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오래전부터 인간에게 길들여진 반려동물이다. 하지만 야생에서 인간의 손을 타지 않고 살아가는 아생 고양이, 혹은 길고양이는 집고양이와 성향과, 기질이 다르다.
가령 야생 고양이들은 전형적으로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거나 아니면 거의 없는 수준의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다. 먹이는 직접 사냥을 통해 구하며 서식지 역시 야생에만 존재한다. 또한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없다는 점에서 낯선 인간을 만나면 두려워하며 다른 곳으로 숨거나 도망가는 행동을 보인다.
수명도 짧다. 반려동물 관련 매체 펫MD에 따르면, 야생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약 2년이다. 안전한 거주지와 매일 먹고살 수 있는 먹이가 주어질 경우 다른 집고양이처럼 10년까지도 생존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야생 고양이들은 거리나 숲 등지에서 힘들고 거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보통이다. 이로 인해 고양이 에이즈나 헤르페스 바이러스 결막염, 그리고 전염성 복막염과 같은 전염병으로 삶을 마감하는 수도 높다.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상태라 하더라도, 집고양이들처럼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지도 못해 치명적일 수 있다. 이외에도 벌레나 벼룩, 각종 부상으로 인한 출혈 및 빈혈로 사망할 가능성도 높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연적인 원인 외에도 인간의 손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동물단체들의 자료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의 수많은 야생 고양이들이 총에 맞거나 익사 및 중독, 폭력, 방화, 그리고 의학 실험 등에 의해 죽어간다.
다른 한편으로는, 야생 고양이는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중이다. 미국만 해도 야생 고양이 수는 6,000만~1억 6,000만 사이에 이르고 있는 것. 그렇다고 많은 고양이가 평화로운 방식으로 길이나 주택가, 야생에서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2016년 연구에 따르면, 야생에서 무차별적인 폭군이나 다름없는데, 이로 인해 최소 63종이 멸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구에서는 이들 고양이가 연간 8억 1,500만 마리에 이르는 포유류를 죽였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56%는 토종 동물들이다. 이 수치는 연간 210만 마리의 토종 포유류들이 땅 개간으로 인해 죽은 것보다 훨씬 더 크다.
연구는 또한 야생 고양이들이 매년 도시와 교외 지역에 서식하는 비토종 포유류 1억 8,000만 마리를 죽인다고도 밝혔다. 이에 더해 기억 상실이나 학습 문제, 알츠하이머, 그리고 정신분열증을 비롯해 여러 건강 문제와 관련된 위험한 기생충도 옮기는 역할까지 한다.
일각에서는 야생 고양이로 인해 지구가 그 어느때보다 더 빠르게 생물 다양성을 잃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실제로 스미소니언보존생물연구소가 2013년 실시한 연구에서는 야생 고양이가 인간이 자연에 초래하는 단일 위협 중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결과가 도출됐으며, 이후 2011년 연구에서는 25종의 파충류와 27종의 포유류 그리고 123종의 새들과 앵무새, 바다새, 펭귄 등의 멸종 및 쇠퇴에도 기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 현지 매체 놀라는 야생 고양이들이 특히 귀머거리 및 발작, 정신 분열증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기생충인 톡소플라스마증을 퍼뜨리는 원흉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미조류보호협회의 연구 결과로 더욱 뒷받침된다. 연구에 따르면 야생 고양이 4마리당 3마리꼴로 기생충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고양이 배설물로 인해 전염된다. 현재 이로 인해 눈에 병변을 가지는 미국인들은 무려 126만 명으로, 이들 모두 톡소프라즈마증이 그 원인으로 여겨진다.
스탠리메디컬연구소의 심리학자 퓰러 토레이는 이와 관련, 야생 고양이들의 위험성이 과소평과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3년 연구를 통해 미국 내 고양이 배설물의 연간 환경 퇴적물이 120만 톤에 이른다며, 향후 이로 인한 독소가 축적되면 아동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야생 고양이들이 인간 및 지역 사회에 제공하는 혜택도 무시할 수 없다. 대표적으로는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다른 해충들을 죽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실제 호주의 경우 야생 고양이로 인해 쥐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한 효과를 봤다. 쥐는 살모넬라증을 비롯한 렙토스피라증, 발진열을 인간에게 전염시키는 주범이다.
야생 고양이들은 또한 설치류나 조류를 먹이로 섭취, 먹이 동물 개체군이 자신의 환경에 더욱 강해지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길고양이 등 야생 고양이를 돕는 연합 단체인 ACR은 광견병 확산을 통제하는 효과도 있다고 전했다. 백신 접종 시 면역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첫 백신 접종 후 4년 이상 보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른 고양이들이 한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한다. 고양이들은 자신의 영역에 다른 고양이들이 침범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데,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고양이들에게 예방 접종 및 살균 조치를 하는 것이다. 이는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다른 야생 고양이들과 지역 거주민들이 접촉할 위험성을 줄여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