하고 삶의 지혜를 나누는 토크와 공연을 하는, 이른바 문화자극놀이터인 것이다.

이런 공간을 만든 계기는 무엇일까?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소위 '버리는' 디자인을 해왔다. 하지만 이 곳 전시장에 있는 팬톤체어나 플라스틱성형기술로 만든 스칸디나비아 의자들은 1960년대에 나왔지만 오랜 세월 한결같이 사랑받고 있다. 이런 작품들을 보면서 내 삶의 에너지를 소모적인 곳이 아닌 긍정적인 곳에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설명을 들으며 아뜰리에터닝만특별함을 찾아보았다.

전시장 한 쪽에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공간이 있다. 바로 관람객이 작가의 작업과정을 볼 수 있는 작업실이다. 이 작업실에는 작가의 작업노트와 예전 작품들도 마련되어 관람객들이 작가의 삶을 관찰하고 엿볼 수 있게 한다. 이는 작가와 대중을 더 가깝게 호흡할 수 있게 하려는 배려다.

[인터뷰] 문화자극놀이터 '아뜰리에터닝' 임승호 대표

또 하나의 특별함은 작가들의 작품이 들어간 종이컵을 작품 개념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 종이컵에 잔디 씨앗을 뿌려 푸른 잔디가 자라는 내내 또 다른 형태로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임대표는 이런 작업을 터닝 아트 프로젝트라고 말한다.

"문화를 즐기며 사는 사람들은 행복해 지는데 우리는 아직 그 방법이 서툴다. 그래서 그 방법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관람객이 마음에 드는 작품을 컵과 액자 같은 매개체로 가져갈 수 있도록 구조를 짜 주는 것이다. 아직 마음에 드는 컨텐츠에 대해 지불하는 방법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오리지널 작품을 사라고 하는 것은 힘든 얘기다. 작품구입에는 단계가 필요한데 이것이 작품을 산다는 개념의 시작이다. 여기서 컵을 구입해간 분들은 작품이란 생각에 잔디가 다 자라 죽었는데도 못 버리시더라."

매개체라는 표현이 듣기 좋았다.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예술과 대중'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실상 거창한 것은 아니었다. 임대표는 '아트 인 라이프'라는 주제로 작가들과 얘기하며 좀 더 미술이 대중에게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문화자극놀이터 '아뜰리에터닝' 임승호 대표

현재 전시중인 '위아애니멀리어'는 작년에 이은 두 번째 전시다. 임대표는 일반인들에게 아직은 생소한 애니멀리어전을 기획한 이유를 작가들의 진정성에 두었다.

"작가들 삶에 동물들이 깊이 들어와 있다. 실제로 유기견을 기르고 있는 분들도 있고 늘 동물을 염려하는 마음을 작가들이 갖고 있다. 작년에 참여한 함영미 작가의 경우 실제 작품을 분양하고 판매된 금액을 모두 유기견 보호소에 보냈다. 가식적인 것이 아닌 진심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이 그린 그림들은 정말 따뜻하고 좋다."

그는 애니멀리어전을 하면서 동물을 그리는 작가들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전시의 한 분야가 생기는 셈'이라고 설명한 그는 매년 이 전시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아애니멀리어전은 아뜰리에터닝에서 1부 전시 후 리솜스파캐슬에서 7월25일부터 8월24일까지 2부 전시를 진행한다. 작년에는 스파캐슬에서 6천여 명의 관람객이 몰려 큰 성황을 이뤘다. 특히 어린이 관람객들이 '엄마 나도 그려 볼래요' 코너를 통해 300점 넘는 그림을 함께 그리며 작품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터뷰] 문화자극놀이터 '아뜰리에터닝' 임승호 대표
▲ 전시장을 찾은 어린이 관람객들의 그림

임대표는 내 주변에서 늘 들리는 음악처럼 미술도 가까이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작품이 가까이 보이면 '아트 인 라이프'가 어려운 건 아니라고 말하며 다음과 같이 아뜰리에터닝의 희망을 밝혔다.

"쉽게 예를 들자면, 개그콘서트를 볼 때 캐릭터를 이해하는 순간 그 코너가 웃기기 시작한다. 마찬가지로 미술도 작가의 삶을 이해하는 순간부터 작품이 보이는 것이다. 이곳이 작가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동기부여의 공간이 되고 싶다.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좋은 문화적 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인터뷰를 위해 아뜰리에터닝에 머물렀던 길지 않은 시간, 책가방을 맨 동네 초등학생들이 내 집처럼 자연스럽게 들어와 작품을 감상하고 만화방 주인아저씨를 대하듯 임대표에게 허물없이 인사하고 나가는 모습을 몇 차례 볼 수 있었다. 또한 엄마와 함께 아장아장 걸어 들어온 아기 관람객이 전시된 작품들과 어우러지며 즐거운 교감을 하는 모습도 보았다. 그리고 그런 작은 움직임이 임승호 대표가 바라던 "Art in Life" 의 시작이 아닐까 싶었다.

<애견신문 최주연 기자 4betterworld@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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