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수의사의 동물병원 24시
요즘같이 추운 날, 밖에서 잠을 자고 길거리에서 끼니를 때우는 고달픈 생활을 하는 집 없는(Homeless) 사람들이 있다. 병원이 잘 안 된다고 죽는 소리를 하지만, 그 사람들에 비하면 난 얼마나 안정된 삶을 사는 것인지.
요즈음 집 없이 돌아다니는 개가 유난히 눈에 띈다. 집에서 기르던 개가 많이 버려진다고 한다.
"따르릉~~~."
"저기요… 어떤 개가 집에 들어와서 안 나가는데, 거기 갖다 주면 키우실래요?"
참 곤란한 경우다. 사람들은 집 없는(혹은 주인을 잃은) 개를 동물병원에 데려다 주면 다 키우는 줄 안다. 수의사를 '동물을 사랑하는 착한 아저씨!'라고 생각해서 그러는지. 한두 마리라면 치료해서 잘 키울 사람을 찾아 주기도 하지만, 모든 개를 다 받아 줄 수는 없는 일이다.
버려진 개가 아니라 주인을 잃은 개가 거리를 돌아다니기도 한다. 나도 개를 잃어버린 적이 있다. 아주 착하고 예쁘고 영리한 갈색 푸들이었는데…. 우리 병원 미용사가 집에 데리고 갔다가 잃어버렸다.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가슴이 떨린다.
이런 경우도 있다. 병원 앞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가 났다. 한 3킬로그램 정도 되는 잡종 개였는데 걷지를 못했다. 병원 앞에서 일어난 사고라 모른 척 할 수가 없었다. 치료도 하고 밥도 주었다. 한 달쯤 병원에 있었나? 드디어 잘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개를 병원 문밖에 가만히 놓아두었다. 혹시 집을 찾을 수 있을까 해서다. 이 녀석, 주위를 살피더니 우리병원 건물 계단으로 가는 게 아닌가? 녀석이 눈치 채지 못하게 미행을 시작했다. (검은 선글라스 쓰고, ^^)
아니, 이 녀석, 3층으로 올라가더니 3층에 있는 가게 문을 긁는다. 세상에! 우리 병원 3층에 있는 가게의 개였는데 그 동안 한 번도 병원에 오지 않아서 몰랐던 것이다. 주인을 만나 그 동안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포도 봉봉' 한 박스를 선물로 받았다. ^^ / 박대곤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