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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용녀의 유기동물 사랑이야기

이경관 2013-03-11 00:00:00

불경기로 인해 가게 살림이 위축되면 서민들의 삶은 더욱 힘겨워진다. 소비를 줄이는 것만이 가벼운 주머니를 버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지난 정부 5년은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서민들에게는 무척이나 힘든 세월이었다.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해야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사람이 먹고 살기 힘들면 당연히 동물은 더욱 그러해진다. 하여 한 나라의 경제적 빈곤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큰 피해를 주게 된다. 결국 사람이 힘들면 학대받고 버려지는 동물의 수도 늘어나게 되어 있다.

최근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유기동물에 대한 심각성은 이런 불경기에서 오는 현실적인 부분과 인간이 갖고 있는 동물에 대한 이기심이 맞물려 더욱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키우다가 싫증나면 버리고, 기분에 따라 때리고, 죽여도 <동물>이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 이는 한국의 동물문화 수준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 이용녀씨는 자신만의 휴식을 위한 별도의 방이 없다. 안방도 모두 유기견들이 차지하고 있다.

배우 이용녀, 자신의 삶을 유기동물을 위해 바쳐

이처럼 버려지고 학대받는 동물들이 많아짐으로 인해 한쪽에서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도 만만치 않다. 많은 동물보호단체와 동물보호를 위한 인터넷카페 등은 동물보호소 자원봉사는 물론 각종 기금과 사료 등을 후원한다.

또 많은 연예인들이 동물보호 활동에 동참하면서 한국에서의 동물보호에 대한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연예인이 바로 배우 이용녀씨다. 그 동안 많은 언론과 방송을 통해서 소개된 적도 있었지만 이용녀씨는 단순히 동물을 아끼고 보호한다는 개념을 넘어 사설 유기동물보호소를 방불케 할 정도로 유기동물을 위해 자신의 삶을 헌신하고 있는 배우다.

지난 주말 이용녀씨 집에 자원봉사를 가기 위해 모인 다음카페 '유기견을 사랑해주세요(이하 유사주)' 회원들과 함께 하남에 있는 이용녀씨 집을 찾아봤다.

"따로 제가 자는 방은 없어요. 별도로 방을 사용하려 했지만 아프고 관리를 필요로 하는 동물들이 있어 지금은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요"

이용녀씨가 현재 유기동물들을 보호하고 있는 집으로 이사를 온 지는 대략 4개월 정도다. 그 전 집에서는 유기동물 70여 마리를 보호하고 있었고 시설은 더욱 열악했기 때문에 힘이 많이 들었다고 한다. 지금의 집은 방이 3칸, 샤워시설과 주방, 등이 있었지만 방들은 모두 개와 고양이들이 차지하고 있다. 넓은 앞마당에는 대형견들이 거처하고 있었고 구석구석에는 보호동물들을 위한 사료와 간식 등이 쌓여져 있었다. 방 어디에도 자신만을 위한 공간은 찾아볼 수 없었다.

보호하고 있는 동물들도 모두 제 각각이다. 허리수술을 해야 하는 강아지부터 주인의 폭행으로 왼쪽 이빨이 빠져 평소에도 혀가 입 밖으로 삐져나와 있는 강아지, 다리가 불편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강아지 등 인간에게 버림받은 것도 모자라 그들의 현실은 참혹했다. 다행히 이곳에 온 이후 이용녀씨를 비롯한 봉사자들의 보살핌 덕분인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한때는 자신들의 가족이었을 반려동물을, 그것도 여리고 작은 동물을 버리는 것도 부족해서 폭행까지 해서 불구(不具)로 만드는 인간들의 모습에서 부끄러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 사람의 폭행으로 한쪽 이빨이 다 빠져 항상 혀가 입밖으로 나와 있는 강아지

▲ 이용녀씨의 집에서 보호되고 있는 귀여운 강아지들

유기동물이다 보니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치료비 부담 커...

"가장 힘든 것은 재정적인 문제죠. 지금은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있지만 30여 마리를 보살피다 보니 사료값도 만만치 않아요. 게다가 여기에 오는 아이들이 버려진 아이들이다 보니 몸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병원비 역시 큰 부담이 되요. 싸고 잘하는 병원 있으면 소개 시켜 주세요. 큰 병이야 어쩔 수 없지만 잦은 질병이 많아 한 달에 한 두 번이라도 방문해서 간단한 치료나 검진을 해 줄 수 있는 수의과 대학생들의 봉사단체도 있으면 도움 부탁해요"

이용녀씨는 모프로그램에 출연해 20~30마리의 유기동물보호 때문에 빚이 천만원이 넘는다면서 고충을 토로 한 적도 있다. 다행히 작년 7월부터 유기동물 보호를 위한 '이용녀 팬카페'가 개설되면서 자원봉사자가 늘기 시작하고 '유사주'등의 카페에서 한 달에 한번 봉사활동과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많은 부분에서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힘들다. 사료에서부터 난방을 해결해야 할 연탄에 이르기까지 많은 애로사항이 있지만 가장 문제는 병원비다.

이곳의 아이들은 버려진 동물들이다 보니 건강상태가 좋을 리 없다. 버려진 후 사람의 보호와 관리를 받지 못해 많은 질병을 갖고 있다. 그렇다보니 병원비가 만만치 않다. 미용이나 목욕 은 자원봉사자들도 가능하지만 질병의 경우는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물병원마다의 진료비의 차이도 문제다. 동물병원은 사람의 병원과 달리 병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우리나라 동물복지 개선을 위해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버려지고 상처받았을 텐데도 이상하게도 순해요. 사람을 물려고도 하지 않아요. 그래서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기가 쉬워요. 입양을 시킬때는 그 사람이 끝까지 책임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만 시켜요. 더 이상 주인으로부터 버림받는 상처를 반복할 수 없으니까요"

이용녀씨는 단순하게 유기동물을 입양해서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녀가 보호하고 있는 유기동물 중 일부는 안락사를 막기 위해 성남유기동물보호소에서 데려와 보호하다가 입양을 시키고 있다. 사비를 들여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는 개인 보호소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다.

연극배우로 시작해서 영화와 드라마에 까지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배우 이용녀, 배우의 한 사람으로서의 모습과는 달리 그녀의 삶은 지극히 평탄하지도, 편안해 보이지도 않았다.

사람에게 선택받고 또 사람으로부터 버려진 상처받은 생명들에게 또 다른 삶을 살 수 있도록 인생을 헌신하고 있는 배우 이용녀씨를 보면서 하루빨리 우리사회의 생명에 대한 의식성장을 기대해 본다.

한편, 유기동물을 돌보고 있는 이용녀씨를 위한 응원 및 후원을 위해 운영 중인 다음카페 '이용녀 팬카페'는 2월말부터는 이웃들<이용녀와 함께 웃는 멍이와 냥이들>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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