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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는 멸종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경한 2017-11-08 00:00:00

코뿔소는 멸종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사진 출처 : 셔터스톡

인간은 모든 생명체를 사용 가능한 자원으로 여기며, 이는 멈출 수 없는 일처럼 보인다. 그리고 인간의 이러한 특성에 따라 위험에 처한 동물이 바로 코뿔소이다. 파리 야생동물보호소는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서 볼 때, 코뿔소 뿔이 이윤을 목적으로 남획됐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제부터 야생동물보호소가 말해주는 코뿔소의 잔혹사를 살펴보자.

코뿔소가 멸종위기에 처한 것은 유럽 식민지 시대 때부터의 일이며, 뿔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사냥했던 것이 코뿔소 멸종 위기의 주요한 원인이 됐다. 당시 코뿔소 사냥은 비용이 많이 들어 소수에게만 허락된 것이었는데, 부유층은 이를 파악하고 자신이 가진 부를 뽐낼 목적으로 코뿔소 사냥에 나섰다. 이는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에도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는 복잡하고 불법적인 거래가 성행하고 있으며 코뿔소 뿔은 매우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코뿔소 뿔에 담긴 미신

코뿔소 뿔은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전통 약제로 쓰여져 왔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코뿔소 뿔은 뿔 자체가 거래되거나 가루 형태로 만들어져 판매가 되고 있다. 특히 코뿔소 뿔 암거래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나라는 베트남과 중국이다. 코뿔소 밀렵으로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코뿔소 뿔의 가격은 더욱 비싸졌다.

구매자들은 코뿔소 뿔을 직접 복용하기 위한 약제로 구매하기도 하지만 선물용으로 구매하기도 한다. 예술가들은 코뿔소 뿔로 조각한 예술품을 제작하기도 하는데 재료 자체가 워낙 비싸다보니 이러한 조각품들은 비싼 값에 거래된다. 많은 문화권에서는 코뿔소 뿔이 성욕증진 효과가 있다는 검증되지 않은 믿음이 아직까지 이어져오고 있으며, 이에 따라 코뿔소 뿔이 비아그라 대용으로 팔리기도 한다.

세계 야생동물 기금인 'TRAFFIC 인터네셔널'이 운영하는 거래 감시 프로그램은 부유한 베트남인들, 그리고 엘리트 동양인들이 암시장 거래를 통해 구한 코뿔소 뿔 가루를 물이나 술에 섞어 일반적인 건강음료 또는 숙취해소제로 섭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기금은 또한 이러한 행위가 건강을 유지하는 수단으로서는 매우 부도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뿔소는 멸종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사진 출처 : 셔터스톡

암거래와 멸종위협

세계 야생동물 기금의 수석 정책고문인 레이 헨리는 "암시장은 코뿔소 뿔을 판매하기 위해 지역 미신이나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구전 이야기를 이용해 사기성 광고를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물품의 가격이 더욱 높아지게 한다"고 비판했다.

헨리가 언급했던 것과 같이 미신 자체만으로도 수많은 구매자가 몰리고 있어 코뿔소의 개체 수 유지에 큰 위협이 된다. '동물안전연구소(Institute of Security Studies)'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코뿔소 밀렵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2009년에는 그 증가폭이 갑자기 커져서 전년 대비 세 배의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렵은 코뿔소 뿔 시장의 경제적 근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암시장의 판매과정 내에서 고위층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는 베트남인들이 코뿔소 뿔로 제작한 상품의 제조를 맡고, 남아프리카 공화국, 모잠비크, 짐바브웨, 나미비아 등에 위치한 밀렵꾼들이 코뿔소 뿔의 공급책을 맡는다.

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인 수준의 밀렵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벌어지는 밀렵활동 뒤에는 베트남, 중국, 그리고 모잠비크가 존재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중국에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밀렵이 많고 베트남의 경우 해외밀렵을 통해 남획한 동물을 국내로 밀반입하는 경우가 많다.

코뿔소의 밀렵을 막을 방법은?

코뿔소 밀렵에 관한 문제는 각국 정세와 복잡하게 뒤얽혀 있다. 야생동물 보호 지지자들과 동물 권리 운동가들은 전 세계 코뿔소의 3/4이 남아프리카 공화국 내에서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남아프리카 공화국 내에서 벌어지는 코뿔소 뿔 불법거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몇몇 경제학자들은 불법거래를 금지시킬 경우 문제가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시장에 공급이 줄어들게 되면 곧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오히려 밀렵을 더 부추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코뿔소를 바라보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인간이 지금처럼 코뿔소 뿔을 경제적 수단으로만 보고 있다면 앞으로도 코뿔소의 멸종을 막는 길은 요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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