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팸타임스 김은비 기자] 그레인프리(grain-free) 사료. 의미 그대로 쌀, 밀, 옥수수 등이 첨가되지 않은 사료로,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곡물 알레르기 예방을 위한 사료다.
지난 2007년 미국에서 글루텐 성분의 위험성이 조명되면서 그레인프리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덩달아 반려동물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콘코드 펫 푸드 & 서플라이의 중견 인사 브라이언 알트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그 어느 제품보다도 그레인프리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알트는 "가볍게 와서 그레인프리 사료가 있냐고 묻는 정도가 아니다. 이제는 그레인프리 사료를 사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이 된다. 로푸드, 동결건조제품, 냉동제품, 건조제품으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아주 많은데, 전부 그레인프리 제품"이라고 말했다.
비단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그레인프리 제품은 개고 고양이고 가릴 것 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일명 '고양이 집사들' 사이에서는 고양이는 육식동물이라 곡물 없는 사료를 먹여야 한다는 신념까지 형성돼 있다. 이에 그레인프리 제품을 국내 사료업체 대부분이 판매하고 있다.
물론 그레인프리 사료가 마케팅이 만들어낸 일시적인 유행이라는 의견도 있다. 미국 터프츠 대학교 커밍스 수의학 스쿨의 소형 동물 영양 전문가인 캐일린 헤인즈는 "그레인프리는 마케팅, 그저 마케팅일 뿐"이라면서 "많은 사료 회사들이 포함시키지 않은 성분을 강조함으로써 마케팅을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의 애완동물 식품 제조업체 브라보의 공동 설립자인 베테 슈베르트는 "우리는 연구를 통해 곡물이 영양에 필수적이지 않음을 밝혀냈다. 개와 고양이는 본래 육식동물이며, 육류/가금류 중심의 먹이가 더 낫다"라고 밝혔다. 슈베르트에 의한다면 고양이나 개는 육식동물이므로 그레인프리 사료를 먹여야 좋다는 생각은 신념이 아닌 것이다. 그레인프리 사료라고 해서 탄수화물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 고구마, 감자 등을 첨가해 탄수화물 비율을 맞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레인프리, 구입 넘어 수제로...그러나 영양 상담 받아야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그레인프리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이제는 그레인프리 사료나 간식을 직접 만드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미국과 문화가 다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대다수의 애견인/애묘인들이 대체로 돼지고기나 소고기, 닭고기, 생선 등을 날것으로 주거나 삶은 후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고 잘게 찢어 수제 간식을 만든다. 경우에 따라 파우더를 첨가하거나 채소를 곁들이기도 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간식이 살모넬라균, 대장균, 리스테리아가 남아 있을 경우 예기치 못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직접 만든 먹이를 주고 싶다면 우선 수의사 및 영양사와 반드시 상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헤인즈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처럼 균형 있는 음식을 애완동물에게 먹이고 싶을 때, 영양과 관련해 걱정되는 가장 큰 문제는 비만일 것"이라면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김은비 기자 fam10@pc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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