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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간 주인 14년간 기다린 반려견 '피도'의 이야기

고진아 2018-07-13 00:00:00

떠나간 주인 14년간 기다린 반려견 '피도'의 이야기
▲반려견은 인간의 평생의 동반자다(출처=픽사베이)

인간의 동반자이자 가장 친한 친구인 반려견. 진부한 말처럼 들릴지 몰라도 반려견은 충직함을 간직한 채 인간의 곁을 지킨다. 일본에서 충견으로 대변되는 하치코는 이러한 반려견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 케이스다. 그리고 먼 나라 이탈리아에서도 하치코와 비견할 만한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바로 피도(Fido)로, 피도라는 말은 이탈리아어로 '충실한'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충견 피도의 삶

피도의 이야기는 194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보르고 산 로렌조에서 평범한 노동자로 살아가던 카를로 소리아니는 어느 날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 한 마리 강아지의 소리를 듣게 된다. 곧 길옆에서 상처를 입은 채 누워있던 새끼 강아지를 발견하는데, 집으로 데리고 와 극진히 간호하며 건강을 회복시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카를로와 이 작은 강아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가까운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하운드 믹스견이었던 이 강아지는 항상 카를로가 가는 곳마다 따라갔는데, 카를로는 이에 피도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피도는 모든 반려인들이 좋아할 만한 기질과 습성을 가진 훌륭한 반려견이었다. 매일 아침 카를로와 함께 버스 정류장까지 가 배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퇴근할 때는 마중 나오는 것이 일상이 되면서 이 둘은 2년간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미디어 매체인 빈티지뉴스에 따르면, 이들의 모습은 이미 가까운 친구들에게는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행복한 일상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바로 2년 뒤인 1943년 12월 이들에게 비극이 들이닥친 것. 당시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던 시대로, 도시의 공장들은 폭격을 당하기 시작했는데, 카를로의 일터 역시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 폭격으로 카를로를 비롯한 109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다.

이런 사실을 모른채 피도는 여전히 버스 정류장에서 자신의 보호자를 기다렸지만, 그날 밤 이후로 피도는 평생 카를로를 만날 수 없었다. 그러나 피도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자신의 보호자를 그리워하며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가끔씩 집으로 돌아오기도 했지만, 그러나 다시 정류장으로 나가 보호자를 기다리는 일상이 계속된 것이다. 피도는 결국 14년 후인 1958년 사망했는데, 무려 14년 동안 카를로를 기다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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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도의 동상(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피도는 죽어서야 보호자를 만날 수 있었다. 바로 카를로가 안장된 묘지 근처에 묻혔기 때문. 사람들은 이를 두고 피도가 마침내 사랑하는 보호자와 재회하게 되었다고 표현했다.

피도의 이러한 지극한 정성은 여러 매체에 소개되면서 곧 유럽 전역에까지 널리 퍼졌다. 또한, 죽기 전 보르고의 시장은 피도의 충성심을 기리기 위해 명예를 수여하기도 했다. 1957년에는 "A FIDO, ESEMPIO DI FEDELTA (피도, 충성심의 본보기)"라는 문구가 새겨진 세라믹 동상이 세워졌다. 그러나 이후 한 차례 파손됐으며, 이후엔 청동으로 다시 제작됐다.

하운드의 모든 것

피도는 하운드 믹스견으로, 위키백과에서는 포인터가 반쯤 섞여있는 것으로 기록되어있다. 미국켄넬클럽(AKC)에 따르면, 하운드는 사냥꾼에게는 필수적인 냄새 감각이 뛰어난 견종이다.

크기는 매우 다양한 편으로,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아이리시 울프하운드와 짧은 다리의 닥스훈트 등이 하운드 품종에 해당된다. 이들 하운드는 모두 냄새를 맡는 능력이 특히 발달해 있으며, 스피드도 뛰어나 사냥에 있어 매우 활용성이 높다.

애니멀플래닛은 하운드의 종류를 약 25가지로 명시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 각각의 독특한 특성과 습성, 기질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하운드는 아프간 하운드를 비롯해 아메리칸 폭스하운드, 바센지, 바셋하운드, 비글, 블랙앤탄 쿤하운드, 블러드하운드, 보르조이, 닥스훈트, 잉글리시폭스하운드, 그레이하운드, 해리어, 이비전하운드, 아이리시울프하운드, 노르웨이엘크하운드, 오터하운드, 파라오하운드, 플롯하운드, 레드본 쿤하운드, 로디지안 리지백, 살루키, 스코티시디어하운드, 휘핏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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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으로 인기가 높은 그레이하운드(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오늘날에는 후각하운드 그룹인 블러드하운드와 비글, 폭스하운드 등이 작업 현장에서 많이 활용되는데, 주로 도피범이나 실종된 사람들을 찾는 업무에 배치된다. 반면 시각하운드 그룹에 속하는 살루키와 파라오하운드는 가장 오래된 반려견 품종의 일부로, 특히 고대 시대부터 이들의 흔적이 곳곳에 나타난다. 바로 이집트 파라오의 무덤 벽에 그려진 개들의 이미지가 이들과 비슷하기 때문.

사냥 기술과는 별도로 집에서도 인간과 평생 살 수 있는 반려견으로서의 가치도 겸비하고 있다. 튼튼하고 안정적이며 체력도 풍부한 데다, 어린이와 성인 모두에게 훌륭한 동반자가 될 수 있는 기질을 지니고 있다. 특히 그레이하운드가 반려견으로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팸타임스=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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