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 1,000만 시대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반려동물의 건강관리와 노령화가 문제가 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반려묘의 건강 관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반려묘 수는 약 244만 마리로 전체 가구의 7%에 해당한다. 10년 전 18만 마리, 1%와 비교하면 급격하게 성장했다고 할 수 있다.
펫사료 전문 브랜드 로얄캐닌은 지난 8일 세계 고양이의 날을 기념해 ‘반려묘 건강관리’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고양이를 키우는 20~40대 남녀 성인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유의미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최근 1년간 건강검진을 받은 적이 없는 고양이가 30%에 달했던 것이다. 그중 5세 미만 고양이가 65%를 차지했다. 최근 1년간 동물병원을 한번도 방문한 적 없는 반려묘의 80%도 5세 미만이었다.
이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로얄캐닌 관계자는 “고양이는 아픈 경우에도 표시를 내지 않고 숨기는 특성이 있다. 어린 시기에 이 같은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
반려묘를 동물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이유로는 “비용이 부담된다”(65%),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는다”(59%) 등이 있었다.
로얄캐닌 조민주 수의사에 따르면, 국내 반려묘의 평균 연령은 4.3세다. 사람으로 30대 후반에 해당한다. 반려묘의 노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조민주 수의사는 “아픈 것을 숨기는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고양이가 동물병원 방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치의를 정해서 익숙한 환경에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반려묘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반려묘 건강검진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편이었다. 검진의 필요성을 공감한 경우는 전체의 87%였지만, 실제로는 검진은 한번도 받지 않은 경우가 30% 이상에 달했다. 30대 후반~40대로 볼 수 있는 4~5세 반려묘의 경우 43.8%가 검진을 받지 않았다.
로얄캐닌은 반려묘 건강관리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반려묘와 보호자가 모두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한국고양이수의사회(KSFM)와 함께 ‘고양이 주치의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달에는 ‘책임감 있는 보호자 되기’ 및 ‘어린 반려묘 돌보기’ 가이드북을 발간했다. 생애주기에 따른 반려묘의 특성과 건강한 반려 생활을 위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고양이에게 자주 나타날 수 있는 질병이 있다. 가령 스트레스를 받거나 면역력이 떨어질 때, 일교차가 심할 때 허피스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일명 고양이 감기라고 불리는데, 재채기, 콧물, 결막 충혈, 쉰 목소리,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인다. 면역력이 약하거나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 기관지염이나 폐렴, 결막염 등 2차 감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유난히 한쪽 눈을 자주 깜빡이며 윙크를 한다면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다른 고양이에게 감염됐을 수 있고 화장실 모래에 먼지가 많은 경우, 그루밍할 때 세균감염되는 경우, 목욕할 때 이물질이 들어갔을 경우 발생할 수 있다. 눈 주변에 눈곱이 많이 끼어있다면 식염수를 묻힌 면봉이나 화장솜으로 닦아준다. 손으로 직접 떼어줄 경우 2차 감염이 진행될 수 있다.
그밖에 바이러스성 장염, 범 백혈구 감소증도 유의해야 한다. 백혈구가 현저하게 감소되는 질병인데 치사율이 높다. 생후 2개월 이내 고양이는 무려 치사율이 95%에 달한다. 이 질병에 감염된 다른 동물의 체액, 분변에 접촉해서 혹은 바이러스가 묻은 의류나 침구류를 통해 구강으로 옮겨진 경우가 원인이다. 고양이끼리 전염되기 쉬운 질병으로 다묘가정이라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