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투투루루의 귀환, 포식자 사라진 천국 폴리네시안

이경한 2017-11-01 00:00:00

투투루루의 귀환, 포식자 사라진 천국 폴리네시안
▲ 사진 출처 : 유튜브

포식자가 사라진 섬이 있다.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아크테온 & 갬비어(Acteon & Gambier) 섬 그룹. 이곳은 국제 보호 단체의 노력으로 포유류 등의 포식자가 사라지면서 다양한 토종 동식물들의 안식처로 재탄생했다.

투투루루의 귀환

태평양의 진주, 프렌치 폴리네시아에 속한 아크테온 & 갬비어 섬들은 국제 보호단체 산하의 연구팀이 2년간 야심찬 노력을 쏟은 끝에 포식자들을 없애는데 성공했다. 프로젝트의 대상이었던 총 6개의 섬들 가운데 5개 섬이 포식자 없는 섬이 된 것.

이런 결과를 알 수 있었던 건 다른데서도 발견되지 않은 토종 희귀새들과 원래부터 있었던 동식물들이 다시 섬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부터다. 지구상에서 가장 희귀한 새 가운데 하나인 폴리네시안 작은 비둘기(Polynesian Ground-dove Alopecoenas erythropterus)가 대표적이다. 이 비둘기는 이제 전세계적으로 약 200여 마리 밖에 남지 않았다. 원래 살던 곳에서 붙여진 이름은 '투투루루(Tutururu)'다. 이 종은 세계자연연맹(IUCN)에서 멸종 위험이 매우 높은 등급인 '레드리스트(Red List)'로 분류돼왔다.

국제 조류 보호단체인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 International)에서 외래유입종을 관리하는 스티브 크랜웰(Steve Cranwell)에 따르면 아크테온 갬비어 섬 그룹은 이 비둘기들이 마지막으로 생존할 수 있는 서식지다. 그는 이 새들은 포식자없이 살 수 있는 서식지 규모가 너무 작아 보존 활동의 개입이 없다면 싸이클론이나 가뭄, 쥐 혹은 기타 조류 관련 질병으로 멸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부에서 유입된 포식자들에 위한 토종새의 멸종 상황은 심각하다. 1500년 이후 도입된 포유류로 인해 전체 모든 새들의 90%가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다. 모두 인간들이 저지른 행위다. 알려지지 않았던 대륙이나 섬들을 발견한 인간들은 쥐 같은 외래 침입성 포유류들을 전세계 곳곳으로 방출시키며 섬들이 가지고 있었던 자연적인 균형과 조화를 깨뜨리고 토종 동식물들을 위험에 노출시켰다.

다시 원래의 자연으로

총 6개의 섬(Vahanga, Tenarunga, Temoe, Kamaka, Makaroa, Manui)들이 2015년 자연 복원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광범위한 단체 및 인력이 참여하며 그 중요성을 실감케했다.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을 포함한 비정부기관들의 협력을 비롯해 전문 기술과 자원, 장비등이 투입됐다. 프렌치 폴리네이션 정부와 이 곳의 토지 소유자, 그리고 현지 자원봉사자들의 지원도 이어졌다.

복원 계획과 모금에도 수년이 걸렸다.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게임업체 로비오도 자금 지원에 참여했다. 이외에도 허가를 받는데만 9차례, 헬리콥터가 비행한 시간은 총 165시간,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 업체들이 기부한 수백톤의 장비를 운반하기 위해 사용된 3척의 선박까지. 게다가 악조건의 기상을 견디며 12일의 여행을 떠난 6개국 출신의 31명도 함께했다.

대대적인 모니터링이 끝나고 지난 4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6개 섬들 가운데 5곳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는 결과를 얻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데이비드 본(David Beaune) 박사는 이와 관련 "외래침입종들의 포식과 경쟁으로 감소 위기를 겪은 섬의 토종 종들에게 영구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엄청난 성과"라고 자평했다.

투투루루의 귀환, 포식자 사라진 천국 폴리네시안
▲ 사진 출처 : 아일랜드 컨셜베이션

안전한 서식지, 그리고 코코넛 생산

섬은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투투루루를 비롯한 또 다른 멸종 위기 새인 '투아모투 샌드피퍼(Tuamotu Sandpiper Prosobonia parvirostris, 고유명 : 티티(Titi))의 안전한 서식지가 될 참이다. 크랜웰은 이 두 종의 새들이 모두 정착하면서 점차 다른 섬에서도 증가 추세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수십년간 불가능했던 일이다.

이번 복원은 단지 자연 보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쥐가 없으면 이 곳의 주요 소득원인 코프라(Copra, 코코넛 과육을 말린 것) 생산에도 이득이 돼 현지 농업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 이미 지난해 코프라 생산량이 두배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페레 조엘 아우메란(Pere Joel Aumeran) 현지 카톨릭 교회 주교는 이번 성과가 지역 주민의 삶에 엄청난 공헌을 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포식자가 없는 상태로 유지시키는 것은 후손들의 위한 유산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리처드 그리피스(Richard Griffiths) 프로젝트 이사 역시 "이번 성공은 다른 먼 곳에 있는 섬들에게도 같은 규모의 프로젝트가 수행 될 경우, 포식자에 의한 토종 종들의 멸종을 피할 수 있는 지표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다음 단계

보존 프로젝트는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폴리네시아에서 입증된 효과적인 보존 기술을 활용해 되살아난 종들의 서식지 범위를 넓히는 것도 급선무다. 다른 섬들에도 투투루루와 티티를 이동 시킬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여전히 멸종 위기인 바다제비 (Polynesian Storm-petrel Nesofregetta fuliginosa)도 다시 불러내야 한다. 이들을 위한 계획은 활발히 진행 중이다. 6개의 섬 가운데 성공을 보지 못한 한 곳, 바로 'Kamaka'를 다시 살리기 위한 노력과 분석 작업도 실행 중에 있다.

프로젝트는 현재 생물안보(Biosecurity) 분야에도 관심을 쏟고있다. 외래침입종 예방을 위한 모니터링과 교육(관광객들을 위한 안내서와 표지판), 섬으로 들어오는 선박 검사 등으로 더 안전한 자연 보존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투투루루의 귀환, 포식자 사라진 천국 폴리네시안
▲ 사진 출처 : 플릭
ADVERTISEMENT
Copyright ⓒ 팸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