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팸타임스 강규정 기자]
일본의 음식점이나 상점, 혹은 가정집에 가본 적이 있다면 방석 위에 앉아 손을 흔드는 고양이 인형을 봤을 것이다. 이 고양이 인형은 마네키네코라고 하며, 일본에서는 행운과 번영의 상징이다. 상점이나 음식점의 창문가에서 손을 흔들며 손님과 복을 불러 모은다고 알려져 있다. 마네키네코는 주로 삼색 얼룩고양이다. 마네키네코의 전설 마네키네코에 관해 다양한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사장 유명한 이야기는 마네키네코가 한 부자 사무라이를 구한 이야기다. 이 남자는 폭풍우를 만나 피할 곳을 찾다가 어떤 절 근처의 나무 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남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절 안에서 자신을 향해 마치 들어오라는 듯 손짓하는 모습을 봤다. 남자가 절로 들어가자마자 방금 전까지 남자가 서 있던 나무에 벼락이 떨어졌다. 이 고양이의 이름은 타마였다. 타마 덕분에 목숨을 구한 남자는 절의 후원인이 됐고 많은 돈을 기부했다. 그리고 타마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을 때 타마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남자는 동상을 세웠다. 이것이 마네키네코의 전설이다.
마네키네코에 관한 또 다른 이야기는 게이샤와 그녀의 고양이 이야기다. 우스구모라는 이름의 게이샤는 한밤 중에 화장실에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그녀의 고양이가 옷깃을 잡으며 우스구모를 말렸다. 게이샤가 일하는 주점의 주인이 밖에서 우스구모와 고양이의 그림자를 보고는 고양이가 우스구모를 공격하고 있다고 오해했다. 주인은 고양이의 머리를 잘라 화장실 쪽으로 던졌다. 그런데 화장실 앞에는 뱀이 한 마리 있었다. 만약 우스구모가 그대로 화장실에 갔다면 뱀에게 물렸을 것이다. 화장실 쪽으로 날아간 고양이의 머리는 뱀을 물어 죽였다. 고양이가 게이샤를 구한 것이다. 우스구모는 자신의 목숨을 구한 반려묘가 죽었다는 사실에 크게 상심했고 그녀의 고객 중 한 명이 고양이의 넋을 기리기 위해 나무 조각을 만들었다. 이곳에서부터 마네키네코 동상이 시작됐다. 마네키네코는 19세기 초반부터 유명세를 탔다. 한 가난한 노부인이 아끼던 고양이를 더 이상 돌불 수 없게 되자 고양이를 풀어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어느날 밤 할머니의 꿈에 고양이가 나타나 점토로 고양이 인형을 만들어 팔면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부인은 당장 점토로 고양이 인형을 만들어 팔았고, 이 고양이 인형은 큰 인기를 모았다. 할머니는 가난에서 벗어났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 마네키네코는 홍보에 사용됐다. 매춘을 하던 지역에서는 자신들의 서비스를 광고하기 위해 가게 앞에 동상을 세웠다. 그런데 미국 및 유럽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그 동상이 마치 포르노처럼 보인다고 불평했다. 그래서 업주들은 여성의 동상 대신에 마네키네코를 사용했다. 마네키네코가 서 있는 가게에 들어가는 것은 일반적인 음식점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네키네코는 점점 다른 상업 시설로 퍼졌다. 마네키네코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 마네키네코는 늘 한쪽 발을 움직이는데, 어떤 발을 들고 있느냐에 따라 의미가 다르다. 왼쪽 발이 올라간 고양이는 손님을 불러 모은다. 오른쪽 발이 올라간 고양이는 행운과 재화를 불러 모른다. 아주 드물지만 양쪽 발을 들고 있는 마네키네코도 있는데, 이것은 보호 및 안전을 상징한다. 또 마네키네코 인형의 색은 각기 다르다. 가장 전통적인 것은 삼색 얼룩인데, 이 색의 마네키네코가 가장 운이 좋다. 흰색 마네키네코는 행복과 순수함을 의미한다. 검은색 마네키네코는 악령을 쫓기 위한 것이다. 붉은색 마네키네코는 사랑을, 녹색은 건강을 의미한다.
마네키네코 인형에 각기 다른 장식품이 붙어있는 경우가 있다. 마네키네코는 대게 옷을 잘 차려입고 종을 들고 있다. 그런데 마네키네코의 발에 옛날 에도 시대 때 쓰던 금 엽전이 들려 있다면 이것은 재산을 불러온다는 뜻이다. 작은 망치를 들고 있는 마네키네코도 있다. 이것 또한 행운을 불러온다는 의미이며, 물고기(대개 잉어)를 들고 있는 마네키네코는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수정 구슬을 든 마네키네코는 지혜를 뜻한다. 어떤 색과 모양을 하고 있든, 마네키네코는 모두 행운과 복을 부르는 고양이다.
강규정 기자 fam7@pc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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