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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묘가 다른 고양이나 보호자를 핥는다? '알로그루밍'의 모든 것

고진아 2018-07-26 00:00:00

반려묘가 다른 고양이나 보호자를 핥는다? '알로그루밍'의 모든 것
▲자신을 핥고 있는 페르시안 고양이(출처=셔터스톡)

대체적으로 깨끗하다고 여겨지는 고양이. 바로 자신의 털을 스스로 핥는 그루밍 습관 때문이다. 그러나 오로지 자신의 털만 손질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동료의 털을 핥아주기도 하는데 이를 알로그루밍(핥아주기, Allogrooming)이라고 한다.

자연스러운 일상

털을 핥는 것 자체는 고양이 삶의 일부나 마찬가지다. 어미 고양이는 새끼가 태어나면 양막낭을 제거하고 호흡 조절을 위해 새끼의 털을 핥아주기 시작한다. 또한, 배변 조절을 위해 항문도 핥아주는데, 이런 모든 것들은 이른바 '혀 마사지'라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어려서부터 어미에게 털을 손질받은 고양이들은 어느 나이때가 되면 자신이 직접 털을 핥으면서 그루밍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른 고양이에게도 핥아주는 행동을 하는데, 부모에게서 받은 사랑을 보답하기라도 하듯, 어미와 아비 고양이를 핥아주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반려묘가 다른 고양이나 보호자를 핥는다? '알로그루밍'의 모든 것
▲알로그루밍을 하는 고양이(출처=셔터스톡)

그루밍

앞서 언급한대로, 알로그루밍은 고양이 사이에서는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고양이는 가구가 선반 등 높은 곳을 잘 기어 올라가는 민첩성과 요가와 같은 행동을 하는 유연성을 동시에 갖고 있지만, 여전히 신체 구조상 자신의 혀나 다리가 미치지 못하는 부위가 있다. 이는 고양이들이 서로 핥아주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중성화 수술을 받았더라도 이 핥아주는 행동은 그대로 지속된다. 알로그루밍의 목적 자체가 고양이 성별과는 상관이 없기 때문인데, 특이한 점이 있다면 수컷 고양이들 사이의 핥아주는 행위가 암컷들 보다 더 빈번하게 이루어진다는 것.

그루밍을 할때 사용하는 고양이의 혀는 마르고 거친 편으로, 털이 솟아있는 피부 바닥에 있는 피지샘을 자극하면서 다른 신체 부위에 분배하기도 한다.

이러한 그루밍 행동을 세심히 관찰해보면 의외로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고양이들 사이의 그루밍 계층 구조다. 보통 나이가 많은 고양이가 어린 새끼 고양이의 털을 손질해주는 모습인데, 손질해주는 고양이는 서있는 자세를 취하고 손질을 받는 고양이는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다. 고양이 전문 매체인 포섬키티는 또한, 이러한 알로그루밍에는 고양이 간 공격적인 행동도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알로그루밍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루드 반 덴 보스 역시 고양이는 자신의 제한된 공격성과 긴장을 풀기위해 알로그루밍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보호 역할

털 손질을 위한 그루밍외에도 고양이는 다른 포식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책으로 털을 핥기도 한다. 특히 야생에서 어미 고양이는 잠재적인 위험으로부터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새끼의 털을 핥는다.

반려묘가 다른 고양이나 보호자를 핥는다? '알로그루밍'의 모든 것
▲보호자를 핥아주는 고양이(출처=셔터스톡)

인간을 향한 그루밍

개와 비교해 고양이는 다소 냉담하고 무관심한 습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지만, 자신의 보호자를 핥을 만큼 다정하고 애정이 넘치는 편이다. 보호자들 역시 이런 행동을 사랑과 애정의 표현으로 받아들인다.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핥는 모습은 애정을 표현하는 대표적 신호로 볼 수 있다. 이른바 고양이 버전의 포옹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새끼 고양이가 자신을 핥는 제스처를 보인다면, 보호자로써 대단히 자랑스러워할 일이다. 이는 고양이가 보호자의 존재에 대해 편안하고 안전하게 생각하며, 자신의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한, 보호자의 불안감을 해소해주기 위해 핥기도 하며, 반대로 자신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강박적으로 핥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를 '고양이 감각과민 증후군(Feline Hyperesthesia)이라고 부른다. 즉, 스트레스를 받을때 자신의 털을 핥음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자신의 재산이라고 생각하는 대상을 핥기도 한다. 여역을 표시하기 위해 소변을 보는 것과 같은 이치로, 자신이 소유하고 싶은 물건이나 사람을 향해 머리를 비비거나 핥아주는 행동을 보인다. 이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에 대한 애정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을 향한 것이라면 그 사람이 자신에게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뜻한다. 만일 고양이가 자신의 보호자에게 다른 고양이의 냄새를 맡았다면 멀리하는 제스처를 보일 수 있는데, 이는 보호자에게 다른 고양이가 생겼다고 추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양이가 자신을 너무 핥는다고 느끼거나 이런 행동이 달갑지 않을 경우라면, 고양이의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는 장난감이나 보상, 놀이 시간을 가져 교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팸타임스=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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