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수염 (출처=퍼블릭 도메인 픽처스) |
고양이 수염은 언제든 잘라도 되는 사람 수염과는 다르다. 미적인 요소 이상의 기능을 하기 때문. 반려묘의 수염이 하는 역할을 살펴보자.
▲고양이의 수염 (출처=픽사베이) |
두꺼운 털로 된 고양이 수염은 학명으로 동물 입가에 있는 '강모(vibrissae)'라고 부른다. 이 수염은 매우 민감한 부위로 고양이는 이를 통해 방향을 감지한다. 장식 및 단열 목적으로도 사용하며 자신을 보호하는 데 활용하기도 한다.
수염이 물체에 닿으면, 수염 끝 진동이 모낭과 신경계까지 전달돼 고양이는 주변 환경과 물체의 크기와 위치, 질감까지도 감지할 수 있다.
닐 마리난 수의학 박사에 따르면, 고양이 수염에는 놀라울 정도의 감지 능력이 있다. 수염은 얼굴의 안테나처럼 기능해 고양이의 두뇌와 신경계에 감각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또한 현재 있는 방향과 환경 같이 중요한 정보를 알려준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 고양이는 수염을 사용해 먹이를 사냥하고 어두운 곳에서 돌아다닐 수 있으며, 바람의 변화를 감지하고 무생물인지 혹은 살아있는 동물인지 판단할 수 있다. 특히 커다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먹이를 찾아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처럼 수염은 매우 민감하고 인지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수염 피로증(Whisker Fatigue)'라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 이 증상은 100% 다뤄지고 있지는 않지만, 여러 연구자와 주인들은 명백한 증상으로써 받아들이고 있다.
수염 피로증은 고양이가 수염으로부터 받아들이는 불필요한 자극을 걸러낼 수 없는 증상이다. 어느 날 고양이 수염에 지나치게 많은 것들이 닿게 되면, 감각이 과부하 된다. 고양이가 하루에 여러 번 할 수 있는 활동 중 하나는 밥그릇에 놓인 먹이를 먹거나 물을 마시는 것인데, 과부하 상태에서 이런 활동을 스트레스 받는 활동으로 잘못 인지해 하루 일과를 방해하는 것으로 판단하게 되는 것. 그 결과 먹거나 마시는 활동을 중단해 건강을 해친다.
반려묘 주인들은 고양이가 좋아하는 먹이를 먹지 않을 때 보통 수염 피로증을 의심할 수 있다. 실제로 고양이가 완벽한 건강 상태에 있어도 수염 피로증에 걸리기도 한다.
고양이의 수염 피로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큰 밥그릇을 준비하는 것이다. 고양이가 먹이를 먹을 때마다 수염이 그릇에 닿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수염 피로증을 앓고 있는 고양이를 위해 둥근 밥그릇을 권장하고 있다.
수염 피로증은 고양이가 앓을 수 있는 실제 문제기 때문에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올바르게 즉시 치료하지 않는 경우, 기아 상태에 이르게 되고 결국 관련 질병에 걸릴 수 있다.
▲고양이 옆에서 낮잠자고 있는 남성 (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
수염 피로증은 치료가 가능하다. 다른 질병과 달리 수염 피로증은 특별한 치료법이 따로 있지는 않다. 그저 단순한 행동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시중에는 수염 피로증을 해결할 수 있도록 고안된 밥그릇과 급식기가 출시돼 있다. 고양이가 일반 그릇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느낄 수 있는 스트레스 감각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넓으면서도 얕거나 평평한 급식기가 수염 피로증 해결을 위한 최적의 방법이다. 이런 단순한 변화로 수염 피로증을 잠재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재발할 가능성도 낮춰준다.
고양이는 선천적으로 매우 인지적인 동물이며 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 따라서 평소와는 다르게 낯설게 행동할 때면 일상적인 환경에 변화를 감지했다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런 변화가 바로잡혀지지 않거나 스트레스 요인이 사라지지 않으면, 고양이는 결국 수염 피로증에 걸릴 수 있다.
고양이의 수염은 그저 귀엽거나 장식적인 요소가 아니다. 실제로 여러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매우 민감한 수염을 제대로 보호해 불필요한 스트레스 요인을 없애줘야 한다.
[팸타임스=심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