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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 못 잡고 비틀거리는 ‘전정기관 질환’ 노령견일수록 위험

김성은 기자 2020-10-13 00:00:00

(사진=PEXELS)
(사진=PEXELS)

걸을 때 비틀거리거나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고 균형감각과 방향감각을 잃어버린 듯한 모습이 계속해서 관찰된다면 전정기관 질환을 고려해보자. 특히 노령견일수록 발병 위험이 커져 주의가 필요하다.

전정기관은 신체가 정상적인 균형을 유지하도록 돕는 뇌의 핵심 구성 요소와 내이 및 중이의 주변 구성 요소를 포함하는 몸의 운동감각과 위치감각을 감지하는 기관이다.

개가 전정기관 질환을 앓게 되면, 갑자기 비정상적인 균형 장애를 보이게 된다. 특히 노령의 반려견에게 흔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 질환은 노령견 전정기관 증후군혹은 개 특발성 전정기관 증후군등으로 불린다. 전정기관 질환은 신경학 분야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 중 하나다.

중심 못 잡고 비틀거리는 ‘전정기관 질환’ 노령견일수록 위험

 

지난 5BMC 저널 수의학 리서치에 실린 한 연구에서 연구진은 여러 종의 개들 중 캐벌리어 킹 찰스 스파니엘(20%), 복서(12%), 코커 스파니엘(11%), 래브라도 리트리버(6%), 프렌치 불독(5%), 잉글리시 스프링어 스파니엘(4%) 등이 말초 전정기관 질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품종이라고 말했다.

이 질환을 겪는 개들 중 85.1%는 급성 임상 징후를 보였고 만성적인 전정기관 기능 장애는 12.7%의 개에게서 관찰됐다. 73.4%는 비진행성 및 급성 징후를 보였으며, 임상 징후 중 일부는 머리 기울어짐(98.4%), 운동 실조(65.4%), 안면 마비(54.7%), 안구진탕(51.6%), 사시(49.5%) 등이었다.

중심 못 잡고 비틀거리는 ‘전정기관 질환’ 노령견일수록 위험

 

MRI 촬영을 진행한 결과, 45.2%의 개에게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가장 흔히 발견된 이상은 조영제 투여 후 안면 및 전정 와우 신경 강화였다. 63.3%의 개를 대상으로 갑상선 기능을 평가한 결과, 3.7%에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발견됐다. 53.7%를 대상으로는 뇌척수액 분석이 실시됐는데, 그중 17마리의 개에게서 비정상적인 결과가 도출됐다.

특발성 전정기관 증후군을 최종 진단받은 개들 중 26%는 중이염 및 내이염, 4%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 1%는 선천성 전정기관 질환 등의 진단을 받았다. 이 결과에 따라 78.7%12개월 동안 추적 관찰했는데, 52%가 신경학적인 결함을 보였다. 신경학적인 문제로는 머리 기울어짐(34.5%), 안면 마비(28.5%), 운동 실조(4.1%) 등이 있었다. 그중 17.6%12개월 동안 적어도 한 번 이상 징후가 재발했다.

중심 못 잡고 비틀거리는 ‘전정기관 질환’ 노령견일수록 위험

 

대표적인 전정기관 질환의 징후로는 균형 감각 상실, 방향 감각 상실, 머리 기울어짐, 불규칙한 눈동자 움직임 또는 안구 진탕, 서거나 걷지 못하는 행동 등이 나타난다. 또 걸을 때 비틀거리거나, 고개를 자꾸 한쪽으로 기울이거나, 빙글빙글 돌거나, 똑바로 걷지 못하거나, 멀미로 인해 구토를 하거나 일어섰을 때 다리를 넓게 벌리고 있다면 전정기관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반려견이 전정기관 질환에 걸리는 이유

이 질병의 원인으로는 중이염 또는 내이염, 귀에 독성이 있는 약물 사용, 갑상선 기능 저하증, 외상 또는 부상, 종양 등이 있으며, 구체적인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 특발성 전정기관 증후군이라고 한다.

진단할 때는 반려견의 병력 검사, 임상 징후 관찰, 혈액 및 소변 검사 등이 진행된다. 혈압 측정, 머리 부분의 엑스레이 촬영, 내이와 고막 상태 평가, MRI CT 촬영 등이 이어지기도 한다. 반려견의 MRI 스캔을 진행할 때는 전신 마취를 시행해야 한다. 반려견이 움직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일부 개에게는 청성뇌간반응검사(BAER)가 시행될 수 있다. 전반적인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개가 나이가 많고, 말초 전정기관 질환 징후가 갑작스럽게 나타났고, 외상의 징후 등의 원인이 감지되지 않고, 징후가 몇 주 동안 이어졌고, 상태와 근본적인 원인을 식별할 수 없다면 진단이 내려진다.

중심 못 잡고 비틀거리는 ‘전정기관 질환’ 노령견일수록 위험

 

증상이 심해 개가 스스로 먹거나 걸을 수 없다면 정맥 수액 주사 및 입원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 운동 실조증이 나타나는 경우 개에게 진정제를 투여할 수 있고, 메스꺼움이나 멀미가 나타난다면 이를 해결하는 약물을 투여할 수 있다.

중이염과 내이염 치료에는 항생제가 처방될 것이다. 과거에는 전정기관 질환 치료에 코르티코 스테로이드가 사용됐지만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증거가 없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코르티코 스테로이드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물리치료 또한 전장기관 질환이 있는 반려견의 신체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된다.

반려견이 전정기관 질환을 진단받았다면 개가 돌아다니다가 물건에 걸리거나 넘어져서 다치지 않도록 안전한 울타리를 설치해 반려견이 울타리 안에서만 생활하도록 한다. 산책을 할 때는 유모차에 태우는 편이 좋고, 반려견에게 손으로 직접 사료를 먹이거나 반려견이 대소변을 보는 것을 도와야 할 수도 있다.

나이가 많은 개는 전정기관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운동 실조, 균형 상실 또는 메스꺼움 등의 증상에 주의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개가 푹신하고 안전한 곳에서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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