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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뱀을 무서워하는 이유

강규정 2017-10-19 00:00:00

[팸타임스 강규정 기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뱀을 무서워하는 이유

▲사진 출처 : 픽사베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뱀을 무서워하고 싫어한다. 다리가 없는 모습과 움직임이 징그럽다거나, 쉿쉿 소리를 내는 것이 소름끼친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뱀의 존재 자체를 무서워하기도 한다. 이렇듯 뱀이 사람들의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입된' 두려움 우선 뱀에 대한 두려움은 전문 용어로 오피디오포비아(ophidiophobia) 혹은 뱀 공포증이라고 한다. 이것은 파충류에 대한 두려움인 헤르페토포비아(herpetophobia) 혹은 파충류 공포증의 하위 개념이다. 미국 러트거스대학교의 심리학 연구진은 뱀의 대한 두려움이 만연한 것에 비해 사실 사람들이 뱀을 왜 그렇게 무서워하는지 정확한 원인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연구진은 뱀 공포증의 원인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주입된' 공포다. 즉,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뱀은 무서운 존재, 두려운 존재라는 공포를 배운다는 것이다. 놀랍지도 않다. 수많은 전래동화에서 뱀은 사람을 괴롭히는 무섭고 악독한 존재로 등장했다. 거미같은 곤충도 마찬가지다. 그 뿐만 아니라 뱀이 등장하는 공포 스릴러 영화도 많고, 성경에서도 뱀은 악하고 무서운 존재로 묘사된다. 이렇듯 대부분의 매체에서 뱀을 부정적으로 그린 것을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습득한다. 연구진은 뱀에 대한 편견이 없는 아기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아기와 어린이들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 속에서 대상의 잠재적 위험을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그것을 유해한 존재로 인식하지 않고, 두렵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조상들의 인식 인간 및 다른 영장류는 아주 먼 오래 전부터 자신의 삶을 위협한 동물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됐다는 가설이다. 노스웨스턴대학과 위스콘신대학의 연구진은 뱀을 본 적이 없는 붉은털원숭이를 데리고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야생 원숭이가 뱀을 상대로 두려움을 나타내는 영상을 붉은털원숭이에게 보여줬다. 24분 이내에, 붉은털원숭이는 뱀을 무서운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연구진은 원숭이에게 장난감 꽃, 장난감 뱀, 장난감 토끼, 장난감 악어 등을 보여줬다. 영상을 본 원숭이는 장난감 뱀과 장난감 악어에게만 두려움을 보였다. 즉, 뱀과 악어는 예전부터 우리 조상을 위협했을 가능성이 높다. 영장류는 생존의 위협에 기반해 두뇌 일부가 자동적으로 공포 반응을 일으키도록 진화했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었다. 산업화된 도시에 사는 사람이나, 뱀을 실제로 본 적이 없는 지역에 사는 사람도 뱀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뱀을 무서워하는 이유

▲사진 출처 : 픽사베이

뱀에 대한 어린 아이들의 반응 연구진은 흥미롭게도 남자 아기와 여자 아기가 뱀에 대해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여자 어린이들은 뱀을 보고 비명을 질렀지만 몇몇 남자 어린이들은 뱀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이들은 행복이나 공포를 표현하는 어른의 표정이 아기들의 생각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11개월 된 유아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그 결과 11개월 여자 아기들은 공포와 위협을 인식하고 뱀은 무서운 대상이라고 생각했지만 꽃은 안전한 대상이라고 생각했다. 같은 개월 수의 남자 아기들은 그렇지 않았다. 다른 연구진은 3~14개월 아기와 3살짜리 유아를 대상으로, 무해한 존재의 사진과 뱀의 사진을 늘어놓은 후 어떤 사진을 빨리 골라내는지 실험했다. 아기들은 무해한 대상보다 뱀의 사진을 더 빨리 찾았다. 이 연구 결과는 뱀에 대한 두려움은 자동적으로 생기거나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학습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알려준다. 또 이런 공포증을 위해서는 그 대상과 더욱 자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 사자나 호랑이 공포증은 흔하지 않지만 뱀 공포증은 흔한 이유다. 뱀은 등산을 가다가 마주칠 수도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또 뱀은 인간이 진화하는 동안 꾸준히 근처에 존재하며 인간의 삶을 위협했다. 따라서 사람들은 뱀이 위험하고 해로운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뱀을 두려워하게 된다. 태어난 직후부터 우리는 뱀이 인간에게 해롭다는 사실을 배운다. 미디어가 뱀을 묘사하는 방법이나 뱀을 본 주변 어른들의 반응이 어린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다.

강규정 기자 fam7@pc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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