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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날아다니는 파라다이스 나무 뱀

조윤하 2017-09-28 00:00:00

하늘을 날아다니는 파라다이스 나무 뱀
▲ 출처 = 123RF

뱀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뱀을 보면 공포를 느낀다. 뱀 중에는 독 한 방울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무서운 뱀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뱀은 몸통이 굵고 길어서 먹잇감을 졸라 질식시킬 수 있다. 그런데 더 무서운 뱀이 있다. 바로 날아다니는 뱀이다. 날개는커녕 다리도 없는 뱀이 날아다닌다니, 가능한 일일까?

파라다이스 나무 뱀, 학명은 Chrysopelea paradisi라고 불리는 뱀이 바로 날아다니는 뱀이다. 이 뱀은 밝은 색에 열대에 서식하는 뱀으로, 나무 사이를 날아다닌다.

파라다이스 나무 뱀의 특징

크리소펠리아(Chrysopelea) 혹은 날아다니는 뱀으로 불리는 뱀은 5종인데 그중 4종이 하늘을 날듯이 이동한다. 파라다이스 나무 뱀도 마찬가지다. 이 뱀은 주로 동남 아시아, 특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남부 지역에 서식한다. 몸은 길고 가늘며 노란색, 빨간색, 오렌지색의 무늬가 있다.

머리는 납작하고 다 큰 뱀의 배에는 밝은 노란색 비늘이 있다. 파라다이스 나무 뱀은 하늘을 나는 뱀 중에는 가장 작다. 약 1m~1.2m 정도까지 자란다.

파라다이스 나무 뱀의 번식 방법에 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알을 낳는다는 점이다. 암컷 파라다이스 나무 뱀은 한 배에 5~11개의 알을 낳는다. 새끼는 15~20㎝ 정도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파라다이스 나무 뱀
▲ 출처 = 플리커

서식지 및 먹이

파라다이스 나무 뱀은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활공하는 능력 외에도 높은 나무까지 잘 올라갈 수 있다. 그래서 밀도가 높은 정글, 나무가 빽빽한 숲, 가정집 정원 등 몬순 기후를 경험하는 모든 곳에서 잘 적응할 수 있다.

다른 뱀들처럼 파라다이스 나무 뱀은 먹잇감의 혈관에 독을 주입한 뒤 사냥감을 통째로 삼킨다. 보통 도마뱀, 개구리, 박쥐 등을 잡아 먹는다. 파라다이스 나무 뱀은 주행성이다. 낮 동안 활동하고, 밤에는 나뭇가지나 나뭇잎 사이에서 잠을 잔다. 가장 좋아하는 지점은 코코넛 나무 꼭대기다.

파라다이스 나무 뱀은 어떻게 날까?

이 뱀은 활공할 수 있는 동물 중 유일하게 사지가 없는 동물이다. 도대체 어떻게 하늘을 나는 것일까?

파라다이스 나무 뱀은 새처럼 하늘을 나는 것이 아니다. 이 뱀은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할 때 마치 공기를 타고 미끄러지듯 이동한다. 우선 적절한 높이의 나뭇가지를 찾아 알파벳 J 모양으로 매달린다. 그런 뒤 몸을 최대한 넓게 펼쳐서 공기 저항을 증가시킨다.

어떤 연구진은 이 뱀이 초당 8~10m 정도의 속도로 약 100m까지 이동한다고 밝혔다.

물론 이 뱀이 공중에서 몸을 활짝 펼치는 것이 비행 능력을 모두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킹 코브라 또한 적을 위협할 때 머리 부분을 크게 펼치지만 킹 코브라는 날지 못하기 때문이다.

파라다이스 나무 뱀의 활공 능력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연구진은 카메라 4대를 설치한 뒤 5층 높이 건물에서 4마리의 뱀을 약 10미터 떨어진 다른 건물로 이동하도록 했다. 그리고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물을 3D 모델로 만들어 뱀의 비행 자세를 연구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파라다이스 나무 뱀
▲ 출처 = 위키미디어 커먼스

그 결과 연구진은 뱀의 자세가 활공 뿐 아니라 착지하는 방법에 기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뱀은 몸을 25도 각도로 유지하면서 알파벳 S자로 구부렸다. 그리고 마치 고탄력 스프링처럼 온 몸을 발사하듯 뛰어올라 머리를 들고 꼬리를 아래쪽으로 내린 채 활공했다.

버지니아공대 생물학자인 제이크 소차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S자 형태는 직선형으로 이동할 때보다 뱀이 더 오래 활공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거위가 오랜 시간 비행할 때 V자로 줄을 지어 날아가는 것처럼, 뱀도 몸의 모양을 활용해 날아가는 것이다.

또 파라다이스 나무 뱀은 날아갈 때 몸을 끊임없이 파도 모양으로 꾸물거린다. 이러한 움직임은 공중에서 뱀이 추진력을 얻어서 더 오랜 시간 활공할 수 있도록 한다.

"상부의 압력을 줄임으로써 하부와 상부의 압력 차이를 크게 만들고, 부력을 증가시키는 것이다"라고 소차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뱀이 이렇게 몸을 파도 모양으로 움직이는 것은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방향을 조절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놀라운 점은 날아다니는 뱀 중 파라다이스 나무 뱀만이 이런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다.

치명적이지 않은 독사

파라다이스 나무 뱀은 독사로 분류되지만 이 뱀의 독은 인간에게 치명적이지 않다. 다른 독사들은 평소에 이빨을 숨기고 있다고 내보일 수 있지만, 파라다이스 나무 뱀의 뒷쪽 송곳니는 움직이지 않는다. 이 뱀의 독은 먹잇감을 마비시키거나 죽이는 데에는 충분하지만 사람에게는 별다른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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