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 좋은 초여름, 이불빨래가 울타리를 따라 끝도 없이 널려진 '산수의 천사들'에서 유기동물들과 함께 작지만 큰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천사들'을 만났다.
지난 6월 5일 방문한 '산수의 천사들(이하 산수천)'은 유기견 40마리, 유기묘 20마리, 토끼 11마리 등 70여 마리의 유기동물들을 보호하고 있는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 사설 유기견 보호소다.
▲ 유기견 보호소 '산수의 천사들'식구들. 왼쪽부터 봉사자 유정원씨, 운영자 이미자씨와 데니스씨, 카페스텝 이수연씨, 봉사자 이기선씨와 피아노님산수천에 들어섰을 때 맨 처음 만난 사람은 일 년치 휴가 14일을 한꺼번에 내고 와서 봉사활동에 여념이 없는 이수연씨였다. 직장 동료들은 해외여행을 떠났지만 이씨는 산수천과 또 다른 유기견 보호소를 돌며 봉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산수천의 스텝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의 요즘 관심사는 산수천을 비영리 단체로 등록하는 것. 투명한 운영은 물론이고 학생들에게 봉사시간도 주고 또 기부금 영수증도 끊어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수연씨는 "비영리 단체로 등록하는데 시청에서 구비하라는 서류가 너무 많아 지금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라고 말하면서 "산수천은 규칙이 까다롭지 않은 가족적 분위기로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다른 곳보다 덜 딱딱하고 즐거운 분위기에요."라고 칭찬을 잊지 않았다.
▲ 화창한 볕에 이불빨래를 가득 널어 놓은 산수천 전경산수천의 운영자 데니스씨는 눈에 띄는 이력의 소유자다. 미국에서 태어나 대부분의 학창 시절을 그곳에서 보냈고 예일대에서 수학과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서울대에서 암호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하버드, 위스콘신, UC얼바인, 서울대 등에서 20년간 교수로 재직했다.
또한 그의 부친은 박정희 대통령시절 내무부차관과 한전사장을 지낸 故 김상복씨로 데니스씨는 아버지의 유품인 교황 바오로 6세의 친필 서명 성경과 모자를 산수천 운영을 위해 내놓은 상태라고 한다.
현재는 작은 연구소에 몸담고 있으며 소소하게 번역일도 하면서 산수천을 꾸려가고 있다는 그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이곳은 특히 주말 봉사가 많고 가족 단위보다는 동호회 봉사를 많이 나온다. 지난 3월에 이곳으로 새로 이사를 왔고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견사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 산수천이 열악하다고 알려졌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까지는 정기 후원자가 없어서 늘 비용 문제가 힘들다.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려고 노력하지만 이 돈이 잘될까 하는 마음에 후원금보다는 물품 지원이 많다. 물론 모든 것이 감사하지만 후원금이 더 간절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병원비가 제일 큰 문제다." 라고 운영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 대형견 목욕 시키는 이미자씨산수천의 공동 운영자이자 유기견 보호를 담당하고 있는 이미자씨는 대형견들의 목욕과 상처 치료를 하느라 쉴 틈이 없어보였다.
"서구 김포에 버려진 아이들을 데려다 보호하게 된 것이 이 일의 시작이었다. 아직도 이 길을 맞게 가고 있는지 자신이 없다."고 말문을 연 이미자씨는 "너무 힘들어 그만둘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런데 그 때마다 도움의 손길이 오고 사람이 오더라. 그 좋은 사람들이 나를 붙잡았다." 라고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그는 "오는 사람이 행복해야 강아지들도 행복하다. 사람들도 이곳에 와서 봉사를 하고 지친 마음을 치료 받고 간다. 이 곳 동물들과 사람들이 서로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가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현재 산수천은 더 이상 위탁 문의를 받을 수 없을 만큼 포화상태로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임시보호와 입양에 많은 회원들의 적극적 참여를 필요로 하고 있다.
산수천은 네이버에서 '유기견과 함께하는 산수의 천사들(cafe.naver.com/toldoori)' 카페를 운영중이고 후원이나 자원봉사 신청은 카페를 통해 하면 된다.
<애견신문 최주연 기자 4betterworld@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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