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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생물 '해파리'와 인류 수명연장의 끈

이경한 2017-10-18 00:00:00

불멸의 생물 '해파리'와 인류 수명연장의 끈

▲ 사진 출처 : 123RF

[팸타임스 이경한 기자 ] 수 세기 동안 더 오래 살기 위해 혹은 나이 들지 않기 위해 노력해온 인류. 그러나 인간의 꿈 불로장생을 비웃는 생물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바닷속 해파리다. 투리토프시스 누트리쿨라 일명 불멸의 생물로 불리는 '투리토프시스 누트리쿨라(Turritopsis nutricula)'는 1883년 지중해 해역에서 발견됐지만, 이 생물체에 놀라운 회춘 능력이 있다는 것은 1990년대에 알려졌다. 이 종 모양의 해파리는 그러나 몸집은 매우 작다. 다 자라도 최대 4~5mm 정도로, 보통 따뜻한 물에서는 번식이 더 빠르다는 것이 특징이다. 성년체가 되면 약 90개의 촉수가 자라는데 어릴 때는 고작 8개 정도 밖에 자라지 않는다. 바닷속의 플랑크톤과 생선 알, 그리고 오징어 같은 작은 연체동물을 잡아먹는다. 투리토프시스 해파리는 일본이나 스페인, 파나마의 대서양 쪽 서식지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유전적으로 동일한 다른 해파리들을 찾으면서 발견됐다. 당시 이 해파리들이 물에 의해 밸러스트 탱크로 빨려 들어갔다 나중에 화물선 등에 의해 먼바다로 쏟아져 나간 것으로 여겨진다. 이 해파리의 미성숙 상태를 일컫는 폴립(Polyp)들은 선체에서도 서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건강전문매체 MNN.COM의 멜라니 라소프 레브스(Melanie Lasoff Levs)에 따르면 이 해파리들은 유전적으로는 다른 종들과 동일하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되며 진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가령 열대 수역에 서식하는 표본들은 촉수가 8개였지만 온대 지역의 경우 24개 혹은 그 이상의 촉수가 발견됐다.

불멸의 생물 '해파리'와 인류 수명연장의 끈

불멸의 능력, 죽음? 투리토프시스 해파리에는 독특한 능력이 있다. 바로 이형분화(Transdifferentiation)로, 동물체에 있어 확실하게 분화한 세포, 또는 그것의 분열에 의해서 만들어진 자손 세포가 다른 분화를 하는 현상이다. 즉 바다 생물이 성숙기를 다시 그 이전의 단계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형분화는 한 세포 유형을 다른 유형으로 전화시키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동물 근육 세포는 정자나 난자 세포로 변형 될 수 있는데 마찬가지로 신경 세포가 근육 세포로 바뀔 수도 있다. 도마뱀이나 불가사리 같은 유기체들은 잃어버린 신체 부위를 다시 성장실킬 때 세포를 변화시켜 재생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 해파리는 일부가 아닌 몸 전체를 변형시킨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불멸의 생물 '해파리'와 인류 수명연장의 끈

▲ 사진 출처 : 123RF

그러나 성년체가 된 해파리만이 이형 분화 능력이 있는데, 그것도 위협받았을 때 가능하다. 성년이 된 해파리는 아프거나 다쳤을 때 자신의 몸을 바다 표면에 붙여 하나의 물방울(Blob)같은 형태로 변형시킨다. 자리를 잡고 몸의 모든 세포를 변형시키는 것인데, 이 단계에서 성년체였던 해파리는 다시 애벌레 단계로 돌아가고 점차 미성숙 상태인 폴립으로서의 생애를 살게 돼, 결국 또 다른 생애주기를 겪게 된다. 생물학적으로 판단한다면 이 해파리는 당연히 불멸의 생물이라고 해야한다. 그러나 다쳤거나 혹은 애벌레나 폴립 단계에서 죽을 경우, 이는 영원히 죽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성년체가 된 해파리만이 분화 능력이 있고 폴립 단계에선 아니기 때문.

불멸의 생물 '해파리'와 인류 수명연장의 끈

▲ 사진 출처 : 123RF

인간에게 끼친 영향 끝없이 삶의 연장과 불멸의 가능성에 도전했던 인류는 이 작은 생물체의 이형분화 능력이 발견되자 관심을 쏟으며 이 해파리를 불로장생의 모델로 삼았다. 당시 미디어들은 해파리의 회춘 능력이 인류의 탐구에 대한 답이라고 열광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해파리가 다시 젊어진다는 건 성년체에서의 노화 과정 중단이 아닌 다시 미성숙한 상태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인간이 만일 해파리처럼 다시 미성숙의 상태로 돌아간다면 이는 그동안의 모든 기억과 의식들이 사라진다는 의미가 된다. 즉 경험과 기억, 추억은 다 지워지는 것이다.

이경한 기자 fam1@pc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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