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픽사베이
[팸타임스 이경한 기자 ] 200년 전 바닷속으로 침몰했던 표본의 주인공이 부활했다. 바로 모니터 도마뱀 종인 Varanus Douarrha. 그동안 불분명한 학명에서 새로운 종으로 인정받게 된 이 도마뱀의 이야기가 최근 공개됐다. 되살아난 도마뱀 1824년 6월 27일 아프리카 모리셔스에서 영국으로 향하던 '킹 조지 IV' 호. 무역선인 이 선박은 갑작스런 강풍을 만났다. 약 10일간 지속됐던 강풍에 선박은 침몰 위기에 처했지만, 다행히 남아프리카 공화국 최남단 곶인 희망봉(Cape of Good Hope) 근처에서 구조선의 도움을 받아 사람들은 구출됐다. 그러나 배 안에 선적된 중요한 과학 표본은 모두 잃어버렸다. 배 안에는 당시 새로 발견된 모니터 도마뱀 종의 하나인 'Varanus Douarrha' 표본이 있었다. 파푸아 뉴기니에서 발견된 이 도마뱀은 검은 피부에 희고 노란 점들이 나 있어 때때로 청동색처럼 빛나보이는 특징을 갖는다. 이 도마뱀은 발견된 후 표본으로 이동 중이었는데 강풍을 만난 배가 침몰하면서 존재가 잊혀졌다. 200여 년 후 이 도마뱀은 다시 등장했다. 호주의 동물저널(Australian Journal of Zoology)지에 실린 최근 논문에 따르면, 이 도마뱀은 파푸아 뉴기니에서 가장 북동쪽에 위치한 '뉴 아일랜드(New Ireland)'에서 서식하고 있다. 핀란드 투르쿠 대학의 자연학자 발테르 웨이졸라(Valter Weijola)가 이 곳에서 200년 전 잊혀졌던 V.Douarrha 종 모니터 도마뱀을 발견한 것. 이와 관련 그는 지난 5월 동물전문매체 E-sv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구상에서 크게 성장하는 육상 척추 동물 가운데 가장 잘 연구되지 않은 그룹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연구들은 1824년 당시 침몰됐던 선박에 있던 표본이 맹그로브 도마뱀으로 알려진 'Varanus indicus' 혹은 다른 종인 'Varanus finschi'와 같을 수 있다고 추정했었다. 이에 V.Douarrha는 불분명한 종으로 분류돼왔다. 이 도마뱀의 학명이 되살아난 계기는 웨이졸라가 박사 과정 연구를 위해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하면서부터다. 그의 목적지였던 뉴아일랜드섬은 사실 매우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다. 웨이졸라는 여행 중 폭풍으로 배가 암초에 부딪히는 등 시련을 겪었는데, 이후엔 연료가 떨어졌다. 그렇게 표류에 처할 위기에 있었지만 당시 탑승객 중 한명이 가장 가까운 도시로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이들은 구조됐다. 웨이졸라는 여행 전 이미 박물관에서 이전에 발견됐던 다른 종들의 표본을 조사했었다. 그러나 뉴 아일랜드에서 발견한 모니터 도마뱀은 이전에 본적이 없던 종이었다. 유전 테스트를 통해해 V.Douarrha 는 자생종으로 밝혀졌으며, 코코넛 나무에 매달려있는 곤충이나 크랩등을 먹으며 생활한다. 바다를 건너는 표본들 이번에 다시 알려진 모니터 도마뱀인 V.Douarrha 처럼 풍파를 겪어 제대로 세상에 알려지지 못한 경우는 물론 이전에도 있었다. 1852년 아마존에서 4년 동안 수집한 20여가지의 표본을 배에 싣고 영국으로 향하던 알프레드 러셀 월러스(Alfred Russel Wallace)역시 사고로 인해 침몰 위기에 처했고 10일 동안이나 바다에 표류됐었다. 구조된 이후 그는 위험에 처했을 당시 자신이 잃은 것이 얼마나 큰지 느끼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현재도 많은 생물 표본들이 지구를 여행 중이다. 미 뉴욕식물원의 과학자 바바라 티에르(Barbara Thiers)는 매년 얼마나 많은 동식물들이 바다를 건너오고 있는지는 공식적으로 집계된 적이 없다면서도, 미국의 경우 약 30 ~ 60만 종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듯 바다를 무사히 건너 생존한 표본들은 오늘날 세계 곳곳의 박물관에서 그 빛을 발한다. 여러 종의 파충류들을 복원했던 미 포드햄 대학 생물학자 에본 헥칼라(Evon Hekkala)는 "앞으로 많은 종들이 부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한 기자 fam1@pc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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