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동물에 대해 많은 것을 잘못 알고 있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
인간은 동물에 대해 많은 것을 잘못 알고 있다.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동물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때문일 수도 있고,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온 전설이나 동화의 영향일 수도 있다. 이유를 불문하고 인간의 산물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동물들에 대해 인간이 가진 근거 없는 통념을 꼽아봤다.
개는 색을 구분할 수 있다. 다만 스펙트럼이 인간만큼 넓지 않을 뿐이다. 개는 검은색, 흰색, 회색, 청색, 자주색, 노란색을 인지한다. 개에게도 색각을 담당하는 추상체, 명암을 식별하는 간상체가 있다. 다만 인간은 세 종류의 추상체를 가진 것에 비해 개는 두 종류만 가지고 있다. 개가 붉은색을 인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인간에게는 있지만 개에게는 없는 그 하나의 추상체 때문이다. 개가 색맹이라는 통념은 개 이외의 다른 동물들이 색깔을 인지하는 방식이 인간과 달라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 고양이는 붉은색과 분홍색을 초록색으로 보고, 자주색을 푸른색으로 인지한다. 과학자들은 개의 색상 인지도가 인간보다 7배가량 낮은 것으로 추정한다.
'나그네쥐'로도 불리는 레밍은 산이나 절벽에서 뛰어내려 집단 자살한다는 것으로 유명한데, 사실이 아니다. 미국 디즈니가 지난 1958년 제작한 '화이트 와일드니스'라는 다큐멘터리가 통념의 근원으로 추정된다. 당시 디즈니는 다큐멘터리에서 대규모 레밍 무리가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연출했다. 레밍 개체수는 주기적으로 폭증하는 특징이 있다. 이 때,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레밍떼가 통념을 조성하는 데 일조했을 가능성이 있다. 어찌됐든 레밍에게 자살 본능이 있다는 속설은 근거가 없다.
타조는 매우 빠르고 발차기가 워낙 강해서 야생 사자도 때려잡을 수 있는 동물이다. 그런 타조가 무섭다고 머리를 숨길 리 만무하다. 타조는 땅에 구멍을 깊이 파서 둥지를 만든 후 알을 낳는다. 이후 포식자로부터 알을 보호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땅 속 둥지를 들여다본다. 이런 습성이 인간의 상상력에 나래를 달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타조도 두려움을 느낀다. 다만 그런 상황이 오면 땅에 누워 죽은 척 한다.
▲타조는 매우 빠른데다 발차기가 워낙 강해서 야생 사자도 때려잡을 수 있다(출처=픽사베이) |
야생 늑대는 서열과 같은 사회 체제를 따르지 않는다. 제2차 세계대전 무렵 동물원 늑대를 관찰한 동물학자 루돌프 쉔켈은 늑대에게도 서열이 있다고 발표했고, 이후 늑대 서열은 정설처럼 자리 잡았다. 하지만 쉔켈의 이론은 야생 늑대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야생 늑대에게 알파는 가족이고, 부하는 자식이다. 다시 말해 가족의 위계질서만 있을 뿐이다. 나이 많은 늑대가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고, 나머지는 우두머리의 말을 따른다. 우두머리가 죽으면 그다음으로 나이 많은 늑대가 우두머리가 되는 식이다.
사실이 아니다. 새는 후각이 그리 발달하지 않았다. 새끼에게서 인간의 냄새를 맡을 정도도 못 된다. 그리고 새는 새끼를 아주 살뜰히 챙긴다. 설령 냄새가 난다 해도 새끼를 내팽개치는 동물은 아니다.
마법과 흑마술이 판치는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찍은 영화를 보면 박쥐가 앞을 못 보는 동물로 등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이 아니다. 시력이 지독히 안 좋을 뿐이다. 그래도 초음파와 더불어 후각과 청각이 워낙 좋아서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박쥐는 시력은 좋지 않지만 초음파를 사용해 물체를 감지한다(출처=픽사베이) |
[팸타임스=심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