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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쫓아 빙글빙글 도는 반려견 “웃기다”고 놔두면 안 되는 이유

김성은 기자 2020-10-30 00:00:00

(사진=PEXELS)
(사진=PEXELS)

반려견의 웃긴 행동 모음 영상 등을 보면 자신의 꼬리를 쫓아 빙글빙글 도는 모습이 등장한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웃기고 재미있는 모습이지만, 사실 전혀 재미있는 일이 아니다.

학술지 PMC에 실린 한 연구에서 연구진은 유튜브(YouTube) 등 무료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올라온 개의 꼬리 쫓아 빙글빙글 돌기 동영상 업로더 400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69%는 미국에서, 13.8%는 영국에서, 5.8%는 캐나다에서, 9.8%는 다른 19개국에서 업로드된 것이었다. 동영상 업로더가 표기한 내용에 따라 개가 매일 혹은 항상 꼬리 쫓기를 한다는 비율은 30.2%였다. 57%는 가끔, 12.8%는 매우 흔치 않은 경우 그 영상을 촬영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198건의 동영상 중 76건에서 개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개들은 5초 이상 꼬리 쫓기를 멈추지 않았다.

연구진은 14.8%의 개가 꼬리 쫓기를 하는 동안 짖었고, 21.2%는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냈다고 말했다. 25.7%의 경우 개가 꼬리 쫓기를 하다가 다른 물체에 부딪쳤다. 17%의 경우 개는 꼬리 쫓기를 하다가 멈춘 다음 5초 이내에 다른 놀이를 하는 행동을 보였다. 63.3%의 경우 개들은 꼬리를 뒷다리 사이에 끼우거나, 꼬리를 입에 물거나, 핥는 행동을 보였다.

개가 꼬리 쫓기를 할 때 인간의 반응은 웃거나(55%), "꼬리 잡아"라고 말하거나(32.9%), 개가 꼬리를 입에 물 수 있도록 나서서 도와주는(19.9%) 것이었다. 3.3%는 개를 칭찬했다. 동영상을 업로드한 사람이 영상을 묘사한 내용으로는 웃기다(58.9%)가 가장 많았다.

영상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재미있다(46%), 귀엽다(41.7%), 굉장하다(11.5%), 바보 같다(7.9%) 등이었다. 반려견이 지속적으로 꼬리를 쫓아 도는 행동을 보이는 것은 강박증을 진단하는 요소다.

반려견이 꼬리를 쫓아 빙글빙글 도는 이유

오랜 시간 홀로 두면 지루함을 느낀다. 실외에 있는 개도 주변 환경에서 정신적인 자극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쉽게 지루해진다. 지루함을 느낀 개들은 지루함을 해소하고 억압된 에너지를 방출하기 위해 자신의 꼬리를 쫓아 빙글빙글 돈다.

또 어린 강아지들은 꼬리가 자신의 신체 일부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장난감이라고 간주한다. 만약 어린 강아지가 꼬리를 쫓아 빙글빙글 돈다면 사람이 개입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성견이 꼬리를 쫓아 돈다면, 이런 행동을 반복적으로 보인다면 수의사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반려견들은 주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꼬리를 쫓아 빙빙 돌기도 한다. 만약 개에게 다른 문제가 없는데 개가 이런 행동을 보인다면, 개가 꼬리를 쫓아 돌고 있을 때 무시하고 얌전히 있을 때 관심을 보이며 칭찬해야 한다.

개가 꼬리를 쫓아 빙글빙글 도는 것을 넘어서서 꼬리를 물거나 씹기까지 한다면 당장 동물병원을 찾아 수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일부 개들은 몸의 다른 부위에 통증을 느낄 때 그것을 완화하기 위해 꼬리를 물기도 한다.

개가 촌충 또는 기타 장내 기생충, 음식 알레르기, 벼룩 등의 외부 기생충에 노출됐을 경우 꼬리를 쫓아 돌거나 꼬리를 물기도 한다. 반려견이 갑자기 이런 행동을 보인다면 수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또 반려견의 항문낭이 가득 차서 엉덩이가 가려운 경우 꼬리를 쫓아 도는 모습을 보인다.

강박적인 꼬리 쫓기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도 연관성이 있다. 대조군의 개와 꼬리 쫓기 행동을 하는 개를 비교 분석한 결과, 꼬리 쫓기를 하는 개들의 고밀도 및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당히 높았다. 다만 유전적인 문제와 꼬리 쫓기 행동 간의 상관 관계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반려견의 꼬리 쫓기 행동을 중지하려면?

반려견이 꼬리를 쫓아 빙글빙글 도는 행동이 무해하고 귀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이것은 정상적인 행동은 아니기 때문에 보호자는 반려견이 이런 행동을 한다면 원인이 무엇일지 파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려견의 행동 양상을 늘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또 아직 어린 개의 경우 뼈가 약하기 때문에 꼬리 쫓기를 하다가 골절상 등의 부상을 입을 수 있다. 꼬리 쫓기를 중지하기 위해 장난감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개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개가 정신적인 문제 때문에 꼬리 쫓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 항우울제 또는 항불안제 등의 약물을 처방받아 먹여야 한다. 약물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몇 주가 걸릴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강박 행동을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려견의 꼬리 쫓기 행동은 건강 문제 또는 행동 문제를 나타내는 신호일 수 있다. 물론 모든 경우에 수의학적 개입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보호자는 반려견의 이런 행동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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